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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8월 10일엔 한국어 완역본 출판기념회가 자카르타에서 열립니다. 양승윤교수님과 시와진실사의 기획으로 2016년 태동한 이 번역 프로젝트가 올해 7월 중순 한국에서 마침내 인쇄 완료될 예정인데 그 출판기념회 장소가 굳이 자카르타로 잡힌 건 책의 배경이 네덜란드 식민지시대의 인도네시아 즉 동인도일 뿐 아니라 번역팀에 참여한 두 사람이 인도네시아에 산다는 것을 배려했기 때문입니다. 2017년 5월에 넘긴 초벌번역이 2년 남짓 지나 대충 잊을 만할 때에 마침내 책이 되어 나온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시기에 다음 번역할 책이 정해진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입니다. 식민정부 관리출신 네덜란드인 물타뚤리가 쓴 가 현지 귀족들와 네덜란드 식민정부가 결탁한 결과물인 폭력과 착취를 신랄하게 비..
지난 한 달여간 여러 책들을 검토한 끝에 마침내 다음 번역할 책을 결정했습니다. 1. 시티 누르바야 (원제 : Sitti Nurbaya) 작가 출판년도 출판사 번역상황 영상화 마라 루슬리 (Marah Rusli) 1922 이후 45쇄 Balai Pustaka 말레이어, 영어 등. 한국어번역 없음 1991년과 2004년 동명의 TV 시리즈 방영 ISBN: 978-979-407-167-0 본문: 291쪽 (내가 구한 책은 359쪽) 내용요약: 20세기 초 네덜란드령 동인도의 수마트라 빠당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 는 기본적으로 당시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다. 두 사람은 모두 부유한 귀족집안 자녀들이었다. 삼술바흐리는 사랑하는 시티 누루바야를 두고 바타비아로 진학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누르바야의 집앞에서 두 사람이..
문예지의 등단장사 얼마 전 한 작은 문예지 공모에 글을 보냈는데 오늘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그들은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몇몇 등단에 필요한 항목을 제시하며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는데 역시나 그것은 등단비에 필요한 얼마의 돈과 또 문인협회 가입에 필요한 얼마의 돈을 합쳐 공모 선정자에게 주는 특혜인 양 기십만원의 돈을 요구하였으며 개별 등단자는 거기에 백만원을 더 내야 등단할 수 있다는 가격 비교표를 덧붙여서 마치 공모당선의 자부심과 차별성을 가지라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단지 글을 발표하고 싶었을 뿐이며, 이미 작년 적도문학상 당선을 통해 오히려 상금을 받고, 해외신인작가로 문단에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에 이름이 올라가 있으며(올라가 있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다.), 하여, 당연히 사전 공지에 ..
이름도 호명되지 않는 대필작가 장씨 등록 :2013-06-23 13:29수정 :2013-06-23 13:50 유령, 먹고 살기 힘들어서 타인을 빌렸다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고 싶어요. 언제 어디로 찾아가면 될까요?” “꼭 대면해야 합니까? 이메일이나 전화로 하면….” 이런 드문 상황, 대략난감이다. 서면 인터뷰라니! 그가 양해를 구한다. “제가, 투명인간이잖아요.” 좋다. 쿨하게 그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다. 10년 넘게 대필작가를 하면서 세운 나름의 원칙이란다. “요즘엔 대필 청탁과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도 대면 과정이 생략돼요. 이메일과 전화면 족하죠. 이젠 얼굴을 보이는 게 남우새스럽기도 하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장수철(48·가명)씨는 1990년대 문예지로 등단한 시인이자 소설가다. 그 이름 뒤..
글쓰기 윤문 작업이 어려운 이유 최병요 · 06/17/2014 02:48PM 저널리스트, 대한언론 편집위원, 더 저널아카데미 대표 윤문(潤文)이라고 하면 언뜻 이해하지 못하고 흔히 ‘아마 글을 각색해서 잘 다듬는 일’ 정도로 이해한다. 윤문은 그렇게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사전적 의미는 ‘글을 다듬고 고침’이지만 윤문은 남이 쓴 글을 쓴 사람의 수준에 맞춰 어느 계층의 독자든 납득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글로 거의 완벽하게 재창조하는 행위다. 따라서 윤문을 입에 담으려면 글 쓰는 기술은 물론 저자의 문문(文紋)과 대상 독자의 수준을 꿰뚫을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혹자가 회고록 윤문을 의뢰했다. ‘대강 맞춤법이나 봐 달라’ 는 주문이었다(완벽한 글이라고 내세우는 사람의 글일수록 흠이 많아 애를 먹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