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술라웨시 부톤섬 본문
오랜 파트너인 릴리가 결혼생활 8년만에 드디어 임신에 성공하면서 축하해 주느라 바빴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친구가 인도네시아 전역에 벌여 놓은 사업을 전부, 또는 일부 관리해 주느라 미용제품 팔러 로레알, 웰라, 레블론 등으로 뛰어 다녀야할 내가 물건너 산너머 가며 오지 산악행군을 다시 시작해야만 했습니다. 군대 제대한지가 언젠데...., 체력 딸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원래 예전에 바닥재용 목재, 잉크나 페인트에 원료가 되는 다마르(Damar), 생강과 캐슈넛(Cashew Nut) 등 농산물을 함께 시작한 것을 계기로 릴리는 석탄사업에 뛰어 들어 깔리만탄의 바뚜리찐(Batu Licin)과 반자르마신(Banjarmasin) 등에서 바닥부터 일을 시작했고 몇년동안 석탄과 망간도 몇 번 선적하고 여자 몸으로 밀림속 처녀지와 광산들을 개발하면서 광주들과 해외거래선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어 런던 증권시장에 등록된 한 인디아계 회사와 인디아 본토에 몇 개의 발전소도 보유하고 있는 자원개발 전문업체와 현지합작법인을 세워 전도유망한 인도네시아 본토박이 출신 여성 사업가가 되었고 가끔은 나까지 걷어 먹이곤 합니다.
릴리의 명을 받아 다녀온 곳들 중 술라웨시의 부톤은 Sulawesi Tenggara 주의 주도인 끈다리(Kendari)에서 배타고 대우로지스틱스가 옥수수농장 하고 있는 무나(Muna)섬을 지나 파도를 헤치고 두 시간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그 주에선 제일 큰 섬입니다. 릴리가 망간광산 개발을 위해 탐사허가를 받아 놓은 이곳엔 현재 장비들이 들어가 시추공 드릴링이 곧 시작되어 머지않아 채굴허를 받을 예정이지만 2008년 중반에 지올로지컬 서베이(geological survey)를 위해 인디아에서 온 지올로지스트 두명과 현지 업체의 전문 탐사팀을 데리고 갔을 당시에 찍은 사진 몇개를 올립니다.
부톤섬의 주항구인 바우바우(Bau-bau)에서 페리를 내려 다시 차량으로 2시간 반 정도 들어간 반대편 해안의 빠사르아조(Pasarajo)에 얻어 놓은 전세집은 바로 바닷가에 접해 있었습니다. 뒷뜰에 나가서 보면 마치 집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죠. 특히 비오는 날 파도가 험하게 치는 모습을 뒷뜰에 앉아 보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단 하나 단점은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밤에는 파도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잠들기 몹시 어려웠다는 것이죠.
빠사르아조의 숙소에서 다시 1시간 좀 넘게 들어가면 광산예정지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고 거기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서 포터를 구해서 장비들을 들고 산악행군을 시작합니다. 이날의 미션은 지오마그네틱 서베이..., 전날 하루종일 충전한 밧데리들 무게가 정말 만만찮았습니다. 우리가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어 우린 구경거리가 된 느낌이었어요.
산에 오르다 돌아본 해안가...., 내려다 보이는 모습이 아름답지요?
여기가 숙영지..., 오늘 일을 끝내지 못하면 여기 텐트를 치고 자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경사각 40도 정도 되는 산악지형을 다시 300미터 정도 더 올라가면서 서베이를 위해 전후좌우 50미터 간격으로 전극을 박았지요.
워낙 수풀이 울창해서 마을에서 데려온 사람들이 정글도로 길을 내고 있습니다.
다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모습...
다시 빠사르아조로 돌아가는 도로가 쾌적합니다.
이게 끈다리(Kendari)와 부톤을 이어주고 있는 페리. 편도에 25만 루피아 입니다.
장비를 싣고 오는 바지선
한적하던 바우바우의 부두도 페리가 도착하면 시끌벅적 붐비기 시작합니다. 바우바우의 공항에는 술라웨시 남부주도인 마카사르(Makassar)를 잇는 작은 비행기가 날아 다녀 자카르타로 돌아가려면 비행기편이 더 낫지만 항차가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작은 비행기는 좀 무서워서 페리를 이용하는 게 맘 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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