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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출판시장 7월 모니터링 보고서

beautician 2020. 7. 15. 12:02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7월 모니터링 보고서

 

 

1. 들어가는 글

 

인도네시아는 3월 중순부터 방역조치를 강화해 4월초 외국인 입국금지, 410일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준도시봉쇄 수준의 대규모 사회적 규제조치(PSBB)를 발령하는 등 격리방역을 강화했지만 일일 신규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선 6월 초부터 당국은 오히려 방역규제를 순차적으로 풀며 경제활동 재개를 허용했다. 79일에는 오히려 신규 2,657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며 누적확진자 7만 명 선을 뛰어 넘었다. 당국은 신규확진자 급증 이유를 PCR 검사량이 늘었기 때문이라 말하지만 6월초부터 경제활동재개로 인한 대면접촉 증가 역시 주요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개월 가까이 문을 닫았던 전국 몰과 쇼핑센터의 그라메디아 서점들도 615일 이후 영업을 재개했지만 7월 중순 현재, 주말에도 몰들은 대체로 한산한 편이다. 그라메디아 서점은 규모나 접근성 면에서 가장 유력하고 보편적인 서적 판매 플랫폼이었으므로 이를 주요 판매처로 삼았던 중소 출판사들은 PSBB 기간동안 매출의 대부분이 끊겼다.

 

그라메디아에선 신간 출판이 제한적으로 재개되었지만 미잔그룹 등 다른 유력 출판사들의 신간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고, 매달 월말이면 기계적으로 발표되던 베스트셀러 목록을 비롯한 그라메디아의 다양한 정보공지도 상당부분 누락되는 등 대형출판사들도 타격을 숨기지 못해 세세한 업무 연속성이 뚝뚝 끊기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자카르타 소재 기업들이 PSBB 규제완화에 따라 대부분 지난 68일부터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 출근을 시작한 반면 그라메디아 출판부문은 7월 중순까지도 아직 대부분 재택근무 중이란 점에서 대형 출판사들도 업무량 자체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크게 줄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이런 현지 상황을 배경으로 7월 보고서에는 기존의 베스트셀러, 신간 정보 및 월간 이슈 외에 그라메디아 GPU 부문의 아시아 디비젼 에디터, 한국 번역서적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하루출판사(Penerbit Haru), 그리고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Transmedia Pustaka)CEO 및 편집책임자와 진행한 한국 번역서적 출판현황과 계획, 각각의 현장에서 겪고 있는 코로나 피해와 대책에 대한 줌미팅 및 서면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담았다.

 

 

2. 출판시장 주요 기사 및 이슈

 

1) 자카르타 북페어 2020

Foto: Grandyos Zafna Diskon Besar-besaran, Jakarta Book Fair 2020 Digelar Online   Pandemi Corona membuat sejumlah

 

자카르타 북페어는 629()~ 72()까지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IKAPI가 온라인 쇼핑몰 쇼피(Shopee)와 제휴하여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여기엔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 가가스메디아(Gagas Media), 그라메디아(Gramedia), M&C!, 미잔그룹(Mizan), 모족(Mojok), 에를랑가(Penerbit Erlangga),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출판부(UI Publishing), 뜨루부스(Trubus) 등이 총 31,000개 타이틀, 90만 권의 책을 준비해 참가했다.

 

올해 30회차를 맞는 자카르타 북페어는 예년엔 늘 자카르타 시내 글로라 붕카르노 경기장(1962, 2018년 아시안게임 개최장소)의 이스토라 실내체육관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비대면 북페어로 이루어졌다.

또 다른 큰 북페어 행사인 연례 빅배드울프 북페어(Big Bad Wolf Book Fair)도 쇼피와 쌍벽을 이루는 국내 온라인쇼핑몰 토코페디아(Tokopedia)와 제휴해 올해 427~53일 사이 온라인 바자로 열린 바 있다.

 

2) 새 학년을 맞는 오프라인 서점가의 뉴노멀시대

Pasar buku palasari mulai bergeliat saat memasuki adaptasi kebiasaan baru (Foto: Yudha Maulana)

인도네시아의 각급학교들은 720() 새 학년을 맞는다. 3월 중순부터 등교가 중지되어 재택 온라인 수업체제로 전환된 학교들은 PSBB 완화에 따라 68일 일반기업들의 사업장 출근이 허용되면서 차제에 등교수업을 검토했지만 결국 올해 말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 후 내년부터 등교수업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졸업식과 입학식, 진학과 진급이 비록 비대면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정상적인 학사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어 예년 같으면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그라메디아 서점의 문구/학용품 매장과 학원가 주변 오프라인 서점가들이 붐볐겠지만 올해는 교과서 전문출판사인 에를랑가(Penerbit Erlangga)만이 예년과 별반 다름없는 매출을 기록하는 가운데 여전히 한산한 자카르타의 스넨시장(Pasar Senen) 서점가와 반둥 빨라사리 시장(Pasar Palasari) 시장 서점골목들은 앞다투어 30~35% 할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3. 20206~7월 베스트셀러

미잔그룹 홈페이지 베스트셀러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아 구글플레이의 미잔 베스트셀러를 참고했고 그라메디아는 6월말 기준 매번 발표하던 몇 가지 베스트셀러 리스트 중 e-북 베스트셀러만을 게시했다.

 

순위

Mizan Store

(구글플레이 검색)

Gramedia.com

(623e-북 순위)

Bukabuku.com

(홈페이지-논픽션)

1

Milea: Suara dari Dilan (Piqi Baiq)

AmiBroker, Sebuaah Pengantar dan Charting Tools (Husni Gumilang)

Garu Aini

(Andrea Hirata)

2

Dubia Sophie: Sebuah Novel Filsafat

(Jostein Gaarder)

Who Moved My Cheese? (Spencer Johnson, M.D.)

Segala-galanya Amnyar (Mark Mason)

3

Inteligensi Embun Pagi (Dee Lestari)

Fliosofi Teras

(Henry Manampiring)

The Alpha Girl Guide (Henry Manampiring)

4

The life-changing magic of tidying up

(Marie Kondo)

MommyClopedia: Panduan Lengkap Merawat Bayi(0-1 Tahun)

(Dr. Meta Hanindita, Sp. A.)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pokki (백세희)

5

Lo, Tunangan Gue! (Yenny Marissa)

Lagi Probation

(Samuel Ray)

Masih Ingatkah Kau Jalan Pulang

(Sapartdi Djoko )

6

The Hidden Oracle: The Trails of Apollo

(Rick Riordan)

Thinking Fast and Slow (Daniel Kahneman)

TNT: 1 Year Round-The-World Trip 1&2 (Trinity)

7

Supernova 5: Gelombang (Dee Lestari)

Reinventing Your Life (Jeffrey E. Young, Ph. D)

Komet Minor

 (Tere Liye)

8

Supernova 5: Akar

 (Dee Lestari)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Mark Manson)

Catatan Najwa 2

(Najwa Shihab)

9

Bad Romance

(Equita Millianda)

Makanan Laris Dijual: Ala Dapur (Evi Novrianty)

Cerita Sebelum Bercerai (Fahd Pahdepie)

10

Supernova 5: Petir

(Dee Lestari)

1984

(George Orwell)

Sea Prayer

(Khaled Hosseini)

 

부까키타닷컴(bukakita.com)의 베스트셀러는 픽션, 논픽션, 자기계발, 음식, 종교, 기타 등 여섯 부문 각각 20위까지 총 120권을 표시한다. 부까키타 순위에 오른 한국 번역서적들은 다음과 같다.

 

부까키타 순위

책 이름

작가

원제

픽션 16

I’ll Go to You when The Weather Is Nice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픽션 20

Heart-Shaped Tears

구혜선

눈물은 하트모양

자기계발 4

How to Respect Myself

유홍균

자존감 수업

자기계발 9

Hidup Apa Adanya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논픽션 4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pokki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논픽션 12

Tak Mungkin Membuat Semua Orang Senang

정문정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하루출판사도 6월 베스트셀러 목록을 다음과 같이 게시했다.

 

 

책이름

작가

원제

1

Zodiac

Alexander Thian

-

2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pokki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3

I See You Like a Flower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4

Between You and Me 1cm

김은주

사랑할 때 적당한 거리는 1cm

5

Penance

Minato Kanae

-

6

Voice in My Head

Lilian Chan

-

7

Golden

Jessi Kirby

-

8

Funtastic Korean

Deborah Gabriella

-

9

Remember the Flower

Fei

-

10

Goodbye Fairy

Yonezawa Honobu

-

 

 

4. 신간

그라메디아는 7월부터 사내 각 출판 부문에서 여러 신간들이 출간되었고 그 중 713일 발간 분 10종은 다음과 같다. 미잔그룹 신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Gramedia.com (홈페이지)

1

The Perfect World of Miwako Sumida (Clarissa Goenawan)

2

Station Eleven (Emily St. John Mandel)

3

Harlequin: Wanita Pujaan Devin Mackade (The Heart of Devin Mackade)

(Nora Roberts)

4

The Girl With The Shark’s Teeth - Gadis Bergigi Hiu (Cerrie Burnell)

5

A Million Pieces Of You (Yuanita Wong)

6

Logika Pemrograman Java (Adbul Kadir)

7

My Latte Sky and Other Stars (Zulie)

8

Selama Laut Masih Bergelombang – Puisi (Mariati Atkah)

9

Satu Jawaban YaL Keputusan Keil Yang Membawa Hasil Besar (Misty Lown)

10

Tanpa Merit (Colleen Hoover)

 

 

5. 한국 번역서적 출판사 인터뷰

 그라메디아 GPU 부분의 아시아 디비젼 에디터를 비롯해 한국 번역서적을 다수 출판하는 하루출판사, 2019년에 <자존감 수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번역 출간한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GPU는 줌미팅을 통했고 후자의 둘은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1) 그라메디아 GPU

그라메디아는 GPU(Gramedia Pustaka Utama), Elex Media Komputindo, KPG(Kepustakaan Populer Gramedia), 그라신도(Grasindo), M&C!, BIP(Buana Ilmu Populer) 등의 6개 출판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터뷰에 응한 줄리아나 탄(Juliana Tan)GPU 소속 아시아 디비젼 에디터로 <82년생 김지영> 번역 출간을 담당했다.

 

<82년생 김지영> 선정 과정과 반응

GPU는 한국 관련 4군데 에이전트를 사용하며 별도 검색을 통해 한국 서적 트랜드를 조사하다가 작년 <82년생 김지영>이 한국사회에서 남녀간 충동을 야기하며 화제를 일으키던 상황에 주목해 번역 출간을 결정, 추진했고 201911월에 <Kim Ji Young, Lahir tahun 1982>란 제목으로 현지 출간했다. 이 책은 줄리아나의 표현을 빌자면 단기간에 1만 부 이상 팔리며 블록버스터급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줄리아나는 이 책의 성공원인으로 책 자체의 완성도, 화제성뿐 아니라 마침 책 출간과 거의 동시기에 <도깨비>(영문제목 Goblin)와 오래 전 <커피프린스 1호점> 드라마로 현지 인기가 높은 공유 출연 동명 영화가 CJ CGV 전국 상영관에서 개봉된 점, 인기절정의 걸그룹 블랙핑크의 아이린이 이 책을 언급한 점 등 한류 배경이 적지 않게 작용했고 무엇보다도 책 전반에 등장하는 직접적이면서도 진솔한 표현이 독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향후 출간계획

그라메디아의 다른 출판부문들도 한국 콘텐츠를 일부 취급하고 있으며 GPU의 한국 콘텐츠 출간은 2018년 이후 획기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던 중에 팬데믹을 맞았다. 한국 콘텐츠들은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하루출판사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로맨스 콘텐츠의 한국서적 번역출판시장을 압도적으로 선점한 상태에서 GPU는 자기들 위상에 좀 더 어울리는, 중후하고 의미심장한 콘텐츠로 가닥을 잡고 있다.

 

 

원제

한국내 출판사

번역출판 년도

1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창비

2011

2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1 & #2 (이민영)

반디출판사

2012

3

늑대소년 (조성희)

이숲 출판

2013

4

아쿠스틱 라이프1 (난다)

애니북스

2014

5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문학동네 출판그룹

2016

6

응답하라 1997 (이우정 원작, 박이정 소설)

북이십일

2017

7

외딴방 (신경숙)

문학동네 출판그룹

2018

8

괜찮아, 넌 다를 뿐이야 (김두응)

반디출판사

2018

9

슈퍼스타 다이어리 (이정화)

오름미디어

2019

10

꿈을 요리하는 마법카페 (김수영)

꿈꾸는 지구

2019

11

종의 기원 (정유정)

도서출판 은행나무

2019

12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민음사

2019

13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가나출판사

2019

14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문학동네 출판그룹

2020

15

보건교사 안은영(정세랑)

민음사

2020 (예정)

16

7년의 밤 (정유정)

도서출판 은행나무

2020 (미정)

17

댓글부대 (장강명)

도서출판 은행나무

2020 (미정)

18

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다산북스

2020 (미정)

 

그래서 GPU는 그간 주로 신경숙, 조남주, 김영하 등 중량급 소설가들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번역출판해 왔다. 이중 <엄마를 부탁해<Ibu Tercinta)><82년생 김지영> 만큼 폭발적 인기를 모으진 않았으나 장기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판매되어 최근 중쇄를 찍었다.

 

하지만 올해 3<살인자의 기억법> 출판 후 벌어진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이후 <7년의 밤>, <댓글부대>, <물 만난 물고기> 등 한국 번역서를 포함한 전체 출판예정 도서들의 일정을 재조정 중이다.

 

코로나 피해와 대책

3개월 간 전국 서점망을 폐쇄한 그라메디아의 손실은 수치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710()에도 줄리아나는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재택근무 중이었다. 그러나 그라메디아에서 코로나로 인한 감원 등 인원조정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았다.

 

현재 그라메디아의 출판 부문들은 예외없이 반드시 순조로운 판매를 확신하는 책들만 신규 출간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 진행의 애로사항

줄리아나는 일부 한국 출판사와 코로나로 인해 연기된 출판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향후 일정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측이 요구하는 것처럼 그라메디아가 날짜를 콕 찍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정확한 일정에 대한 양국의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 강박관념의 정도를 서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 크다.

 

세금문제도 마찬가지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계약금 및 인세지불은 인도네시아에 경제적 거점이 없는 해외업체가 제공한 무형의 서비스에 대한 대금지불로 소득세 26(Pph 26) 원천징수 대상이다. 양국간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동 소득세는 그라메디아가 원천징수해 현지 세무당국에 납부해도 되고 한국 측이 해외소재 법인임을 증명하는 ‘DGT form’ 양식을 채워 제출한 후 전액을 송금받아 한국에서 납세하고 해당 납부 증빙을 그라메디아에 보내주어도 된다. 그라메디아는 이런 세무실무 디테일을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2) 하루출판사(Penerbit Haru)

하루출판사 CEO 리아 인드라 안드리아나 (Ria Indra Andriiana)가 인터뷰 질문지에 78()자 서면답변을 주었다.

 

한국서적 반응 및 정보접근방식

하루출판사는 번역서적 전문출판사인만큼 해외서적 정보 모니터링은 중요한 업무의 하나로 서적 에이전트 및 독자들의 추천을 받거나 한국의 온라인 북스토어, 네이버, 출판사들의 인스타그램, KPIPA, KLTI 의 웹사이트와 간행물, 해외지면에 실린 한국서적 리뷰와 뉴스 등을 통해 K-Book 동향을 수시로 파악한다.

 

이중 아이돌이 읽는 책, K-드라마에 등장한 책 등의 정보가 유용한데 대개는 설명이 BTSRM이 읽는 책’, ‘블랙핑크의 지수가 읽는 책이런 식이고 정작 책과 저자명이 표시되지 않아 정보파악이 어렵고 홍보효과도 떨어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K-POP, K-드라마의 지원을 받으며 하루출판사의 한국 번역서적들은 처음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히 최근 2년 사이 부쩍 수요가 커졌는데 코로나가 그 기세를 꺾은 셈이다. 하루출판사가 함께 주력하고 있는 일본 번역작품들도 반응이 좋은 편인데 일본작품 독자들은 대개 동시에 한국작품에 더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출판사 측은 파악하고 있다.

 

한국서적 번역출간의 애로사항

제작과정의 문제로는, 현재 여러 프리랜서 번역사들을 쓰고 있지만 세밀한 번역과 뉘앙스 전달이 가능한 역량 있는 번역사를 구하기 어려워 편집과정에서 애를 먹는다. 또한 문화적 차이로 한국에서 수용가능한 레벨의 섹스 장면, 성소수자 문제 등이 포함되면 해당 내용의 세부 묘사를 수정, 삭제하거나 아예 책을 출판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

 

홍보와 마케팅 측면에서는 하루출판사가 작가와 독자 사이의 유대형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원작자를 홍보 SNS에 태그해 독자들이 직접 한국의 작가와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나 간혹 작가가 모종의 이유로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 사례가 있어 출판사가 계획한 프로모션의 한 축이 무산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에선 이게 매우 중요한데 말이다.

 

코로나 피해와 대책

출판업계에 코로나 팬데믹 타격이 큰 것은 지난 3개월 간 전국서점 90% 이상이 문을 닫았기 때문인데 하루출판사는 다행히 매우 탄탄한 독자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고 설립 당시부터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어 서점이 아닌 판매처와도 제휴해 왔다. 하루출판사의 조직이 크지 않다는 것도 코로나 극복에 도움이 되었다. 조직이 큰 출판사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큰 손해를 입었다. 현재 온라인 판매에서 선방하고 있어 팬데믹을 거뜬히 버텨낼 것이다.

 

 

3)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 (Transmedia Pustaka)

편집장(Managing editor) 라니 안드리아니 꼬스와라(Rani Andriani Koswara)79() 서면인터뷰에 답변을 주었다.

 

한국서적 번역출판 절차

트란스메디아는 주로 자기계발서를 출판하는데 2019년 처음 한국서적을 번역출판하면서 유력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교보, 알라딘, 예스24의 판매순위를 통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파악하고 한국 친구들로부터 그들이 읽은 책들 중 추천을 받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일단 책을 선정하면 리뷰 담당자 보고서를 기반해 라니가 출판여부를 결정한다.출판 결정되면 원작가나 출판사와 접촉하는데 2019년 처음 한국서적을 손댄 트란스메디아는 당시 급히 한국 에이전트를 구해 저작권자 측과 계약서명을 진행했고 번역, 편집, 책 디자인을 마친 가본을 만들어 출판 전 한국측에 보여주고 동의를 얻었다.

 

  애로사항

한국 콘텐츠는 낯선 언어여서 편집과정이 가장 어려웠고 번역서적 제작비가 높아 로컬 서적들에 비해 부득이 비싼 판매가를 책정한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독자반응

<자존감 수업>(유홍균)은 의미심장한 톤으로 정신건강, 자존감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당초 21~35세 독자들을 대상으로 기획했는데 외외로 14~20세 독자층도 많이 찾아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BTS의 정국이 읽었다고 알려진 터라 처음부터 독자반응이 좋았다. 물론 K-POP에 관심 없는 이들도 21-35세 사이에서 이 책을 많이 구매했다. 김수현 작가가 직접 서명한 엽서들을 제공해 독자들이 더욱 큰 친근함과 존경심을 품은 것도 매출에 도움이 되었다.

 

이 두 권은 출간 이후 줄곧 자체 베스트셀러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 피해와 대책

팬데믹 직전 한국번역서적 판매가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후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미 편집작업을 진행한 책들까지 포함해 당장 더 이상의 신간을 낼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추가 한국서적 출간문의도 받고 있는데 2021년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고려해 볼 것이다. 

 

자체 출간한 작가 댄싱스네일(Dancing Snail)<Bukannya Malas, Cuma Lagi Mager Aja>가 여러 매체 토크쇼에서 거론되며 판매량에 늘고 있어 트란스메디아는 사태회복을 대체로 낙관하고 있다.

 

 

6. 나가는 글

 

현재 인도네시아는 물론 전세계적인 코로나 신규확진자 증가추이를 보면 코로나 상황은 올해 연말까지도 본 보고서에 계속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떨쳐낼 수 없는 감염병의 도전 속에서 타개책을 모색하는 모든 산업부문들은 적잖은 희생을 치른 끝에 각자 나름의 획기적인 질적 변화를 일으켜 갈등을 대폭 보완한 다음 단계로 진화할 것이며 그 과정이 어쩌면 벌써 태동하고 있으리라 사료된다. 그런 상황은 현지 출판산업도 마찬가지이고 단순히 서적판매 방식이 비대면 온라인 거래로 전환되는 방향성 외에도 새로운 경제환경 속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최소한의 이익을 우선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 프로토콜이 출연할 것이라 예측해 본다.

 

한편 위의 세 군데 출판사 인터뷰는 공히 K-book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K-pop, K-드라마 등 한류상황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졌음을 보여준다. 물론 모두 비슷한 입장이지만 특히 그라메디아 GPU는 신간 선정에 있어 그런 환경적 요인보다 책이 가진 본연의 힘에 더욱 방점을 두고 있다. 다른 부문이 몰고온 한류 열풍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K-Book 스스로도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국 콘텐츠 번역 출간에 관심을 가진 현지 출판사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파괴력 있는 한국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콘텐츠를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할 역량있는 번역사 부족은 KPIPAKLTI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2018년부터 <김비서가 왜 그럴까>(정경윤) 1,2, <설렘 주의보>(서한결), <달의 조각>(하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등을 번역한 하루출판사의 프리랜서 번역사 히야찐타 루이사 뜨레스나키(Hyacinta Louisa Tresnaki) 714() 대면 인터뷰에서 번역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한글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하는 번역비가 일반적으로 A4 기준 1만 루피아(830)로 책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250쪽 짜리 책 한 권의 번역비가 고작 250만 루피아(207천원). 이런 보수로는 양질의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라메디아 KPG 부문과 한국 청비스튜디오가 진행한 인니 호러만화 출간 당시 번역비는 알파벳 한 개 당 25루피아(2)150쪽 짜리 만화 한권 당 대략 250만 루피아 정도의 번역비가 나왔다. 오히려 하루출판사 번역사보다 대우가 낫다. 의미의 전달뿐 아니라 문학적 표현과 뉘앙스까지 문장에 녹여 넣어야 하는 현지 문학서적 번역사의 처우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크다.

 

따라서 한국 콘텐츠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활성화하고 그 함량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의 한국어-인도네시아 번역사들에 대한 교육, 양성,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심도있게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이상)

 

 

 

 

 

 

 

참 고 문 헌

 

인터넷 사이트 / 홈페이지

미잔스토어 홈페이지: https://mizanstore.com/

그라메디아 스토어 홈페이지: https://www.gpu.id/

부까부꾸 인터넷서점 홈페이지 http://www.bukabuku.com/

하루출판사 홈페이지 http://www.penerbitharu.com/

자카르타 북페어

https://www.thejakartapost.com/life/2020/06/30/jakarta-book-fair-goes-online-on-shope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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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미잔 베스트셀러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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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메디아 20206e-북 매출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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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둥 빨라사리 서점가 스케치

https://news.detik.com/berita-jawa-barat/d-5073977/pasar-buku-palasari-bandung-kembali-bergeliat-di-era-new-normal?_ga=2.241681218.1368986055.1594186672-1456540384.1578928316

 

인터뷰

그라메디아 GPU 아시아 번역서적 에디터 줄리아나 탄(Juliana Tan)

하루출판사 CEO 리아 인드라 안드리아나 (Ria Indra Andriiana)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 Managing Editor 라니 안드리아니 꼬스와라(Rani Andriani Koswara)

하루출판사 번역사(프리랜서) 히야찐타 루이사 뜨레스나키(Hyacinta Louisa Tresna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