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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잊을 수 없는 첫 커피 자카르타에 부임하기 몇 해 전 딱 한 번 인도네시아에 출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초였던 그 당시 난 인도네시아에 대한 터무니없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발리의 새하얀 백사장을 사진으로만 몇 번 보았는데 상상 속에서는 그 평화로운 낙원이 지리학적 사실과는 아무 관계없이 자바섬 남부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고 늘씬한 서양 미녀들이 손바닥만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듯 안입은 듯 해변에서 선탠하는 장면을 머리 속에 그리다가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입가의 침까지 훔치며 출장출발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인디아나존스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지와 행상들이 활주로까지 몰려나와 트랩에서 내리는 여행객들을 에워싸는 자카르타 공항을 상상하기도 했고 그곳 주민들이 아침마다 타..
차원의 문, 영웅들을 만나는 곳 몽인시디 거리의 한식당 토박은 요즘도 많은 손님들로 넘쳐나지만 ‘교민사회 역사’란 측면에서도 일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수많은 한식당들이 흥망성쇄를 거듭한 그 거리에서 20년 가까이, 그것도 한 차례 화재를 겪고서도 여전히 최고의 한..
12월 1일은 딸의 생일입니다. 싱가폴에 살기 시작한지 10년이 된 딸의 생일은, 그래서 제대로 챙겨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더욱이 물가 비싼 싱가폴에서 마지막 함께 지냈던 딸의 생일엔 통 케익이 아니라 조각 케익에 초를 올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일 축하한다. 우리 딸. 올해는 그 ..
자카르타 Pasar Baru 지역에 위치한 Harco Pasar Baru는 인도네시아에서 감히 유일하다고 할만한 미용도매상입니다. 대부분 화교인 미용 재료상들이 20여개의 미용재료상점을 열어 놓고 2대, 3대에 걸쳐 장사를 하고 있어 일견 오래전 남대문 시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방에서 상경한 지방 미용..
늘 보지만 사진찍기 힘들었던 동상들입니다. 빤쪼란 사거리 도심고속도로 위로 솟아 올라 있는 동상은 무슨 만화캐릭터, 또는 외계인 비슷한데 현지인들 말로는 사냥꾼 동상이랍니다. 그리고 앗뜨거 동상. 불붙은 피자판을 처든 상태에서 하체를 가리고 있던 천은 미끌어져 내려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