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코로나? 본문
도대체 어디서 걸렸을까?
이틀 동안 빡세게 앓으면서 이게 감기몸살이 아니라 코로나라고 확인하게 되었다.
몸무게가 이틀 사이 4킬로 빠졌다. 평소 같으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인데 아파서 빠졌다니 아프다는 게 엄청난 칼로리가 소모되는 일이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대략 어디서 누구에게 옮았을까 생각해 보니 처음 떠오르는 건 10월 17일(월) 말레이시아에서 자카르타로 돌아오던 날 입국장 이민국 카운터 앞에 천 명 가까이 중국인들이 줄 서서 붐비던 상황이 떠올랐다. 만약 거기서 걸렸다면 바이러스를 달고 온 중국인들보다 거기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때려넣고 별도의 방역대책도 세워놓지 않았던 인도네시아 이민국 인간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알렉스도 비슷한 증세를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싱가포르로 돌아간 알렉스도 코로나에 걸렸다면 우리가 코로나에 걸린 곳은 15일(토) 푸총의 결혼식장이나 16-17일 겐팅 하일랜즈의 붐비던 식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걸려보니 방역 우습게 여겨선 안될 일임을 새삼 느낀다.
난 며칠 씩 앓아 누은 적이 거의 없는 어제 오늘 사이엔 거의 아무 것도 못하고 누워 있었고 잠만 잤다. 엄밀히 말하면 20일(목) 밤에는 앓느라고 잠 한 숨 자지 못했고 21일(금)과 22일(토)은 일하려고 책상 앞에 앉았다가 다시 침대로 돌아가기를 반복했을 뿐이다. 아침 밥만 조금 챙겨 먹고 하루 종일 앓거나 눕거나 잤더니 몸무게가 확 빠지고 말았다.
얼마전 다시 85킬로까지 육박하던, 그러나 대략 83.5~84킬로 사이이던 몸무게가 오늘 저녁 재보니 79,6킬로.
운동보다 아픈 게 체중관리엔 더 효과적일까?
코로나 백신 세 번 맞은 게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최소한 중증으로 빠지진 않을 거란 확신이 드니 말이다.
아침에 일찍 마스크 잘 쓰고 약국에 가서 항생제와 인후염 약들을 사왔다.
아내는 오늘 분명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난 아무래도 며칠 더 아플 모양이다.
실제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낀 건 20일(목)부터였으니 잠복기를 생각하면 15~17일 사이 위의 일정들 중 어느 한 군데에서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알렉스가 우리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어 알렉스만은 코로나가 아니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난 저 이민국 입국장에서 중국산 바이러스가 옮은 것이라 믿고 싶다. 이민국에 손해배상 청구 가능할까?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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