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오랜만의 느긋한 환자생활 본문
온몸이 아프다.
10월 20일(목) 오후 끄마요란에 미팅을 다녀온 후 몸 상태가 확 나빠졌다.
목이 아프고 가래가 끓어 잠시 코로나가 아닐까 의심했다.
사실 4시 미팅 전에 이미 증상이 좀 있었는데 그런 상황을 말하면 미팅이 지장을 줄 터였다.
J사장은 내가 어머니 상을 당해 한국에 다녀온 일을 두고 내 개인적인 일정 떄문에 자기 일이 지장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가 그런 식의 생각을 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노동법에 따라 일년에 한번 주는 보너스를 다른 사람은 다 줘도 나한테 안주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내가 상을 당하든 딸이 결혼하든 조의금이나 부주 역시 하지 않는다. 그의 계산법은 아마도 내가 상과 결혼 등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기간 만큼 월급을 주니 그걸 조의금이나 부주로 간주하는 것이리라. 사실 그게 좀 웃기는 게 우린 어차피 재택근무를 하는 중이고 내가 한국에 있던 말레이시아에 있던 자카르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내가 관리하고 처리했다. 단지, 내가 물리적으로 자카르타에 없으니 대면 미팅만 하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결근'했다고 간주한다.
뭐, 상관없다.
그의 사고방식이 그렇다면 나 역시 내 시간을 좀 더 충실히 챙길 수밖에 없다.
아무튼 목요일 저녁부터 앓아 누워야 했다. 이렇게 아픈 건 정말 오랜만이다.
목요일 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 몸이 너무 부대껴서인데 금요일 정오가 지나서야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밥은 넘어가지 않는다.
목이 아프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가래가 끓지만 기침이 심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열이 별로 없다. 얼굴이 화끈거려 열이 나는 것 같은데 실제로 체온을 재보닌 36.7도 정도. 그럼 지극히 정상이다.
사실 몸살이 나는 게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지난 8월 말부터 9월 12일까지 한국을 다녀오면서 어머니 상을 치르고 홀로 남은 아버지를 돌봐드렸다.
9월 말에는 한국팀들과 함께 2박3일 수라바야 출장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딸 결혼식으로 말레이시아행.
그리고 그 사이 모든 원고들을 마감시간 내에 끝마쳤으니 몸에 무리가 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인니투데이 기사를 남품하는 게 로드가 걸린다. 그쪽은 다음 달부터 일을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방에게 맟춰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오늘 하루 종일 침대 위에 누워 있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나 앉았다.
오늘은 금요일. 아직도 내게 답신을 요구하며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만의 여유.
원래 금요일-토요일은 기사번역이 없는 날이기 때문이다.
물론 칼럼을 하나 써야하고 26일 영진위 보고서 마감을 맞춰야 하는 일이 남았다.
아프다고 마냥 아프고 있을 수만은 없다
202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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