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등단장사 6

술먹어서 개가 됐을까? 아님 원래?

일과 삶의 균형 예전에 한국에서 회사 다니던 시절엔 가정을 버리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을 수시로 듣곤 했습니다. 그런 헛소리를 전업작가가 된 이후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족을 버릴 각오로 문단에 들어올 생각이 있습니까?” 빈땅 병맥주 네 병째부터 A시인이 주사를 부리기 시작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난 문학을 위해 가정을 버린 사람입니다. 진심으로 등단해 글을 쓰려면 그 정도 각오는 되어 있어야 해요.” 그는 모름지기 시인들이란 괴짜여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프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세요. 자카르타에 문인이 몇 명이나 있어요? 그 사람들 중에서도 누가 당신한테 시간 내서 이런 얘기를 해주겠어요?” 그간 대충 알고 지내던 롬복에 살던 그가 2 주일가량 자카르타에서 ..

[펌] 문예지의 등단장사

문예지의 등단장사 얼마 전 한 작은 문예지 공모에 글을 보냈는데 오늘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그들은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몇몇 등단에 필요한 항목을 제시하며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는데 역시나 그것은 등단비에 필요한 얼마의 돈과 또 문인협회 가입에 필요한 얼마의 돈을 합쳐 공모 선정자에게 주는 특혜인 양 기십만원의 돈을 요구하였으며 개별 등단자는 거기에 백만원을 더 내야 등단할 수 있다는 가격 비교표를 덧붙여서 마치 공모당선의 자부심과 차별성을 가지라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단지 글을 발표하고 싶었을 뿐이며, 이미 작년 적도문학상 당선을 통해 오히려 상금을 받고, 해외신인작가로 문단에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에 이름이 올라가 있으며(올라가 있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다.), 하여, 당연히 사전 공지에 ..

출판 2019.05.03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선택

내가 사는 자카르타에도 문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문학을 동경해서 서로 만나 책과 독후감을 나누고 독서회를 갖고....그런 것이 참으로 정겹던 동네였습니다.문인들이 책을 내고 등단하고 협회가 조직되고 다른 조직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그런 정겨운 분위기가 더욱 발전해 나갔다면 정말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해외에 나간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기 위해 비행기를 탄 사람들은 없습니다. 살기 위해 일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고국을 떠난 것이죠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젊은 날의 꿈을 기억해 내고 늦은 나이에 원고지를 꺼내들거나 컴퓨터 워드 프로그램의 프롬프터를 노려보며 손가락을 푸는 겁니다. 그런 순간엔 분명이 벅참이 넘쳐 흐릅니다. 그건 꼭 시인이나 소설가란 타..

일반 칼럼 2018.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