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블루스 임진강 블루스 1. 내가 근무했던 제 1사단은 전두환 전대통령이 사단장으로 있었던 곳입니다. 그를 직접 모셨던 당시 면역 직전의 고참 상사와 준위들은 그가 대단한 분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12.12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하지 않았다면 그는 10.26 사태로 야기된 혼란한 정국을 .. 소설 2017.09.20
그때 우리 실장님 그가 가는 길 "요즘 군인들은 옛날보다 학력이 월등히 높아진 대신 안경 낀 병사들도 많고 몸이 약한 병사들도 꽤 많아. 그래서 자기는 원래 1번을 찍고 싶은데 번호도 잘 안보이고 손이 떨려서 본의 아니게 2번, 3번에 도장을 찍는 실수를 하게 된단 말이야.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지. 그.. 소설 2017.09.20
[단편소설] 유산 [단편소설] 유산 섬유를 다루는 사람들이 그 업계를 좀처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업보라고도 하고 전생이나 조상의 인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업계에서 하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조금 진지하게 받아들여 보면 친할머니가 오래 전에 염색공장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전역 후 의류업계에서 고군분투하게 된 배경엔 할머니가 제대로 한 몫 했던 겁니다. 할머니가 염색사업을 했던 것은 6.25 전쟁이 끝나고 몇 년쯤 지난 195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1912년생이었던 할머니는 참으로 어린 나이에 경상북도 달성에서 멀리 충청남도 강경으로 시집와 1930년생과 1934년생의 두 아들을 낳았는데 내 아버지와 큰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가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간 것이 1930년대 후반 경이었을 테니 할머니의 실제 결혼생활은 평.. 소설 2017.02.13
[단편소설]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 [단편소설]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 “배과장, 뭐 하러 그런 꼴까지 보면서 남아 있으려는 거에요? 이제 와서 신입사원들처럼 바닥부터 다시 일 배우게요? 이건 오히려 천금 같은 기회에요. 어차피 회사에선 의류팀 닫는다는데 이 회사 바이어들, 우리가 다 가지고 나가자구요.” 박과장이 .. 소설 2017.02.11
[단편소설] 그대 비탄에 잠긴 밤 [단편소설] 그대 비탄에 잠긴 밤 ‘노모르 양 안다 뚜주 띠다 먼자왑.’ 전화기 건너편의 간드러진 전자음성은 내가 건 번호가 응답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대사관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게 이제 와서 딱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사관 핫라인이나 .. 소설 2017.02.09
[스크랩] 자주 틀리는 띄어쓰기 - 퍼온글 ◇ 12분만에 → 12분 만에 ♣‘만’은 동안이 얼마간 계속되었음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 300만원은 하지. → 300만 원은 하지. ◇ 800원 짜리 → 800원짜리 ♣‘짜리’는 ‘그만한 수나 양을 가짐’을 나타내는 접미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쓴다. ◇ 갈거예요. → 갈 거예요. .. 소설 2016.09.25
오지 않는 날 어정쩡함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은 때때로 재난 같은 일이 되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그 어정쩡한 상황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자주 다가오는데 그 순간마다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몸도 낮추고 숨소리도 죽여 그런 상황을 애써 참아내는 게 보통이겠지만 어정쩡한 것을 극단.. 소설 201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