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세바시 인생질문 에세이 (206)
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탑승트랩 8월 17일은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그에 걸맞게 오늘 모든 신문들이 76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정치인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관련 연설을 담았습니다 그에 못지 않게 8월 23일까지 연장된, 그러나 실제 내용은 여러 부분 상당히 완화된 코로나 관련 사회활동제한조치(PPKM) 소식, 그리고 어제 개회한 인도네시아 상원격인 MPR 국회 연례회기 개최 소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걸 다 합친 정도의 기사량을 보인 것인 아프가니스탄 카불 함락소식이었습니다. 예전 911사태 직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인도네시아인들도 자체적으로 청년들을 모아 군사훈련을 시키고 그 일부를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 보내 탈레반 편에서 미군과 싸우게 했었죠. 거기서 돌아온 아프간 전사..
스테이크 먹기 ROTC 소위 임관하기 직전인 1986년 2월 한화그룹에 막 입사했을 때, 당시 아직 한화 계열사였던 경인에너지 연수원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습니다. 거기서 교육 그 자체보다 맛있고 정갈한 연수원 음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 회덥밥을 처음 먹어보고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나 싶었습니다. 군시절 군사분계선 가까이 GOP 안에 있던 우리 부대에서 1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캠프 그리브스'라는 미군부대가 있었는데 거기 장교클럽에 자주 가면서 당시 한국 수퍼에서는 구할 수 없던 버드와이저, 미켈럽 같은 맥주들을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간혹 이런저런 특식이 나올 때도 있었는데 어느날 피가 줄줄 흐르는 미디엄-레어 쿡의 스테이크가 그렇게 입안에서 살살 녹는 음식이란 걸 처음 알았습니다. ..
광복절 네 건의 마감원고들 중 간신히 하나 끝낸 상태지만 원래는 16일(월)에 마감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원고 달랑 하나만 있던 것이 갑자기 늘어난 겁니다. 하지만 그 16일 마감원고 때문에 포가한 것이 현지 역사단체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에서 주최하는 독립기념일 세미나였습니다. 2018년부터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서 활약한 한국인 전사들'이란 테마로 독립전쟁(1945.8~1949.12) 기간 동안 네덜란드군 점령지역이던 서부자바 가룻 지역에서독립군 유격대 활동에 참여한 양칠성, 국제만 같은 사람들을 조명하던 히스토리카가 올해는 일제강점기(1942~1945) 당시 중부지바 암바라와(Ambarawa)에서 고려청년독립당을 만들고1 일본군 병영에서 무장봉기했던 한국인 군무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려 했습니다. 하..
예술의 한계와 대통령 연임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얼굴을 그린 거리의 화가를 경찰이 뒤쫒고 있다는 CNN인도네시아의 8월 13일 기사를 번역하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허용가능한 예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전엔 초상권 침해를 피하기 위해 저런 식으로 눈을 가렸습니다. 물론 검정 사각형을 사용하는 게 보통이었고 그렇게 인물 특정을 피할 수 있었는데 경찰은 저게 조코위 대통령 초상이라고 확신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눈 위에 씌여진 '404: Not found'라는 문구는 입력한 URL 주소의 웹사이트를 찾을 수 없을 때 화면에 뜨는 에러 메시지인데 그걸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였던 거죠. 자카르타 인근 땅그랑시의 한 작은 교량 밑 통로 벽면의 이 벽화는 결..
기억력 주차한 곳을 기억하기 위해 주차장 기둥번호를 찍어둬야 하는 것은 기억력이 그만큼 감퇴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더 이상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어진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요? 2021. 8. 13.
해야 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하면 안되는 일 원래 널널할 예정이었던 8월에 에정에 없던 일들이 추가되면서 갑자기 마감이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13일 출판진흥원: 현지 출판사들의 팬데믹 대책 현황 보고서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인니정부 헛발질 코로나 대응에 대한 언론보도' 원고 23일 한국전략개발연구소: 현지 아동 및 노인 복지서비스 1차 보고서 30일 영화진흥위원회: 현지 상영관산업 현황 보고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들어 열흘 정도 대체로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시간을 소비했는지 스스로 납득이 잘 안가지만 한번 왕복에 하루가 거의 다 깨지는 BSD에도 그간 세 번씩이나 다녀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16킬로 감량목표를 세운 후 5킬로 정도 빼면서 찾아온 무력감, 초조함, 코칼로리 음식에..
청춘 오늘은 이슬람 새해입니다. 당연히 인도네시아는 휴무입니다. 아침에 차차 엄마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아이들 얘깁니다. 마르셀이 오늘 휴일이라는 사실에 한탄하고 있다는 거에요. 예쁘게 생긴 마르셀은 유치원도 다니기 전부터 여자애들이 줄을 서서 따라 다녔는데 2년쯤 전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고 팬데믹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동안 점점 더 사각형이 되어 갔습니다. 학교 간지가 이미 1년 반도 전의 일이 되었는데 줌으로 하는 수업에서 본 '펠리시아'라는 여학생에게 마음을 뺏긴 모양입니다. 얼마 전엔 펠리시아가 뽀뽀해 주는 꿈까지 꾸었다고 한 걸 차차 엄마가 살짝 귀띔해 주더군요 학교엔 못가더라도 줌으로 펠리시아를 만나야 하는데 하필 오늘 왜 휴일이냐며 한숨을 쉬더랍니다. 초등학교 6학년 마르셀에게 사춘기가 ..
시행착오 자카르타에서는 사회활동제한 4단계가 8월 13일까지 다시 일주일 연장되었지만 같은 4단계의 내용은 매주 달라집니다. 이번 주부터는 몰과 종교시설이 문을 열고 수용인원의 20%인가 25%를 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난 원래 9월 1일로 날짜가 박힌 백신 2차 접종을 오늘 받아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은 1차 접종일로부터 8-12주 사이인데 9월 1일은 그 12주를 꽉 채우는 날이지만 오늘로 일단 8주는 지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틀 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고 오늘 접종장소인 따만앙그렉 몰에 갔습니다. 따만앙그렉 몰. 끌라빠가딩에서 50분 정도 걸리는 자카르타 남부의 고급 몰 중 하나. 금주 영업재개 예정이지만 아직 영업 전. 그래서 오직 주차장 6층의 엘레베이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