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자카르타 38

잊을 수 없는 첫 커피

잊을 수 없는 첫 커피 자카르타에 부임하기 몇 해 전 딱 한 번 인도네시아에 출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초였던 그 당시 난 인도네시아에 대한 터무니없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발리의 새하얀 백사장을 사진으로만 몇 번 보았는데 상상 속에서는 그 평화로운 낙원이 지리학적 사실과는 아무 관계없이 자바섬 남부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고 늘씬한 서양 미녀들이 손바닥만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듯 안입은 듯 해변에서 선탠하는 장면을 머리 속에 그리다가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입가의 침까지 훔치며 출장출발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인디아나존스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지와 행상들이 활주로까지 몰려나와 트랩에서 내리는 여행객들을 에워싸는 자카르타 공항을 상상하기도 했고 그곳 주민들이 아침마다 타..

매일의 삶 2021.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