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도네시아 코로나 상황 18

2021년 이둘피트리 (Idul Fitri)

Happy Eid Mubarak! 2021년 5월 12일(수)는 이슬람력 1442년의 라마단(Ramadhan)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 9월의 이름으로 라마단 한 달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떠있는 동안 금식을 행하는데 이를 뿌아사(puasa)라고 하죠. 라마단의 마지막 날 밤을 말람 딱비란(Malam Takbiran)이라 하는데 딱비르(Takbir)란 뜻은 알라후악바르(Allahu Akbar – 신은 위대하다)라는 말을 하는 행위나 그런 말 자체를 뜻해요. 그래서 말람 딱비란은 사원에 모인 무슬림들이 서로에게 라마단 금식월을 지내며 신앙을 증명한 이웃들에게 신의 위대함을 찬양하며 서로 축하, 격려하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사실 아랍의 전통적인 ‘하루’라는 개념은 자정부터 다음날 자정까지를 하루..

인도네시아 2020년 출판시장 정리

인도네시아 2020년 출판시장 정리 2020년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을 단 몇 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온라인으로 옮겨간 도서시장의 헤게모니’, 그리고 ‘온라인 서점과 디지털 도서의 약진’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현지 도서산업이 코로나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 현실에서 온라인으로 떠밀려 간 셈이다. 어느 산업이나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2020년의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전개상황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2020년 초, 코로나 청정국을 자부하던 인도네시아는 3월 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는데 초창기에 방역정책을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견으로 충돌하면서 혼란을 키웠다. 4월 초에 자카르타부터 발령된 강력한 대규모 사회적제약조치(PS..

출판 2021.03.06

좁아진 세계, 그러나 멀어진 거리

좁아진 세계, 그러나 멀어진 거리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지난 해를 맞던 심정과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 봅니다. 그러면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와 같은 사람인지, 그 시절의 세계가 지금과 같은 세계인지 싶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죠. 불과 1년이 지났을 뿐인데 말입니다. 언제는 그렇지 않았나 싶지만 올해 더욱 그런 것은, 물론 전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코로나 광풍 때문입니다. 맨눈엔 보이지 않는 미세 바이러스가 세상에 드리우고 만 거대한 그림자는 그 손을 높이 들어 ‘역사는 이제 내가 오기 전과 온 후로 나뉠 것’이라고 선포하는 듯합니다. 실제로 문명권 안에 사는 사람들 그 누구도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가장 영향이 없을 것 같은 나 같은 전업작가조차 내가 스토리보드를 쓴 공포만화..

카테고리 없음 2021.01.03

코로나 시대 생존요령

2020년 9월 7일(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 코로나 확진자가 또 발생했다 한인확진자 11번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는데 그건 인도네시아 방역당국에서 붙인 것이 아니라 한인매체에서 단 것이다. 한국 방역당국에서 하는 방식을 한번 따라해 보는 것이다. 처음엔 자발적으로 동선을 밝히던 확진자들이 점차 동선공개에 소극적으로 되어 가는 모습은 일견 이해가 된다.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의도가 이미 방문하고 지나온 곳의 상점과 식당들에겐 날벼락같은 손해를 입히고 낙인까지 찍게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니 동선을 밝혀달라는 사람들과 그래서는 안된다는 사람들의 생각, 양쪽 모두 충분히 납득가고 동감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만 하면 너무 무책임한 거지. 그래서 어째야 한다는 걸까? 사실 동선을 밝히는 행위, 그래서 다녀간..

매일의 삶 2020.09.08

동포사회 속 숨은 보석들을 만나는 기쁨

동포사회 속 숨은 보석들을 만나는 기쁨 고등학교 2학년 1학기였던 1980년 상반기 광화문과 정동 일대에 자욱하던 매캐한 최루탄 가스도 경희궁터를 둘러 심어진 미류나무 울타리를 넘어 교실까지 흘러 들어오진 못했다. 그리고 그해 2학기부터는 강남으로 등교했다. 학교가 이사한 것이다. 당시 복부인들 발길에 그 동네 집들 문턱이 이미 여럿 닳아 없어졌겠지만 요즘같이 세련된 불야성 분위기는 아직 아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고교시절의 후반부를 시작하던 우리들에게 수학선생님은 콧잔등으로 흘러내리는 두꺼운 안경을 연신 밀어 올리며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6.25때 서울 살다 시골 깡촌으로 피난을 갔는데 그게 여기 방배동이었어.” 교실은 단번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작년에 한인사 편찬위원회가 출범하고 나서 중반을 ..

일반 칼럼 2020.08.06

코로나 확산상황에서 PSBB 과도기 연장여부 고심하는 자카르타 주정부

코로나 확산상황에서 PSBB 과도기 연장여부 고심하는 자카르타 주정부 니나 로아사나 / 2020년 7월 30일 자카르타포스트 자카르타는 한때 누그러졌던 신규확진자 곡선이 다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자 코로나-19 제재 과도기를 연장해야 할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과도기’로 표현되고 있는 자카르타의 PSBB 조치는 서서히 규제들을 완화하는 중이고 지난 7월 16일 2주 더 연장한 해당 규제기간은 7월 30일(목)로 종료된다. 그러나 자카르타 부지사 아흐마드 리자 빠트리아는 아직 PSBB 연장에 대한 주정부 차원의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화요일까지도 주정부는 PSBB 과도기 상황을 평가하며 앞으로의 조치에 대해 검토 중이었다. 만약 검토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이제 PSBB 시기를..

감염병 통제에 성공했다는 자카르타 당국 주장은 사실일까?

감염병 통제에 성공했다는 자카르타 당국 주장은 사실일까? 사우산 아티카 / 2020년 6월 27일 자카르타포스트 아직도 신규확진자들이 다수 발생하는 상황에서 자카르타 주정부 관료들이 코로나-19 상황 통제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와 시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자카르타는 여전히 누적확진자 숫자 1위이고 신규확진자 수에서도 아직 상위 3위 안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약 1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자카르타는 지금까지 113만 명에 대한 검체검사를 진행해 지난 3주간 매주 평균 949명의 신규확진자를 확인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주지사는 지난 6월 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복검사로 인해 낮은 신규확진자 수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에서는 바이러스 자기복제율과 양성반응결과 모든 감염병 통계가 감소추세라고 주..

코로나 폭발과 함께 찾아온 이둘피트리 명절

코로나 폭발과 함께 찾아온 이둘피트리 명절 중세로부터 천문학이 크게 발달한 이슬람권은 요즘도 라마단 금식월의 시작과 그 종료를 기념하는 이둘피트리 축제의 서막을 천문관측으로 연다.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히삽(hisab) 방식과 달의 물리적 움직임을 직접 관측하는 루캿(Rukyat) 방식을 함께 사용해 가끔은 반나절 내지 하루 정도 차이지는 경우도 발생하지만 인도네시아 전역에 80개 천문관측소를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종교부와 주요 이슬람단체들은 다행히 올해 이둘피트리가 5월 24일(일) 시작하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13세기경 인도네시아에 이슬람이 처음 도래한 이후 수백 년간 이어진 이둘피트리의 전통은 아침 일찍부터 선조들과 성인들의 묘지를 참배하는 지아라(ziarah)와, 부모와 친지를 찾아 고향으..

조코위 대통령이 규제완화 도모하는 가운데 자카르타는 PSBB 6월 4일까지 연장

조코위 대통령이 규제완화 도모하는 가운데 자카르타는 PSBB 6월 4일까지 연장 카리샤르 카피 / 2020년 5월 19일 자카르타 포스트 기사 중앙정부가 기업들의 운영재개를 위해 정책완화를 도모하는 가운데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자카르타에 시행되고 있는 PSBB 조치를 6월 4일까지 연장했다. 4월 10일 처음 내려진 PSBB 조치는 감염확산이 잡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연장해 5월 22일에 해제될 예정이었다. 지난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아니스 주지사는 감염병학자들의 연구조사를 인용하면서 4월 10일 자카르타에 PSBB 조치를 시행한 이후 수도에서의 코로나-19 복제율(감염율)이 괄목할 만큼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규제정책은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공공보건연구학자들의 의견에 따라 전체 시민의 ..

험난한 귀성길, 바닥난 생활비

무딕 2020 정부가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르바란 귀성 ‘무딕’을 금지함에 따라 자카르타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상 차량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현지 매체들은 도로 요소의 경찰 검문소에서 확인되는 단속건수의 괄목할 만한 증가를 보도하고 있다. 원래 무딕은 이슬람력 9월인 라다만 금식월이 끝나면 시작되는 10월 ‘샤왈’의 첫날부터 시작되는 르바란 축제기간을 가족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고향으로 장기휴가를 떠나는 것인데 매년 수천 만명이 민족의 대이동을 벌여 도중에 수백 명씩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하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거르지 않는 행사다. 올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4월 21일 무딕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현지 이슬람 양대 단체인 나들라툴울라마(NU)와 무함마디야가 정부정책에 동조하며..

일반 칼럼 202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