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등뒤에 다가오는 칼든 그림자 2

등뒤에 다가오는 칼 든 그림자

등뒤에 다가오는 칼 든 그림자 1. 양프로를 처음 만난 것은 골프샵을 막 시작하던 시기였어요. 그의 미션은 한국 모 골프협회의 인도네시아 지부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지부설립계획서를 올리고 지부의 사무국장을 맡는 조건이었지만 당장 월급이나 해외근무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스스로 먹고 살 자생적 수익 모델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현지 프로협회와 연계해서 회원교환제도를 만들어 모종의 교환회원권 또는 라이센스를 발급하도록 하고, 협회회원들이 이 국제 라이센스를 신청토록 하여 별도의 회비수입을 창출하면서 이 회원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골프를 칠 수도 있는 여건도 마련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프로골프협회와의 제휴가 필수적이었지만 당시..

영웅본색

1. 그 두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뭐라 설명하기 좀 애매한 것이었습니다. 현지 부유한 화교들의 사무실이나 집에 가 보면 관상용으로 키우는 물고기 중 입가에 촉수 같은 굵고 짧은 수염이 좌우로 한 가닥씩 나 있고 사람으로 치면 앞에서 봤을 때 코가 있어야 하는 부분에 아랫입술이 올라 붙어 있는, 그래서 아래턱이 위로 불거져 올라와 강인하면서도 매몰찬 인상을 풍기는 꽤 크고 몸통도 긴 '아르와나'라는 이름의 물고기가 있습니다. 50줄에 막 접어든 석사장은 그런 인상을 하고 있었어요. 한편 처음 봐서는 그 견고한 화장 때문에 20대 초반인지 30대 후반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여자는 넘어질 듯 휘청거리는 높은 하이힐을 신고서도 남자의 가슴 정도밖에 오지 않는 키에, 매직스트레이트로 쫙 펴서 허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