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도네시아 귀신 31

꾼띨아낙과 뚜율에 대한 학술서

인도네시아 귀신 꾼띨아낙과 뚜율에 대한 서방 인류학자들의 고찰 Selasa, 09 Mei 2023 12:36 WIB 인간 주변 어딘가에 깃들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인도네시아 귀신들에 대한 서양 학자들의 학술적인 고찰이 이루어졌다. 독일인 인류학자 티보 두일(Timo Duile)은 인도네시아 꾼띨아낙의 유래에 대해, 미국 인류학자 클리포트 기어츠(Clifford Geertz)는 뚜율에 대해 연구했다. 독일 인류학자의 꾼띨아낙 연구 꾼띨아낙에 대한 티모 두일의 연구는 2020년 동남아시아 인류사회과학 저널에 실렸다. 해당 연구보고서에는 ‘꾼띨아낙: 인도네시아 뽄티아낙의 귀신이야기와 말레이 현대사회(Kuntilanak: Ghost Narratives and Malay Modernity in Pontianak,..

자카르타 도시괴담 속의 여귀들

즘바딴 안쫄과 카사블랑카 터널의 여귀 자카르타 도시괴담 중엔 꾼띨아낙의 종래 개념을 벗어난 다른 버전의 여자귀신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헝클어진 긴 머리와 흰색 복장 등 꾼띨아낙의 기본 드레스코드를 정면으로 깨뜨립니다. 그 중 하나가 그 유명한 시마니스 즘바딴 안쫄(Si Manis Jembatan Ancol) 이라 불리는 안쫄의 여자귀신입니다. 두니아판다시(Dunia Fantasi)있는 안쫄, 거기 맞습니다. 안쫄 여자귀신의 유래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버전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엔 자카르타 북부 안쫄 실개천의 다리 위에서 치한들에게 쫒기다 결국 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녀가 귀신이 되어 당시 치한들을 저승길로 끌여 들였고 지금도 그 차갑도록 아름다운 자태로 그 개천가를 오가면서 밤늦게 차를 몰고 ..

자바의 불도깨비들 – 끄마망과 바나스빠티

자바의 불도깨비들 – 끄마망과 바나스빠티 요즘 인도네시아 사람들 귀에도 끄마망(Kemamang)이라는 이름은 좀 낯설 것 같다. 불귀신의 한 종류인 끄마망은 예전엔 들이나 논 또는 늪지대에 자주 출몰하곤 했다. 어릴 때 촌에서 끄마망을 만났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끄마망의 출현을 자연재해같은 재앙이 닥쳐올 불길한 전조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물론 그렇게 매도 당하는 끄마망 입장에선 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이 끄마망 귀신을 대할 때 주의할 점은 자꾸 쳐다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신경을 쓰며 바라보면 불덩어리는 걷잡을 수 없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 어둑시니와 비슷한 속성이다.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어둑시니는 바라볼수록 점점 더 커지고..

바웨안(Bawean)섬의 귀신들

바웨안(Bawean)섬의 귀신들 자바해 한 가운데에 있는 바웨안섬(Pulau Bawean)은 동부자바 그레식(Gresik) 북방 120킬로미터 해상에 위치하는데 작지만 많은 인구와 부족들을 담고 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1743년 이 섬에 점령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를 침공하면서 이 섬을 전략적 요충지로 간주하고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고 2003년엔 이곳 남쪽 해상을 지나 호주를 향하던 미항모 칼빈슨(USS Carl Vinson)에서 출격해 인도네시아 영공을 침범한 F-18 호넷 전투기 편대에 맞서 마디운에서 발진한 인도네시아 공군 F-16 전투기들이 바웨안섬 상공에서 대치한 사건도 있었다. 이 섬은 상까뿌라(Sangkapura) 지역과 땀박(Tambak) 지역으로 나뉜다. 최근 인..

버구간장(Begu Ganjang)과 바딱 지역 마물들

버구간장(Begu Ganjang) 바딱(Batak)인들이란 수마트라 섬에서 남쪽으로는 미낭까바우(Minangkabau), 북쪽으로는 아쩨 지역 사이의 까로(Karo), 시마룽운(Simalungun), 빡빡(Pak Pak), 또바(Toba), 빠덤바난(Padembanan), 앙꼴라(Angkola), 만다일링(Mandailing) 출신들을 말한다. 이 지역 가장 유명한 도시 메단(Medan)은 예전에 동남아 해일로20만 명 넘게 사망자가 나온 아쩨로 구조대와 구조물품이 들어가는 교두보였고 그렇지 않아도 인도네시아 5대 도시 (자카르타, 수라바야, 메단, 반둥, 마카사르) 중 3위 쯤 되는 대도시다. 바딱인들은 괄괄하고 딱딱하고 때로는 불같이 화를 내는 것으로 유명해 외국계 공장들이 유순한 인도네시아인들을 관..

순다 귀신들의 재발견 – (3) 비주류 귀신연합

순다 귀신들의 재발견 – (3) 비주류 귀신연합 솔직히 귀신으로서, 또는 마물로서의 위력은 이제부터 소개하려는 놈들이 더욱 무섭고 강력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좀 더 시간을 내서 좀 더 구체적인 자료들을 발굴하게 되면 하나하나 따로 소개하겠지만 당장의 자료들이 너무 한정적이어서 달랑 몇 줄 정도밖에 소개할 수 없는 친구들을 모두 모아 ‘순다 비주류 귀신연합’이란 이름으로 소개하려 한다. 물론 이들이 무슨 연합을 만들고 말고 할 놈들은 아니다. 1. 세딴 마웅(Setan Maung) – 호랑이 귀신 남성이 딸리뽀쫑을 훔쳐 도력을 얻어 호랑이로 현신한 것인데 낮과 밤을 가리지 출몰하며 호랑이로 현신한 상태의 마력이 더욱 강력해 도검불침의 몸이 된다. 딸리뽀쫑이란 이슬람식 장례문화에서 시신을 광목천으로 감쌀 때..

순다 귀신들의 재발견 – (2) ‘주릭’이란 존재들

순다 귀신들의 재발견 – (2) ‘주릭’이란 존재들 인도네시아어로 귀신, 영혼을 뜻하는 단어가 꽤 많은데 대략 이런 것들이다. Hantu(한뚜) – 귀신 Setan (세딴) – 원래 일반적 귀신들을 지칭하지만 발음이 ‘사탄’에 가까워 2017년 CJ ENM이 투자하여 흥행한 이란 영화는 라고 번역되었다. Dedemit(더더밋), Lelembut(럴름붓) – 이 두 단어는 주로 잡귀들을 뜻하는 것이라 보이지만 떄로는 꾼띨아낙, 건드루워 같은 메이저 귀신들까지 싸잡아 귀신들의 통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딱히 망자의 혼령을 지칭하는 말로는 쓰이지 않는 듯하다. Penunggu(뻐눙구) – ‘기다리는 자’라는 의미인데 지박령 또는 물귀신을 지칭한다 Roh(로) – 영혼. 사람의 영혼, 숲속의 정령, 눈에 보이지..

순다 귀신들의 재발견 (1) – 머리통 귀신들

순다 귀신들의 재발견 (1) – 머리통 귀신 굴루뚝 승이르 인도네시아는 1945년 독립선언을 한 이후 줄곧 자바인들이 주도하는 사회를 유지해왔다.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을 위시하여 현직 조코 위도도 대통령까지 자바인들이 대통령직을 독식해 왔다. 국가발전 역시 인도네시아를 구성하는 5대 주요 섬들 중 가장 작은 자바섬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물론 인구밀도와 인구비중이 가장 높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음) 1950년대에 벌어진 수마트라 PRRI 반란이나 술라웨시 뻐르메스타 반란은 그런 자바 일변도의 인도네시아 중앙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사건들이었다. 그런 자바 편향은 비단 정치나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귀신과 마물들마저 꾼띨아낙, 건드루워, 뽀쫑, 웨웨곰벨, 순델볼롱, 뚜율, 바비응예뻿, 니..

한국인이 바라본 인도네시아 귀신들의 세계

웹세미나 공지 - 한국인이 바라본 인도네시아 귀신들의 세계 2020년 5월 14일(목) 저녁,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인들에겐 말람주맛이 되는 시각에 (Hantu Nusantara menurut Peneliti Korea)란 제목의 웹세미나 주 발표자로 발표를 합니다. 작년 3.1운동 100주년 기념 세미나를 함께 주관했던 인도네시아 역사협회 Historika Indonesia가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명색이 소설가, 작가에 문화전문가인데 점점 인상이 귀신전문가로 고착되는 게 좀 부담스럽고, 한국인이 아무리 잘 안다 해도 분명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것이 무속문화라서 이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얘기 하게 되기 쉽지만, 인도네시아인들에게 그들의 귀신들이 사실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고, 외국인들에게 이런 인상을 주는..

행사·방문 2020.05.13

[한국일보 스크랩] 코로나 자가격리 어기면 ‘유령의 집’에 가두는 인니 마을

코로나 자가격리 어기면 ‘유령의 집’에 가두는 인니 마을 기사입력 2020.04.22. 오전 11:03 최종수정 2020.04.22. 오전 11:16 기사원문 스크랩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 스라겐의 공무원이 유령의 집이라 알려진 버려진 집을 개조한 격리 시설을 지켜보고 있다. 스라겐=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한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위반자를 유령의 집에 가두는 벌칙이 등장했다. 22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중부자바주(州)의 스라겐 지방정부는 최근 다른 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사람들이 늘고 이들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자 이례적인 벌칙을 제시했다. 자가격리와 코로나19 검역 기준을 어기는 사람들을 ‘유령의 집’에 가둬 겁을 주기로 한 것이다. 지방정부는 귀신이 나온..

기록 202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