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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인도네시아에는 아직도 몇 명의 술탄이 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술탄은 과거 수하르토정권 시절에도 국민적인 인기와 명망을 얻고 있었던 하멩꾸부워노 10세. 족자라고 흔히 발음하는 중부 자바의 Yogyakarta에서 끄라톤(Kraton)이라고 불리는 회교왕궁에 살고 있다. 술탄이 사는 끄라톤은 Yogyakarta 뿐이 아니라 수마트라 북쪽 끝의 반다 아쩨(Banda Aceh)와 서부자바의 동쪽 끝인 찌레본(Cirebon)에도 있다. 지난 97년 Cirebon에 처음 가보았을 때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뻐르따미나(Pertamina)의 대형 정유공장 뒤쪽을 지난 적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무장지대의 철책선처럼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가던 담장이 공장부지 안쪽을 향해 요철을 이루며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 거..
2010년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밤 8시경 사무실 내 방에 혼자 앉아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열심히 결산서류를 작성하면서 모니터 한 켠에 열어 놓은 창으로는 인터넷을 검색하는 중이었는데 자연히 상체는 모니터 방향으로 조금 수그린 자세였죠. 그런..
인도네시아 오지의 산림지대에는 거대한 나무귀신이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 영화에 나왔던 나무 요정들처럼 말이죠. 물론 인도네시아의 나무귀신들은 그렇게 위엄 있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편입니다. 술라웨시 떵가라주의 주도 끈다리(kendari) 를 출발해서 꼬나웨 우따..
사무실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새로운 사무실을 찾아 나서야 했던 작년, 마침 시내 M.T.Haryono 거리에 있는 머나라 사이다 (Menara Saidah – 사이다 타워)라는 건물이 귀신소동으로 비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혹시 귀신 나오는 건물이라면 임대료가 엄청 쌀 것이라는 기대감에 입주..

작은 대머리도둑 – 뚜율(Tuyul) 인도네시아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인데도 불구하고 그토록 많은 사람들, 특히 시골출신이라면 거의 100% 흑마술을 믿는다는 사실에 한 번 놀란 이후 그들이 온갖 귀신들 이름을 둘러대고 수많은 목격담을 직간접으로 얘기해도 더 이상 놀라지 않게 되었습..
서민들에게 친근했던 원귀 – 순델볼롱(Sundel Bolong) 무엇이든 차고 넘치면 자연적으로 비교 분류작업이 시작되고 그중 힘차게 가지를 치고 뻗어나간 부분들은 홀로서기를 시작하여 스스로 일가를 이루거나 때로는 시들어 무너지고 잊혀져 버리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면서 '체계'라는 게 잡혀 상황이 대충 정리되는 거죠. 물론 그 정리된 상황 역시 정반합의 과정 속에 있으므로 또 다시 다른 모양과 성격으로 발전하고 갈려 나가고 전이되고 부식부패되어 붕괴되면서 또다음 단계를 향해 진화해 나가게 됩니다. 그런 모습을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개신교의 분파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신교 자체도 애당초 카톨릭의 분파였지만 거기서 가지를 친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