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일무끄발 6

자카르타 시내에서 눈싸움 거는 남자들

길바닥 눈싸움 인도네시아에 와서 처음 5년쯤 지나는 동안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것은 거리에서 이상한 객기를 부리는 현지인들이었어요. 특히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좁은 골목 한 가운데로 걸어가면서 뒤에서 차가 와서 경적을 울려도 돌아보지도, 피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귀머거리라서 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매우 기분 나쁜 표정으로 슬쩍 돌아보고는 계속 그대로 길 한가운데를 걸어갔습니다. 내가 너 따위한테 길을 비켜줄 것 같아?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도로를 횡단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명백히 자신이 교통위반을 하고 있으면서도 운전자를 노려보며 어슬렁거리며 지나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쳤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카르타 주민들이 다 건달들이냐 하면 실제로 얘기를 나눠보는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사근사근하기 이를 ..

[무속과 괴담 사이 (9)] 죽여도 죽지 않는 사람들

죽여도 죽지 않는 사람들 1945년 8월 독립 직후 1949년 12월 공식적으로 주권을 되찾기까지 처절한 독립전쟁을 벌이고 있던 수카르노의 인도네시아 정부군은 1948년 1월 17일 자카르타에 정박한 미군 전함 렌빌(Renville)호 함상에서 네덜란드군과 정전협정에 서명합니다. 렌빌 조약은 1946년 11월 링가자티 협정 이후 두 번째 정전협정입니다. 이로서 그 해 12월 네덜란드군이 정전협정을 깨고 인도네시아 공화국 임시 수도였던 족자를 짓쳐 들어올 때까지 1년이 채 못되는 짧은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이 시기에 수카르노-하타 정부는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공화국 내부상황을 추스르며 정비를 시작하지만 그해 9월 중부자바 소재 마디운(Madiun)에서 공산당 봉기는 공화국의 기반을 위태롭게 했습니다. 1..

금강불괴 신체술 – 일무끄발(Ilmu Kebal)

금강불괴 신체술 – 일무끄발(Ilmu Kebal) 아직도 인도네시아의 흑마술과 귀신들의 세계에 대해선 둘러볼 부분들이 잔뜩 있는데 벌써 르바란 휴무가 다 끝나 이젠 생업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입니다. 몇 편 정도만으로 전체를 훑어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은 철저히 빗나가 우리들이 인도네시아 귀신들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까지 들어가다 보니 거의 백가지는 넘을 듯한 인도네시아 귀신들 중 대표선수들만 대충 둘러 본 셈이 되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한 만화가가 그린 인도네시아 귀신 어벤져스인데 왼쪽부터 웨웨곰벨, 그 옆은 부토이조(Buto Ijo)일까요? 대략 정체불명인 이놈이 누군지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그 옆이 뽀쫑, 뒤의 어금니 삐져나온 덩치가 겐더루워(Genderuwo – 모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