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막스 하벨라르 24

교회는 어려운 질문하는 사람을 배척하는 곳

교주 오늘도 온라인예배가 있었습니다. 교회에 마지막으로 간 게 작년 2월이니 1년 반 이상 교회에 가지 않은 셈입니다. 두 차례 이상 교민사회의 코로나 감염 클러스터가 되었던 우리 교회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지표가 표면적으로나마 크게 호전되면서 다시 대면예배 재개를 모색하는 중이고 화면에 보이는 예배당 내부엔 최대 400-500명 입장 가능한 공간에 출석예배를 드리는 사람들 50명 정도가 보입니다. "헌금을 안내는 게 하나님 돈을 훔치는 거야?" 아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 걸 보면 오늘도 헌금얘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교회에 돈이 필요하다는 건 사실 잘못된 것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닙니다. 건물을 유지하고 목사, 전도사, 용인들 급여도 줘야 하고 그래도 남는 돈이 있으면 선교나 구제도 해야 하니까요..

마음 부담을 하나 줄이는 일

해야 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하면 안되는 일 원래 널널할 예정이었던 8월에 에정에 없던 일들이 추가되면서 갑자기 마감이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13일 출판진흥원: 현지 출판사들의 팬데믹 대책 현황 보고서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인니정부 헛발질 코로나 대응에 대한 언론보도' 원고 23일 한국전략개발연구소: 현지 아동 및 노인 복지서비스 1차 보고서 30일 영화진흥위원회: 현지 상영관산업 현황 보고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들어 열흘 정도 대체로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시간을 소비했는지 스스로 납득이 잘 안가지만 한번 왕복에 하루가 거의 다 깨지는 BSD에도 그간 세 번씩이나 다녀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16킬로 감량목표를 세운 후 5킬로 정도 빼면서 찾아온 무력감, 초조함, 코칼로리 음식에..

룻거 하우어 추모

7월 19일 세상을 떠난 네덜란드 출신 헐리우드 배우 룻거 하우어를 추모합니다. 대부분 그렇듯 나 역시 그를 블레이드 러너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를 만난 것은 막스 하벨라르 번역을 하던 때였습니다. 1970년대에 제작된 동명의 네덜란드-인도네시아 합작영화에서 풋풋한 젊음을 풍기는 룻거 하우어가 듀클라리 중위로 출연하며 그 미모를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를 기리며, 그의 젊음과 유작들을 기리며. 2019. 7. 25.

영화 2019.07.25

막스 하벨라르와 시티 누르바야

8월 10일엔 한국어 완역본 출판기념회가 자카르타에서 열립니다. 양승윤교수님과 시와진실사의 기획으로 2016년 태동한 이 번역 프로젝트가 올해 7월 중순 한국에서 마침내 인쇄 완료될 예정인데 그 출판기념회 장소가 굳이 자카르타로 잡힌 건 책의 배경이 네덜란드 식민지시대의 인도네시아 즉 동인도일 뿐 아니라 번역팀에 참여한 두 사람이 인도네시아에 산다는 것을 배려했기 때문입니다. 2017년 5월에 넘긴 초벌번역이 2년 남짓 지나 대충 잊을 만할 때에 마침내 책이 되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시기에 다음 번역할 책이 정해진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입니다. 식민정부 관리출신 네덜란드인 물타뚤리가 쓴 가 현지 귀족들와 네덜란드 식민정부가 결탁한 결과물인 폭력과 착취를 신랄하게 비..

출판 201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