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홍수 8

삶의 질

자전거의 부활 내가 자전거를 산 건 마르셀이 아직 두 살쯤 되었을 때니까 2012년 전후였던 것 같습니다. 원래 운동하려고 산 자전거인데 운동할 시간이나 장소가 만만찮으니 별로 쓸 일이 없었습니다. 당시 자카르타엔 매년 2-3월에 대홍수가 나 며칠씩 차가 다닐 수 없게 되곤 했는데 자전거는 그때 요긴하게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일년에 몇 차례 사용할 일이 없어서 집안에 보관하기엔 덩치만 큰 애물단지였다가 어느날 아이들한테 양도하기로 마음먹고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게 4년쯤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메이네 집에 뭔가 가져다 주면 다 금방 고장나거나 못쓰게 되어 버리곤 합니다. 자전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홍수때마다 집이 침수되면서 자전거도 물속에 ..

비를 대하는 마음

우기(雨期) 인도네시아의 Musim Kemarau(건기)는 3월-8월, Musim Hujan(우기)는 9월-이듬해 2월 정도라고 배웠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처음 부임했던 1995년엔 정말 그런 것 같았는데 21세기에 들어선 후에는 그런 구분이 엉망진창이 되어 우기가 11월쯤 시작하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건기에도 심심찮게 폭우가 내리더니 백신도 혼자 못맞는다 하여 그거 도와주러 나간 9월 7일 지난 화요일 오전 남부 자카르타에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백신접종이 이루어지던 RSUD Mampang Prapatan 즉 맘빵 사거리 지역병원은 말하자면 지역 보건소 바로 윗 단계 정도의 병원인데 이미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 여러 달이 지났지만 행정적으로 절차나 방식이 별로 3개월 전 1차 접종 때와 별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