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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납 제련 (인도네시아 무허가 업자들의 원시적 방식)

beautician 2017. 2. 23. 10:00

 

 2007년 하반기부터 비철금속 가격이 치솟자 수많은 바이어들이 인도네시아에 몰려 들어와 첫번째 한 것은 비철 스크랩을 사모았고 스크랩 구매경쟁이 심해지자 인도네시아 전역의 산과 들로 나가 산야를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 교민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숫자가 석탄에 매달려 있었는데 족히 1~2천명에 달했던 석탄 사업자 또는 파트타이머들 중 많은 수가 비철로 돌아서 비철 자원개발에 매달렸습니다. 주로 망간, 구리, 납, 아연 등을 찾아 나났는데 그중 납은 다른 금속에 비해 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지요. 덩달아 인도네시아인들도 산 속에 들어가 소규모의 불법체굴을 시작해 내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엉망진창이던 인도네시아의 밀림과 산야는 더욱 구멍 투성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2008년에 들어서 보고르, 수카부미 지역의 시골들은 전통적으로 농업 위주의 사회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산속에 들어가 굴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굴이 무너졌고 불법 채굴을 산사태로도 이어져 지금도 우기에 들어서면 많은 부락들이 산사태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순도를 보장할 수 없는 자연광 상태보다 적절히 제련하여 높은 순도를 내면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산속 깊숙이에 불법 제련장치를 설치해 아주 원시적인 방식의 제련도 시도했습니다. 이건 산불의 위험도 있고 여기서 나오는 유독가스는 건강에도 치명적일 것이 분명했으나 돈에 눈이 뒤집힌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모양입니다.

 

당시 보고르의 자싱아(Jasinga) 어딘가에서 입수한 불법 제련 시설의 사진들을 몇 장 올립니다.

 

 

 

일단 순도가 높은 납광석을 골라 잘 녹도록 잘게 부숩니다.

 

 

 

이 설비는 산속에 아무데나 콘크리트로 만들어 설치합니다. 용량은 대략 20리터 정도. 가운데에 수직으로 설치한 파이프는 송풍 파이프로 나중에 이 구멍에 솣과 납광을 넣어 가열하면서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장치입니다. 일단 이 구멍에 숯을 넣어 불을 지핍니다.

 

 

숯이 충분히 가열되던 거기 넣기 위해 준비된 납 광석을 분쇄한 것,

 

나중에 납이 분리되면 납괴를 만들기 위한 틀

 

 

 

일단 계속 숯을 넣어 온도를 올리고....

 

 

납 분말을 넣고....

 

그 위에 다시 숯을 올립니다. 이렇게 숯-납광-숯-납광을 켜켜히 쌓아 넣는 거죠

 

 

이제 녹기를 기다립니다.

 

 

이건 나중에 납광이 모두 녹고 나면 납과 기타 성분들을 분리하기 위한 화학약품 중 하나 입니다. 이런 약품이 3~4가지가 들어가지만 이 사람들은 이 약품의 성분이 무엇인지, 조합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절대 알려 주지 않습니다. 나름대로의 노하우이고 사업 비밀인 것이죠.

 

 

납광이 모두 녹고 난 후 약재를 넣으면 이런 불순물들이 떠오르고 이것들을 먼저 건져 냅니다.

 

그러고 나면 저 바닥에 납물만 남게 되지요. 저걸 얻기 위해 이 작업은 몇 시간씩이나 계속한 결과입니다.옆에 보이는 파이프는 아까의 송풍 파이프인데 이것도 작업을 계속하면 녹기 때문에 새것으로 갈아 주어야 하고 이 콘크리트 구멍도 몇번 쓰고 나면 균열이 생겨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이런 노천 불법제련시설에는 이런 구멍들이 수없이 많이 새로 생깁니다.

 

이제 이 납물을 국자로 건져 납괴 틀에 붓습니다.

 

 

그리고 굳기를 기다리면.....

 

 

이런 납괴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 사람들은 이런 납괴를 하루에 5kgs정도를 만듭니다. 이것이 당시에는 1kgs 당 수백만 루피아를 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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