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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으로 판별 가능한 후쿠시마 핵고등어

beautician 2023. 7. 22. 11:47

후쿠시마 핵고등어의 반격

 

 

어제 끌라빠가딩 그랜드럭키 슈퍼마켓을 지나다가 고등어를 보았는데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했습니다.

 

 

네. 그랜드럭키 끌라빠가딩점은 얼마 전에도 후쿠시마산 핵고등어를 내놓고 팔던 곳입니다.

 

당시 매장 직원에게 원산지를 물었더니 쭈뼛거리며 일본산이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그걸 물었던 이유는 보통 파머스마켓에서 파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때에 따라 킬로그램 당 8만~12만 루피아(약 6700~1만원) 정도인데 당시 킬로 그램당 4만8,000루피아(약 4천 원)로 반값 미만으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대답을 꺼렸던 그 시점에서 그랜드럭키 측도 일본산 고등어는 헐값에 팔아야만 하는 문제있는 상품이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런 일 있은 후 일주일쯤 후에 다시 같은 매장에 가보니 그 많던 후쿠시마 고등어가 다 팔리고 몇 마리만 남아 있었는데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직원을 불러 물어보았습니다.

 

‘양 이니 임뽀르 다리 마나? (이거 어디서 수입한 거?)”

 

또 쭈뼛거리더니 다시 눈을 피하며 나지막히 이렇게 말합니다.

 

‘꼬레아…..?’

 

한국산이란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시점에서 이 친구들 정말 문제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산 고등어는 무궁화식품에서 냉동해서 파는 게 전부이니까요. 약 20년쯤 전 인도네시아에서 노르웨이산 생고등어를 처음 봤을 때의 감격이 바로 어제 같은데 한국산은 아직 냉동고등어만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어제 본 저 고등어에는 주변 그 어디에도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았습니다. 사는 사람에게만 가격을 알려주겠다는 생각인 거죠.

 

 

그래서 더욱 저게 후쿠시마 핵고등어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주부들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가지고 다녀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켓 직원을 불러 물어보면 또 거짓말 할 것 같아 일단 가격만 물었더니 기계에서 찍어준 것이 이랬습니다.

 

 

원산지 표시는 되어 있지 않았지만 가격 상 그때 그 핵고등어가 맞습니다.

 

그랜드럭키나 이온몰(Aeon Mall) 슈퍼마켓의 일본 수산물 공급업자들은 비슷비슷한 업체들일 테니 자카르타 전역 일본 슈퍼마켓엔 이미 일본 핵공격이 시작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아마 자카르타의 내로라 하는 유명 일식집들 사바 초밥에도 후쿠시마산이 사용되고 있을 공산이 크겠죠.

 

가격표가 붙지 않았거나 가격이 킬로당 4만 루피아 대, 등푸름이 조금 희미해 희끗희끗해 보이는 후쿠시마산 핵고등어, 자나깨나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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