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의 조건 대학입학 오리엔테이션 당시 교수님들이나 선배님들은 대학 합격통지만 받아 놓고 첫 강의도 듣지 못한 상태였던 우리들에게 "여러분들은 이제 지성인이 되었으니 이제는..." 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었다. 당시에 느끼기에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얘기였다. 듣기 좋으라고 한 얘기임엔 틀림없지만 그 말의 이면에는 대학을 밟지 못한 모든 사람들을 비지성인으로 치부하고 대학입학을 지성인 임명장처럼 간주하는 지성인들의 오만함 서려있던 게 아닌가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갓 고등학생이던 나를 이젠 지성인으로 불러주니 기분 나쁠 건 없어도 그렇게도 간단히 하룻밤 사이에 비지성인에서 지성인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그것은 사실과 전혀 무관한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