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도네시아 262

재물주술의 팩트들? (재물주술 사기꾼 사이트)

재물주술의 팩트들 1. 이런 재물주술이 실제로 존재할까? 재물주술은 수세기 전부터 있어 왔다. 믿든 믿지 않든 재물주술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오늘 날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수많은 전설들과 영화에서 재물주술이 등장하는 것 역시 그것이 실존한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다. 2. 재물주술을 통해 빠르고 손쉽게 얻게 되는 재물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수억에서 수십억루피아에 이르는 거대한 돈은 열쇠를 지키는 자인 꾼쪤을 부리는 마물의 세계의 큰 존재가 공여하는 것이다. 마물세계의 큰 존재들은 마법의 군대를 가지고 있어 매일 그들을 움직이면 재물을 가져와 축적할 수 있는데 그 재물은 요즘엔 화폐의 형태를 할 것이다. 이들이 가져오는 돈들은 부패나 폭력 등을 통해 모아진 정결치 못한 돈들이다. 이런 돈들은 마물세계의..

왕국들의 몰락을 지켜본 슬록산(Gunung Selok)의 성소들

슬록 산(Gunung Selok) 슬록산은 동부 반유마스의 산림조합에서 관리하는 236.7헥타의 산림지역으로 아디빨라군(Kecamatan Adipala)의 까랑븐다마을(Desa Karangbenda)의 해발 150미터 안팎의 언덕입니다. 슬록산에 오르는 것은 일반 차량으로도 가능합니다. 이 곳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펼쳐져 있는데 숲과 언덕과 천연동굴들이 있고 가까이엔 남쪽바다가 펼쳐진다. 이곳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남기고 간 25개의 요새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엔 순례를 목적으로 온 사람들도 있어 요새의 유적이나 무덤 도는 동굴에서 명상에 감기기도 한다. 사람들이 성소라 여겨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잠베리마암자(Padepokan Jambe Lima)와 잠베삐뚜암자(Padepo..

응우장묘지(Makam Ngujang)의 께텍주술 (Pesugihan Kethek)

응우장의 께텍주술 -저주받은 두 명의 이슬람교리학교 학생들 (머르데카닷컴 2012. 12. 16)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 일해 돈을 벌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단숨에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 대개의 경우 귀신의 힘을 비는 재물주술의식을 따르는 일도 불사한다. 동부자와에는 잉이쁘리주술이나 재물주술을 시전하는 유명한 장소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뚤룽아궁(Tulungagung)에 있는 응우장(Ngujang)지역이다. 이 곳은 자와어로 께텍(Kethek)이라 부르는 원숭이나 유인원,을 통한 재물주술로 유명한 곳이다. 이 주술장소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뚤룽아궁시내로 가려는 사람들은 북쪽방향에서 들어와 반드시 응우장마을을 지나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 관광객들은 ..

오늘은 무서운 이야기

인도네시아에는 아직도 몇 명의 술탄이 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술탄은 과거 수하르토정권 시절에도 국민적인 인기와 명망을 얻고 있었던 하멩꾸부워노 10세. 족자라고 흔히 발음하는 중부 자바의 Yogyakarta에서 끄라톤(Kraton)이라고 불리는 회교왕궁에 살고 있다. 술탄이 사는 끄라톤은 Yogyakarta 뿐이 아니라 수마트라 북쪽 끝의 반다 아쩨(Banda Aceh)와 서부자바의 동쪽 끝인 찌레본(Cirebon)에도 있다. 지난 97년 Cirebon에 처음 가보았을 때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뻐르따미나(Pertamina)의 대형 정유공장 뒤쪽을 지난 적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무장지대의 철책선처럼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가던 담장이 공장부지 안쪽을 향해 요철을 이루며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 거..

바퀴벌레 이야기

전직장을 그만두고 자카르타로 다시 돌아왔을 때의 일입니다. 서울로 철수하기 전 공장의 생산관리자였던 윤대리 집에 맡겨 두었던 몇 무더기의 짐들은 아직 돌려받을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 우선 찾아 온 것이라곤 독립군이 된 후 첫 사무실이었던 짜꿍(Cakung)거리의 한 공장 구석방에 갖다 놓은 구식 386 컴퓨터 한 대와 딸린 컴퓨터 책상 하나가 전부였어요. 초창기 4개월 동안 묵었던 꼬스(Kost)라 부르는 현지 자취방도 너무 좁고 어수선해서 짐들을 갖다 놓을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던 중, 북부 자카르타 외곽의 따만 모데른(Taman Modern)이라는 주택단지는 비록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밀집한 자카르타 남부의 거대하고 호화로운 저택이나 아파트에 비교할 바 안되는 허름한 곳이었지만 그곳의 작은 주택..

매일의 삶 2022.11.20

인도네시안 드림 (8)

ep8. 진실게임 발릭빠빤으로, 말링핑으로, 인도네시아 온 천지를 돌아 다니며 최사장의 납 원석 사업을 도우면서도 나도 이번만큼은 미용사업의 고삐를 더 이상 늦추지 않았습니다. 내가 H 그룹의 현지공장에 처음 부임할 당시 취학 전이었던 아이들은 내가 독립할 때 잠시 귀국했다가 각각 초등학교 4학년과 5학년을 마치고서야 다시 자카르타에 합류했는데 최사장 일을 봐줄 즈음엔 큰 애가 벌써 고3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 말고는 그 누구도 내 생활을 책임져 주지 않는 것처럼 내가 돈을 벌지 못하면 아이들 대학 등록금도 내지 못할 텐데 그런 상황이 이제 코 앞에 닥쳐와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간 노력이 빛을 보아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반둥의 큰 도매상과 거래를 트고 연이어 현지 미용업계에서는 제일 규모가 큰 로레알에도..

인도네시안 드림 (6)

ep6. 어려울 때 친구 교민사회 역사의 많은 부분이 이루어지는 곳이 교회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특정 신앙이라는 주관적인 부분을 차치하면 빈부와 업종을 초월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을 비교적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교회이기에 운이 좋으면 기대했던 것 이상의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재수 없으면 조리용 도마에 올라 토막토막 다듬어져 권사들과 여신도들 송곳니에 찔리고 어금니에 씹히기도 하는 곳이지요. 양프로도 절대 나가지 않을 것 같던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부인 손에 이끌려 나갔을 것이 틀림없는 그가 교회 체육위원 감투까지 쓴 것은 자신의 골프레슨사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기대했던 것이라 이해하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카르타에 도착한 이후 적진에 ..

인도네시안 드림 (3)

ep3. 불법체류 내가 입주한 최사장의 끌라빠가딩 사무실은 루꼬(Ruko)라고 부르는 주상복합 4층짜리 소형 유닛 두 개를 튼 4층짜리 건물의 2층이었습니다. 그 당시 북부자카르타의 중심지인 끌라빠가딩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어요. 자카르타 고급 몰 순위에도 들지도 못하던 작고 허름한 끌라빠가딩 몰은 증축을 거듭하면서 이제 자못 화려한 위용을 자랑하게 되었고 지역 전체에 건축붐이 일면서 수많은 아파트들과 루꼬, 상업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좀 더 나중의 일이지만 기존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마크로(MAKRO)도 2010년 롯데마트가 인수하여 새롭게 리모델링한 모습으로 문을 열었고 끌라빠가딩은 이제 자카르타 전역에서도 내로라 하는 노른자위 상권으로 떠오른 지 오래입니다. 내가 입주한 루꼬 단지는 이..

인도네시안 드림 (1)

1. 파산 이후 다양한 스펙트럼의 업종과 사업현장들을 돌고 돌다가 디자인 회사 봐주던 일을 막 그만 두게 되었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의 사업이나 봐주는 바보짓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정말로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달리 먹고 살 방법이 없다면 어떤 일이든, 그 대가가 얼마이든,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파산 후 반둥공장 꼬린 가멘타마에 헐값으로 팔려 갈 뻔 했던 것도, 박치기 대마왕이 지배하던 빠룽의 봉제공장에서 자존심의 시련을 겪어야 했던 것도, 골프샵에서 사장 첩의 집사 노릇까지 감수해야 했던 것도 그 만큼 절박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그런 막다른 골목에서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은 그 뒤끝이 한결같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디자인 회사의 운영을 맡게 될 즈음의 상황은 분명 달라지기 시작했습니..

우리동네 천사들 (8)

ep8. 그 후로도 오래동안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시간은 약이 됩니다. 1년쯤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 스텔라에게 가졌던 메이의 시린 마음도 눈 녹듯 녹아갔습니다. 그 사이 아르타가딩몰의 살롱 루디는 문을 닫았습니다. 아르타가딩몰이 개장한 이래 수익을 내지 못해 닫은 미용실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끌라빠가딩엔 이미 너무 많은 몰들이 들어차 있었던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스텔라는 레레 등과 함께 위스마가딩 아파트(Apt. Wisma Gading) 인근의 살롱 루디 아울렛으로 옮겨 갔습니다. 마침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고급 미용스파 체인 로저스(Roger’s)의 끌라빠가딩 지점도 문을 닫아 그곳을 그만 둔 특급미용사들이 루디에 합류하면서 그 아웃렛은 아연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우리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