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후기 처음엔 마라 루슬리(Marah Rusli)의 (1922)와 함카(Hamka)의 (1938) 사이에서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식민지 시대에 쓰여진 작품이고 공교롭게도 둘 다 독특한 전통과 관습을 가진 서부 수마트라 미낭까바우(Minangkabau)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거든요. 번역 후보작으로 최근작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00년 가까이 된 소설들을 후보작에 넣은 것은 인도네시아 문학을 논할 때 비켜갈 수 없는, 현대소설 초창기의 기념비적 작품이란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중 결국 로 결정한 것은 함카라는 작가가 인도네시아 문화사는 물론 교육, 종교, 정치사에 있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그는 처음엔 언론인이자 작가였고 이후 이슬람 연합체 성격의 마슈미 당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