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일반 칼럼 228

인도네시아에 부는 한류의 특징적 단면

K-pop으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드라마, 음식, 예능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인도네시아에서 소비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한류의 키워드를 대라면 ‘직수입’과 ‘자생적’이란 단어로 압축됩니다. ‘직수입’이란 2만~4만 명 규모의 작은 현지 한인사회가 대부분 일하러 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 경제적이라면 몰라도 문화적 측면에서는 영향력이 매우 약해 현지인들이 한류를 접하는 것은 현지 교민사회를 통하지 않고 별도의 경로로 한국 콘텐츠에 직접 접속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대사관 등 정부기관이나 한인회 등 현지 교민단체들이 문화부분에서 딱히 획기적인 기능을 능동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부분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문화원, 콘텐츠진흥원 정도가 관련 행사들을 기획하여 진행하지만 단발성이거나 한국..

일반 칼럼 2023.04.15

자카르타에서 만난 핵고등어

핵고등어 끌라빠가딩 그랜드럭키 수퍼마켓에 생고등어가 싸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한류성 어종인 고등어가 열대의 인도네시아 수퍼마켓에 등장한 것은 대략 15년쯤 전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뿔로마스 지역 수퍼린도(Superindo) 매장에 잔뜩 들어온 고등어를 보고 무궁화수퍼의 꽁꽁 얼은 냉동 고등어 말고 이제 인도네시에서도 생고등어를 구워 먹을 수 있게 되었다며 감격에 겨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싸서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머스마켓 같은 곳에 가면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파는데 가격이 결코 싸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싸도 100g당 6천 루피아선, 비싸면 8천 루피아 선이었는데 그랜드럭키에서 본 고등어는 그 반값이었습니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물건이 너무 싼 값에 나와 있다면 유명 ..

일반 칼럼 2023.04.13

재물주술은 왜 인간의 목숨을 제물로 삼을까?

반자르느가라 사건으로 본 인도네시아 재물주술의 실상 내가 인도네시아 무속에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기 시작한 것이 2014년의 일이니 벌써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친구가 뻴렛주술의 피해자가 된 듯한 증상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판단을 하던 그 친구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3년은 족히 걸렸고 그 후유증의 흔적을 아직도 간간히 보이곤 합니다. 당시 그 친구를 돕고 싶어도 내막을 모르면 도울 수 없다는 생각에 시작한 공부가 이젠 대충 교민사회에선 나름 귀신전문가로 통하게 만들었고 몇년 전에는 심지어 그라메디아에서 출간한 귀신만화 스토리작가로 참여하기도 하고 현지 역사협회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가 주최한 줌 세미나에서 인도네시아 귀신 강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뭔가에 ..

일반 칼럼 2023.04.10

롯데의 본질, 정권의 본질

롯데쇼핑애비뉴 LG 층에 한국 먹자골목이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안으로 들어가보니 바로 일본 거리가 등장합니다. 사실 이건 일본에서 태동해 한국까지 사업권을 확장한 롯데라는 기업의 본질이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롯데가 현 한국정권에 한 방 메기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인줄 알았는데 조금 들어가 보닌 그 안엔 일본이 있더라...... 현재의 친일적 한국정권을 풍자한 롯데. 나빴어. 2023. 3. 30.

일반 칼럼 2023.04.04

인도네시아 U-20 월드컵 유치권 박탈, 그 후폭풍

U-20 월드컵 유치권 박탈, 그 후폭풍 조추첨 행사를 취소하는 등 나가도 좀 너무 나간다 싶더니 결국 3월 30일(목) 새벽 FIFA로부터 인도네시아의 U-20 월드컵 유치권을 박탈한다는 공식 통보가 날아들었다. 어떤 이들에겐 예견된 것이었지만 인도네시아의 수천만 축구팬들을 비롯한 수많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는 충격적인 비보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인도네시아 정부나 축구협회, 그리고 이스라엘팀 참가 반대에 가담해 불에 기름을 부은 정치인들은 국가의 외교원칙 수호를 위해 국제 스포츠행사의 이권 따위 초개와 같이 버렸다며 최선을 다해 현 사태를 정당화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3월 28일(화) 스포츠와 정치를 뒤섞지 말라는 기류를 타고 인도네시아가 개최하는 20세 미만(U-20) 월드컵에..

일반 칼럼 2023.03.30

인도네시아식 포털 뉴스편집 금지법

대통령령으로 준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식 포털 뉴스편집 금지법 인도네시아 언론인협회(Persatuan Wartawan Indonesia-이하 PWI)[1]는 1946년 2월 9일 솔로(Solo)라고도 불리는 중부자바의 수라카르타(Surakarta)에서 설립되었다. 인도네시아의 국부로 추앙받는 수카르노가 독립선언을 발표한 것은 대한민국 해방보다 이틀 늦은 1945년 8월 17일. 그로부터 반년 후, PWI가 설립될 당시의 신생 인도네시아 공화국은 과거 식민지를 되찾으려 돌아온 네덜란드를 상대로 치열한 독립전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1945년 10월 27일부터 약 한 달간 벌어진 이른바 ‘수라바야 전투’에서 인도네시아는 막 나치 치하에서 벗어나 국가 재건에 여념이 없던 네덜란드를 대리해 먼저 상륙한 영국군에게 ..

일반 칼럼 2023.03.12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기념사업(안)

제안: 서부자바 가룻(Garut)군 빵에란 빠빡 부대 기념사업 1. 개요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당시 네덜란드 점령지역이었던 서부자바 가룻군에서 한국전쟁 당시 구월산 유격대처럼 적진 후방을 교란하며 신생 인도네시아 공화국 편에서 싸웠던 빵에란 빠빡 부대(pasukan pangeran papak – 이하 PPP) 기념사업을 가룻군,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역사협회(Historika Indonesia - 이하 히스토리카) 등과 제휴하여 진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2. 경위 PPP는 교민사회에도 잘 알려진 양칠성과 그의 동료들이 합류해 싸웠던 인도네시아 독립군 유격대입니다. 지난 2017년 경부터 히스토리카가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몸바친 한국인 전사'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세..

일반 칼럼 2023.03.03

산디아가가 통합개발당(PPP)으로 가려는 이유는?

그린드라당 아이콘 산디아가 우노의 통합개발당(PPP) 입당 논란 배경은?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이 조만간 통합개발당(PPP)에 입당할 것이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산디아가 장관 본인은 ‘쁘라보워 수비얀토 그린드라당 총재의 뜻을 따를 뿐’이라는 선문답 가까운 입장을 내놓을 뿐이고 정작 쁘라보워 자신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산디아가는 2019년 대선 당시 쁘라보워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차출되어 자카르타 부지사라는 현직을 내려놓고 그린드라당와 함께 뛰었던 인물이다. 당시 비록 낙선했지만 그린드라당 산하 조직에서도 꽤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고 2019년 10월 쁘라보워가 국방장관이 되어 조코위 정부 연정에 전격 합류하자 산디아가 역시 2020년 12월 ..

일반 칼럼 2023.01.07

인도네시아 언론의 자유 현주소

언론자유 직격한 형법개정안과 언론사 경찰 프락치 사건 인도네시아가 독립선언을 한 것은 1945년 8월 17일의 일이다. 그 후 곧바로 네덜란드를 상대로 4년 좀 넘는 기간동안 치열한 독립전쟁을 치렀다. 당시 네덜란드 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독일에게 짓밟혀 폐허가 된 상태였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식민지를 되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군대를 보내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독립전쟁 초창기에 수카르노의 인도네시아 공화국군은 네덜란드군이 아니라 버마 전선 등 아시아에서 실전 경험이 풍부한 영국군과 맞붙어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 오랜 식민지 기간 동안 당시 ‘동인도’라 부르던 인도네시아 상류층을 형성했던 네덜란드인들, 네덜란드인과 현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들, 그리고 토착귀족들은 독립전쟁 초창기에 ..

일반 칼럼 2022.12.22

12월 24일 세컨드홈 비자 정책 공식 시행에 즈음하여

부유한 은퇴자들이여, 인도네시아로 오라! 12월 13일(화)자 자카르타포스트에 이런 제목의 사설이 실렸습니다. 세컨드홈 비자의 시행을 앞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외국인사회를 대변한, 상당히 공감되는 글입니다. 영문지인 자카르타포스트 독자 대부분이 외국인임을 감안하면 자카르타포스트가 독자 친화적 글을 쓴 것이 어느 정도 당연하다 여겨지는데 대개 발리에 살고 있는 호주와 유럽인 은퇴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 것 같고 우리 한국인 역시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어서 여기 옮겨 봅니다. ================================= 수년 또는 수십년 동안 인도네시아에 거주한 수천 명의 외국인 은퇴자들이 과연 인도네시아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을지 여부를 이제 며칠 후면 알게 됩니다. 정부는 10..

일반 칼럼 202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