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반더베익호의 침몰 6

<반더베익호의 침몰> --> <판데르 베익호의 침몰>...ㅠㅠ

한세예스24재단에서 지난 9월말 완성해 보낸 번역책 원고에 대한 메일이 왔습니다. 2주쯤 전에 외래어 표기에 대한 의견이 오간 후였습니다. 너무 원어발음을 강조한 가 부담스러웠지만 결국 국립국어원의 외래어표기 규정에 따라 책 제목은 에서 로 변경될 모양입니다.ㅠㅠ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죠. 2. 제목 《판데르 베익호의 침몰》로 정리하겠습니다. 역자께서도 메모를 통해 이 제목을 허용하신다고 했으니 . 무엇보다 '판데르'는 국립국어원에서 확실히 용례를 제시하고 있고 국내 출판계에서도 이를 따르는 상황이라 예외를 둘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역자께서 의견 주신, 네덜란드어 'van'은 국내에서는 '판'으로 표기합니다. '반'으로 표기하는 것은 원래 잘못된 사례입니다. https://ko.dict.nav..

80년 전에 보았던 요즘 세상

요즘 세상 사람들은 배우자가 추구하는 사랑의 본질, 인간으로서의 수준, 사고방식과 포부 같은 것을 알아보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서 사람들은 재력, 출신부족, 관습, 가문 같은 것을 오히려 더 중요한 결혼조건으로 여긴다. 요즘 사람들은 껍데기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다. 멋진 집을 보면 사람들은 그 집을 디자인한 설계자의 능력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라는 결과물에만 감명을 받는다. 훌륭한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사상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글의 형식을 따라가는 데에 몰두한다. 만약 그가 아름다운 여인의 외모에 끌린다면 이를 창조한 신의 권능보다 악마의 욕망이 그의 마음 속을 파고 든 것이다. - 에서 - 1938년 인도네시아의 성직자이자 문인이었던 함카(Hamka)는 당시의 세태..

오역 사례

완역본 마지막 퇴고 중. 9월 말에 납품하기 위해 시간 조절을 잘 한 편이지만 큰 오역들 모두 잡고 나니 사소한 오역들이 아직 보인다. 어느 정도 퇴고된 상태에서 오역을 잡는 방법은 속도를 내며 읽다가 뭔가 걸리는 부분을 원문과 다시 비교하는 방식이다. 물론 오역보다는 매끄러운 한국어로 옮기지 못한 탓이 많지만 실제로 오역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퇴고를 두 세 번 한 이후에도 작은 오역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책이 출판되면 나중에 두고두고 손가락질 당핳 거라 생각하면 뒤통수가 캥긴다. 오래전 아직 비디오테이프를 걸어서 영화를 보던 시절 어떤 전쟁영화를 보다가 자막에 나타난 오역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광산지역에서 어서 빠져나와!" 이런 대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2차 세계대전 유럽전장에서 ..

출판 2020.09.27

두 번째 책 번역 완료

1차 번역이 끝났다. 물론 이후 퇴고와 감수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10일 정도 밖에 없으니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퇴고를 많이 할 수록 좋겠지만 당초 예정한대로 두 번 정도를 하되 가독성에 대해서는 2~3명에게 테스트를 해보기로 한다. 번역서로는 두 번째 책이지만 한국에서 발간하는 종이책으론 세 번째, 인도네시아에서 그라메디아랑 계약해서 출판한 만화책 포함하면 여섯 번째 책이다. 정말 작가가 된 듯한 느낌....새삼 든다^^

파자르 부스토미와 부야 함카

파자르 부스토미와 부야 함카 오늘은 영화 이야기입니다. 2017년 9월에 개봉된 CJ 엔터테인먼트 합작영화 (Pengabdi Setan, 조코 안와르 감독)에 420만 명 관객이 들어 그해 로컬영화 흥행 수위를 차지하면서 당시 인도네시아 영화판은 목하 호러 영화 천지로 흘러갈 기세였어요. 하지만 불과 몇 개월 후인 2018년 1월 개봉된 (Dilan 1990)이 630만의 관객을 불러들여 그해 로컬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면서 청소년 로맨스 장르가 급부상합니다. 이 성적은 인도네시아 로컬영화 전체를 통틀어 역대 2위 흥행성적이기도 했어요. 불과 30년 전인 1990년대 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이 그 또래 젊은이들은 물론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40~50대 인도네시아인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죠. 마치 , 같은 한..

영화 2020.09.16

반더베익호의 침몰 - 목하 번역 중

한창 (Tenggelamnya Kapal van der Wuijk)이란 책을 번역 중이다. 원래는 2월 말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5월까지 3개월간 밀린 글쓰기를 완료하고 6월 늦어도 7월엔 술라웨시 니켈광산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회사를 2월 말에 그만 두는 건 그 모양새가 내 원래 생각과는 좀 달랐지만 시간만은 기가 막히게 맞췄다. 그런 다음 밀린 글을 쓰는 건데, 그걸 3개월 내에 끝내는 게 사실은 좀 문제 있어 보였다. 밀린 글이라는 게, 1. 재인도네시아 한인이주 100년사 - 내가 맡은 기관 및 단체 편 2. 그라메디아와 계약한 만화 10권 - 나는 스토리작가로서 호러만화 5권 에피소드 100개와 인도네시아 위인 5명(수카르노, 하타, 수디르만, 디포네고로, 까르티니)의 스토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