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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완역본 마지막 퇴고 중. 9월 말에 납품하기 위해 시간 조절을 잘 한 편이지만 큰 오역들 모두 잡고 나니 사소한 오역들이 아직 보인다. 어느 정도 퇴고된 상태에서 오역을 잡는 방법은 속도를 내며 읽다가 뭔가 걸리는 부분을 원문과 다시 비교하는 방식이다. 물론 오역보다는 매끄러운 한국어로 옮기지 못한 탓이 많지만 실제로 오역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퇴고를 두 세 번 한 이후에도 작은 오역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책이 출판되면 나중에 두고두고 손가락질 당핳 거라 생각하면 뒤통수가 캥긴다. 오래전 아직 비디오테이프를 걸어서 영화를 보던 시절 어떤 전쟁영화를 보다가 자막에 나타난 오역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광산지역에서 어서 빠져나와!" 이런 대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2차 세계대전 유럽전장에서 ..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9월 모니터링 보고서 1. 들어가는 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상황은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그간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가 2천 명 대에서 3천 명 대로 늘어나고 특히 자카르타에서만 하루 1천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현재 상황에 ‘긴급제동’을 건다면서 9월 14일(월)부터 고강도 방역체제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따라서 지난 4월 시행된 대규모 사회적 규제조치(PSBB)는 지난 6월 초 ‘전환기’라는 부제를 달아 각종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다가 두 달 반 만에 이를 철회하고 원래의 준봉쇄조치로 회귀한 것이다. 대형집회금지, 사무실 출근인원 25%로 축소(나머지 재택근무), 식당영업 중지, 사업장 방역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당시 자..
‘빨간 여귀 라스미’(Si Kuntilanak Merah Lasmi)의 이야기 출간 빨간 처녀귀신 라스미가 반둥 디자인 학교에 다니고 있던 내 동생을 지켜주기 시작한 게 2013년부터의 일입니다. @falenzaman라는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사실 지켜주었다는 말의 의미가 불분명하다. 공동저자인 팔렌(Falen)과 아라(Ara)는 오빠와 동생 사이인데 동생이 라스미를 보고 그렸다는 그림을 보면 더욱 그 의미가 애매하다. 왼쪽이 라스미 생전의 모습이고 죽은 후로는 줄곧 오른쪽 모습이라고 하는데 사실, 사람이나 귀신이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오른쪽 모습으로 누굴 지켜 주려다가 그 사람 심장마비 일으키기 십상이다.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일견 저 모습이 이해가지 않는 바도 아니..
락스미 빠문작의 ‘Fall Baby’로 싱가포르 북어워드 2020 수상 인도네시아 작가 락스미 빠문짝의 “Fall Baby”가 싱가포르 북어워드 2020(2020 Singapore Book Awards – SBA)에서 최고 문학작품상을 수상했다. 싱가포르 도서출판사협회(Singapore Book Publishers Association-SBPA)가 조직한 이 행사는 자국에서 출판된 서적에 시상하는 업계표창이며 작가가 아닌 해당 출판사가 수상한다. 8월 13일(목) 팬데믹으로 인해 화상으로 열린 이 행사에선 문학작품, 표지디자인, 교육관련 타이틀, 그림 포함된 논픽션 타이틀, 논픽션 타이틀 등10개 부문을 시상했다 ‘Fall Baby’는 락스미의 첫 영문 소설이다. 이는 팽귄 랜덤하우스 SEA(Pengui..
자넷 데니페(Jenet Deneefe)를 중심으로 2014년 발족해 매년 발리에서 열리던 우붓 작가-독자 페스트벌(The Ubud Writers & Readers Festival)이 원래 올해 10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7월 15일 무기한 연기 공지가 나왔다. 코로나로 인해 티켓판매가 되지 않고 행사관련 파트너쉽도 무너져 행사를 진행할 수입구조가 깨졌다는 설명이 달렸다. 이 행사는 아시아 문학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이벤트로 소개되는데 스코틀랜드 소설가 어빈 웰시(Irvine Welsh), 영국 소설가 지오프 다이어(Geoff Dyer), 영국-파키스탄 극본작자 하니프 크레이시(Hanif Kureishi), 인도네시아 시인 사빠르디 조코 다노모(Sapardi Djoko Damono), 인도네시아 작가-..
끌라빠가딩 소재 아르타가딩 몰 3층의 그라메디아 매장. 그전엔 있는지도 몰랐다가 최근 관심을 갖게 된 후 눈에 띄게 된 한국책들, 한국관련 콘텐츠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의외로 현지 서점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책들이 적지 않다. 2020. 8. 30.
한국인이 그리고 쓴 인도네시아 귀신이야기 반 년 가량 작업한 우리 만화책 두 권이 그라메디아 전국서점에 깔린 건 올해 3월 9일의 일이다. 책 어딘가에 ‘인도네시아 괴담만화’을 뜻하는 Komik Horor Nusantara라는 대제목이 있지만 ‘Setan Lokal’, ‘Setan Urban’, 각각 ‘토착귀신’, ‘도시귀신’ 정도로 해석될 소제목이 빨갛고 파란 표지 위에 오히려 대문짝 만하게 찍혔다. 본의 아니게 인도네시아의 괴담과 무속문화를 들여다보게 된 계기는 오래 전 뻴렛주술에 걸린 것으로 보이던 친구를 도우려던 것이었지만 몇 년 뒤 귀신만화 스토리보드를 쓰게 된 걸 보면 좀 멀리 와버렸다 싶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엔 의외로 한국만화들이 꽤 많이 들어와 있다. 아동 코믹 (Keluarga Super..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7월 모니터링 보고서 1. 들어가는 글 인도네시아는 3월 중순부터 방역조치를 강화해 4월초 외국인 입국금지, 4월 10일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준도시봉쇄 수준의 대규모 사회적 규제조치(PSBB)를 발령하는 등 격리방역을 강화했지만 일일 신규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선 6월 초부터 당국은 오히려 방역규제를 순차적으로 풀며 경제활동 재개를 허용했다. 7월 9일에는 오히려 신규 2,657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며 누적확진자 7만 명 선을 뛰어 넘었다. 당국은 신규확진자 급증 이유를 PCR 검사량이 늘었기 때문이라 말하지만 6월초부터 경제활동재개로 인한 대면접촉 증가 역시 주요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개월 가까이 문을 닫았던 전국 몰과 쇼핑센터의 그라메디아 서점들도 6월 15일 이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