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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술라웨시 대홍수

beautician 2017. 3. 14. 01:38


2013년 7월초 술라웨시 떵가라 주에는 35년만의 대홍수가 발생해 주도 끈다리도 물에 잠겼습니다.

문제는 7월 17일 끈다리 북방 200km 지점에 있는 꼬나웨 우따라 (Konawe Utara) 군의 또비메타(Tobimeta)라는 곳까지 들어가야 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그 길이 정말 험난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이 정도는 일단 약과였고요.


왕구두(Wanggudu)를 100km 정도 지나온 지점에서 만난 대홍수. 길이 약 300미터 정도 끊어져 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차량은 뗏목에 태우고....


이 뗏목 관계자들이 다 올라타 차를 호위...아니면 도망 못가게 감시.  요금은 편도 70만 루피아, 약 8만원 정도.


반대편 부두(?)


배는 뗏목을 타고 가는 동안 사람들은 다른 카누를 타고 건넜습니다. 우측으로 흐르는 물살이 빨라 배는 10시 방향을 향해 모터를 풀가동해야 정면의 목적지에 갈 수 있었어요.

산넘어 산. 그렇게 끊긴 도로를 뗏목타고 건너고 나니 얼마 지나지 않은 곳에서 진흙탕이 된 오르막기를 만났습니다.


이게 현지어로 룸뿌르(Lumpur), 그러니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도 모르긴 몰라도 옛날에 이런 진흙탕이 장난이 아니었으니 그런 이름이 붙었겠죠?


그래서 오프로드용 차량들도 별수 없이 줄지어 서서 자기들을 끌어올려줄 중장비를 기다렸고요.


그 와중에 인근마을 양아치들은 오토바이 통행용 포탈을 만나 관리하고


그러면서 삥 뜯고....


결국 그 날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해 묶게 되었던 랑기끼마(ranggilkima)의 여인숙.

엎친 데 덮친 끊어진 다리... 건너편에 보이는 초소 비슷한 것은 인근 암본 정착촌의 양아치들이 전날 밤부터 이 다리를 관리하면서 지나는 차량들에게 삥을 뜯는 본부입니다. 찬스를 놓치지 않는 민첩함이 엿보이는 부분이지요.


완전히 끊어진 건 아니고 중간 버팀목이 부러진 상태여서 일단 사람들은 우선 도보로 건너고요.


그런 다음 차량이 살살 따라오는 방식으로 건너는 거죠.  나중에 9월에 들어서서 이 다리 밑에 전복된 트럭을 보았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견인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돌아가는 길. 다시 그 끊어진 도로를 건너야 했는데 이번엔 인원들도 모두 차량에 타고 뗏목에 올랐습니다.




그 끊어진 도로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그나마 차량으로 건널 수 있는 범람지역이 있었는데 전날엔 너무 위험스러워 사진도 찍지 못했지만 돌아오는 길엔 물이 좀 빠진 상태였어요.






하지만 아이들을 즐거울 뿐이었고요.


그러나 술라웨시 떵가라를 강타한 대홍수의 여파는 7월말까지도 그 후유증이 계속되었고 대범람이 있었던 지역들은 2-3주가 지나서야 물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201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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