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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반둥에 수금 나갔던 직원들이 돌아온 것은 저녁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7시가 좀 넘어 사무실에 돌아온 에도는 도대체 뭐가 그리 복잡한지 훨씬 늦게 돌아온 다른 영업팀들이 속속 보고서를 제출하고 퇴근한 후에도 두 시간이 넘도록 결산보고서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쩔쩔 매..
열번 째 라운드..... 메이가 반둥에서 두 여직원을 데려 온 것은 나로서도 나쁘지 않은 생각으로 보였습니다. 뚜따가 처음 금전사고를 낸 후 회사에서는 그런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에도와 무하마드는 물론 다른 모든 직원들이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분명 그 악영향을 받고 있었습..
영업직원 활약사 (9) 그 해 1월. 에도가 내 방에 들어선 것은 오전 11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마케팅 전문인 우리 회사에서는 아침에 잠깐 미팅을 하며 내가 상황보고를 받고 나름대로 업무진행상황을 파악한 후 필요한 사항들을 지시하고 나면 직원들은 곧바로 필요한 자료와 물건..
여덟번째 라운드... “너 도대체 어쩌려고 그래…?” “미스터르, 이제 나 짜르실 거죠?” 메이는 한껏 매서운 표정을 지으려 하지만 금방이라도 넘쳐 흐를 듯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눈을 하고서는 여의치 않은 일입니다. “내가 널 왜 짤라? 바보 같은 소리 좀 하지 마.” “곧 일을 제대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에쩽곤독(Eceng Gondok) 이라고 부르는 식물이 있습니다. 어쩌면 연꽃과에 속할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이 식물에 대해 내가 학술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일반적인 외관과 속성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어요. 에쩽곤독은 더러운 고인 물에서 자생..
계속 골때리기 - 여섯번째 라운드 “그렇게 배가 불렀는데 오토바이 타고 나갈 수 있겠어?” “아직 충분해요. 걱정 마세요.” 내가 걱정하는 투로 말하면 띠따는 반색을 하며 그렇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처음엔 대견스러웠지만 나중에 진실을 알고 난 후엔 가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
인니 영업직원들의 골때리는 활약상 - 다섯번째 라운드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동안 인도네시아인들이 몹시 비겁하다고 느껴지는 경우를 많이 겪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인도네시아인들이 무조건 비겁하다고 정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부패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
이완(Iwan)은 위키와 마찬가지로 원래 운전수로 뽑았던 친구였어요. 빠더망안(Pademangan)의 슬램에 방을 얻어 혼자 살고 있던 30대 초반의 이 친구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꽤 귀엽고 꽤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어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고 판매영업도 시켜보니 곧잘 해냈습니다. 그래서 나는 메이가 자기 약혼자라고 소개하며 데려와 이제 꽤 오래 함께 일했던 에도와 함께 이완이 현장 영업의 한 축을 담당해 주기를 기대했지요. 어차피 엄청나게 막히는 자카르타 시내를 종횡무진하기에는 오토바이가 가장 효율적인 이동수단 이었고 우린 남자직원과 여자직원 한 명씩 두 명을 한 팀으로 묶어 내보냈습니다. 수금한 돈이 적잖은 경우도 많았고 고가의 제품들이 든 가방을 들고 다녀야 했으므로 남자직원은 오토바이를 운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