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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양심과 생존/실리, 그 사이 어디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인 언론이라 할 만한 것이 한인포스트, 데일리인도네시아, 자카르타경제신문 이렇게 세 군데가 있습니다. 그외에도 한인뉴스, 인도웹, 인니투데이 같은 것들이 있지만 그들은 아무래도 성격이 매우 다르니 한 카테고리로 묶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간 궁금하던 게 있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정보가 왜 한인포스트에만 뜰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 한인동포 코로나19 감염 경보 (7월 9일 금요일 한인포스트) . ㅇ 사망 1명(수라바야) ㅇ 신규 확진 5명(땅어랑, 찌카랑, 끌라빠가딩, 수라바야, 마디운. 이송 대상 4명 포함) ㅇ 회복 1명 - 신고누계 244명(+5) - 사망 12명(+1, 이송 1 포함) - 한국이송 65명 - 치료 중 44명(입원 2, 격리 42..
설레발 같이 일하는 피오나는 89년생이라 내 아이들 또래입니다. 우리은행에서 일할 때 날 처음 봤다고 하는데 난 기억이 안나 좀 미안했습니다. 그 친구는 일하는 방식이 나랑 비슷합니다. 여러 회사 일을 동시에 봐주는 프리랜서 거든요. 업무효율이 매우 높아서 그 친구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피오나가 마치 자기 회사만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피오나가 며칠 전 아침에 쓰러져 병원에 갔는데 대장 내시경 통해 큰 용종을 발견하고 간단한 수술을 한 모양입니다. 조직검사를 한다 하지만 젊은 친구라 악성종양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문제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델타 변이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확진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의료체계가 무너진 인도네시아에서는 병원이 가장 위험한 곳 중 ..
성실한 나쁜 놈들 어떻게 해서든 저 첨부파일을 다운로드 받도록 만들겠다는 집요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첨부파일이 html 형식으로 오는 건 바이러스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가끔 신용카드 내역서도 html로 나오는 게 있긴 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예전엔 저런 걸 대충 보내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젠 상당한 디테일이 담긴 세련된 이메일이 사람들을 현혹시키려 합니다. 저런 인간들 컴퓨터를 원격 폭파시킬 방법은 없는 걸까요? 2021. 7. 4.
코로나 긴급억제정책 시행 첫 날 옛날엔 셀레베스라고 불렸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은 k자처럼 생겼는데 그 오른쪽 윗부분 끝에 마나도(Manado)라는 곳이 있습니다. 마파도 같은 섬이 아니라 도시 이름이 마나도입니다. 현지인들은 머나도라고 좀 뭉게서 부릅니다. 자카르타 푸드코트에 마나도 음식이 각광받는 이유는 술라웨시 특유의 매운 소스나 워꾸(Woku)라 부르는 조리 방식, 다부다부이리스(Dabu-dabu iris)라 부르는 새콤한 야채고추버무림 뿐 아니라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때문이기도 합니다. 마나도는 과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영향을 받았고 나폴레옹 전쟁 시대엔 영국도 잠시 들어왔던 지역이어서 기독교세가 많거든요. 그래서인지 유명한 위인들과 정치인들도, 날고기는 사기꾼들도 많이 배출한 곳입니다. 어제 ..
생일케익 저 불붙은 연탄처럼 보이는 게 오늘 내가 받은 생일케익입니다. 그걸 들고오는 저 처자가 이번 달에 고등학생이 되는 차차. 몇 년 전부터 매년 내 생일이면 그간 몰래 모은 돈으로 무선 이어폰, 회전의자 등등을 생일선물로 사주려 애쓰는 노력이 참 가상했는데 이제 책값, 진학비용 등으로 쪼들리는 시기에 이번엔 용돈을 모아 케익을 샀습니다. 매년 최고의 생일을 선사해 주는 착한 딸입니다. 2021. 7. 2.
위세를 부리는 목적은? 처음 만나는 사람을 붙잡고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를 어필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납니다. 그게 만약 채용면접장이라면 어쩔 수 없이 나대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 외의 장소라면 대개의 경우 민페가 됩니다. 왜냐 하면 그가 실제로 대단한 사람일지 몰라도 사람들은 그걸 별로 알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유튜브에 나오는 광고라면 꺼버리기라도 할 텐데. 물론 요즘은 강제로 밀어내는 유튜브 광고 천지입니다. 광고가 인간을 닮아가는 거죠. 자길 과시하고 싶어하는 집단 중 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면 될 텐데 요즘도 군부대 입구에 온갖 맹수들이나 무기들 모형을 진열해 놓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그래요. 그중 북부 자카르타 끌라빠가딩에 있는 헌병..
더 날카로운 것 텅텅 빈 출근길 도로. 한적한 주차장, 비교적 적은 스모그 사이로 비치는 아침햇살. 이 모든 게 코로나 때문이 아니었다면 정말 쾌적한 아침일뻔 했습니다. 소규모 마을단위 공공활동제한조치 이른바 PPKM Mikro라는 방역조치가 시행되고 회사들이 직원 75%에게 재택근무를 시키면서부터 출근길이 전혀 붐비지 않게 되었습니다. 7월 3일부터는 불요불급한 사업장들은 100% 재택근무가 권고됩니다. 2020년 3월부터 사실상 줄곧 재택근무 중이라 별로 와닿진 않지만요. 인도네시아 국회 상원 격인 MPR의 여러 부의장들 중 한 명인 노련한 정치인과 우리 대사님의 만남이 줌미팅으로 바뀐 건 국회의사당 콤플렉스에서 발생한 일련의 코로나확진자들 때문에 콤플렉스 자체가 잠정 폐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두 ..
망꾸지워 (Mangkujiwo) 망꾸지워(Mangkujiwo)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자바식 발음은 '아' 발음을 입을 동그랗게 모아 소리내는 식이어서 들리기엔 '워' 정도로 들립니다. 그러니 망꾸지워는 '망꾸+지와'의 합성어입니다. 굳이 사전을 찾아보지 않아도 중부자바 근대 술탄국의 왕자들은 망꾸부미, 망꾸느가라 등의 이름이었는데 '부미'는 땅, '느가라'는 국가이니 망꾸부미는 땅을 다스리는 사람 망꾸느가라는 국가를 다스리는 사람이란 뜻이란 걸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지와(Jiwa)는 마음, 또는 생명이란 뜻이니 망꾸지워란 생명을 다스리는 사람이란 뜻이 됩니다. 인도네시아 무당인 두꾼에겐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죠 거울 저편으로부터 은근슬쩍 이쪽으로 넘어오려는 원귀 꾼띨아낙을 한 손으로 턱 제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