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매일의 삶 (656)
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bCFwqw/btrOAiRzJg4/sQKWibwas7JfKQKc1kyNhK/img.jpg)
누구 잘못일까? 비행기 탄지 두시간. 이륙한지는 한시간 남짓. 쿠알라룸푸르까지는 3시간 20분 비행이라고 되어 있지만 KL은 자카르타보다 한 시간 빠르니 8시 출발해 11시20분 도착이라면 사실 2시간 20분 비행. 한 두 가지 글쓰는 과제를 끝내기 딱 좋은 시간이다. 그런데 역시 랩톱 배터리가 문제. 이륙 전부터 사용 시작한 랩톱이 KL 도착을 두 시간 앞두고 뱃터리가 거의 다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거의 두 시간을 썼으니 사실 자기 역할은 다 한 셈. 이틀 전인 10월 11일(화) 그라메디아 BIP 출판부문이 데시스 편집인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던 중이었다. 하루 전 받은 서면답변서를 토대로 다음날 대면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이 인터뷰의 시작은 몇 개월 전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한 한국작가가 ..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dqzolA/btrOwLHS2Al/XAGQBiWFaXyUL6rYaIqqzk/img.jpg)
2년반 늦어진 딸 결혼식 위해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아침. 사람 계획이라는 게 얼마나 부질없고 기약하기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끼는 시간. 계획대로였다면 2020년 4월에 싱가포르에서 조촐한, 그러나 사뭇 국제적인 행사가 될 터였다. 우리가 자카르타에서 날아가는 것 말고도 한국에서도 본가와 처가에서 여러 명이 도착해야 하는 일정이 될 예정이었고 당연히 그들을 위해 결혼식 이외의 시간계획이 세워져야 했다. 그래서 원래는 좀 더 북적거리고 흥청거렸을 딸의 결혼식. 하지만 3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은 그 계획을 모두 무산시켰고 딸도 싱가포르에서 해두었던 모든 예약을 몇 차례 연기한 끝에 결국 취소하고 계획보다 1년 후인 2021년 4월에 오빠와 시동생 부부 등 간촐한 증인들과 함께 싱가포르 당국에 혼인신고..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F5Gpm/btrN3921NDC/VrMBk6AKEg9Atwyb7QAtCk/img.jpg)
'해피 유니버시티' 15년 넘게 가족 전체가 서로 알고 지내는 메이가 이런 와츠앱을 내 아내에게 보내왔습니다. 당연히 아내는 얘가 왜 이런 걸 보냈는지 저게 무슨 뜻인지 물었습니다. 세상 간단할 수 있는 일을 메이가 자꾸 복잡하게 만듭니다. 옛날에 아직 2G폰이 대세일 떄 내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올 때 책상 위에 두고 간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가 들어왔는데 그걸 본 메이가 '웅크눈'씨한테 전화가 왔었다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게다가 그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 중에 웅크눈이란 사람은 없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Unknown' 모르는 사람한테 온 전화란 뜻이죠. 옆에서 눈 멀뚱거리면서 칭찬받으려는 메이에게 뭐라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그 메이가 보내온 '해..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d8wSNh/btrEw8T2oq0/nKMKADyUSP61QvYlkLG6KK/img.jpg)
사과나무와 글쓰기 사실 세상이 멸망할 때엔 우리가 무슨 짓을 하며 버둥거리든 다 부질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노자의 말처럼 그 순간 정말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 사과열매 맺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 그의 심란한 마음을 가다듬는 가장 효과적인 행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저 말을 한 철학자는 코 앞에 닥쳐온 세상의 종말 앞에서 절망으로 몸부림치거나 남은 시간 동안 술과 마약, 약탈 등의 형태로 그간 억눌러온 모든 욕망을 유감없이 드러낼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고고함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난 굳이 그 고고함에 묻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혼자 종말을 맞아야 한다면 아마도 골방에 들어가 글을 쓸 것 같습니다. 내겐 그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아시아 외..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b4jL4M/btrNwCrYLmK/XQyLAGGHZTNKnNVUMWeiwK/img.jpg)
원래 차차생일은 9월 22일. 그래서 그날 끌라빠가딩 본가 식당에 예약을 해 놓았는데 하필 그날 차차가 열이 심하게 나서 다음날까지도 등교도 못하던 상황. 결국 연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 손님들이 한국에서 들어오는 게 26일(월), 그런 다음 27일부터 29일까지는 수라바야 출장을 가야해서 9월 30일로 미뤘죠. 하지만 9월 30일엔 나한테 문제가 생겼습니다. 얼마전 한국에서 돌아온 후 일복이 터져 좀 무리했고 수라바야 출장기간 동안에도 다른 일들을 처리해야 해서 하루 세 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 것이 결국 독이 되었던 것입니다. 메니에르가 닥쳤는데 평소라면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들이 있었지만 하필 잠시 눈을 붙이고 조는 사이에 온 것이라 전혀 방어를 하지 못하고 full..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webp.q85/?fname=https://blog.kakaocdn.net/dn/8j7iR/btrNyGZ4iSG/7tC6iNxRwwvtZnW1fknxck/img.jpg)
자투리 시간 찬사 1시간 7분. 수라바야에서 자카르타까지 비행기가 날아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다.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하는 그 비행기를 타기 위해 우린 아침 10시반에 호텔을 체크아웃했고 간단한 기념품 구매, 점심식사를 한 다음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세 시간 넘는 자투리 시간이 생긴 것이다. 대개의 경우 난 어딘가 앉을 곳이 있고 와이파이도 터지는 곳에서 겪게 되는 자투리 시간을 환영하고 한껏 즐기는 편이다. 보통 긴 기사를 하나 번역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전후, 수필을 하나 쓰는 것도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인천공항에서 트랜짓을 위해 다섯시간을 기다려여 한다면 난 기사 하나 번역하고 근사한 수필도 하나 써놓고도 아직 한 시간 정도의 시간여유를 가지며 뭘 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