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소설 17

[단편소설] 유산

[단편소설] 유산 섬유를 다루는 사람들이 그 업계를 좀처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업보라고도 하고 전생이나 조상의 인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업계에서 하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조금 진지하게 받아들여 보면 친할머니가 오래 전에 염색공장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전역 후 의류업계에서 고군분투하게 된 배경엔 할머니가 제대로 한 몫 했던 겁니다. 할머니가 염색사업을 했던 것은 6.25 전쟁이 끝나고 몇 년쯤 지난 195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1912년생이었던 할머니는 참으로 어린 나이에 경상북도 달성에서 멀리 충청남도 강경으로 시집와 1930년생과 1934년생의 두 아들을 낳았는데 내 아버지와 큰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가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간 것이 1930년대 후반 경이었을 테니 할머니의 실제 결혼생활은 평..

소설 2017.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