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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정광 거대 크랩(게)이 등장하는 동화 본문

인니 민속과 주술

색정광 거대 크랩(게)이 등장하는 동화

beautician 2022. 3. 14. 11:42

 

안데안데루뭇(Ande Ande Lumut)의 왕자비 간택행사

 

까후리빤 왕국의 쌍둥이 왕국- 끄디리 왕국과 젱갈라 왕국. 까후리빤 왕국은 1019-1045년 사이 아이를랑가가 다스렸던 실존 자바 왕국  

 

옛날 옛적 동부자바에 두 개의 쌍둥이 왕국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옝느라가 왕(Raja Jayengnegara)이 다스리는 젱갈라 왕국(Kerajaan Jenggala)과 자옝라나 왕(Raja Jayengrana)이 다스리는 끄디리 왕국(Kerajaan Kediri)이었습니다. 이들 두 왕국은 예전에는 모두 까후리빤 왕국(Kahuripan)을 이루고 있다가 까후리빤 왕국을 세운 아이를랑가가 임종할 때 까우리빤을 젱갈라와 끄디리로 나누면서 두 왕국이 서로 혼맥을 맺어 서로 전쟁하지 않고 지내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자옝느가라 왕의 아들 빤지 아스마라방운(Panji Asmarabangun)이 자옝라나 왕의 딸 데위 스가르타지(Dewi Sekartaji)와 실제로 혼인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젱갈라 왕국이 갑자기 적국의 공격을 받아 치열한 전쟁이 진행되었고 빤지 아스마라방운 왕자가 군대를 이끌고 전선에 나가 싸우는 동안 우회로를 타고 들어온 일단의 적군 군대가 젱갈라의 도성까지 침탈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데위 스까르타지 공주는 왕국을 탈출했지만 도주하면서 시녀와 부하들을 모두 잃고 홀로 국경 너머 다른 나라의 시골 깊숙이 도망쳐 몸을 숨겼습니다.

 

그녀는 목숨을 위협받고 있었고 비록 다른 나라에 들어왔지만 그녀가 옆 나라 왕자비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적국에 잡히거나 남편을 위험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용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신분을 숨기고 타지에서 온 시골 처녀로 위장했습니다. 먹고 살 생계도 마련해야 했기 때문에 그곳 마을에서는 가장 부유한 과부 냐이인탄(Nyai Intan)의 하녀로 들어갔습니다.

 

냐이인탄에게는 세 명의 딸이 있었는데 모두 아름다웠지만 남자를 밝히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첫째부터 끌레팅 아방(Kleting Abang-빨강), 끌레팅 이조(Kleting Ijo-녹색), 끌레팅 비루(Kleting Biru-파랑)였습니다. 냐이인탄은 데위 스까르타지를 눈여겨 보다가 그녀를 수양딸로 삼고 끌레팅 꾸닝(Kleting Kuning-노랑)이란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말이 수양딸이지 냐이인탄의 집에서 그녀가 하는 일은 하녀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요리, 세탁, 청소 등 모든 집안일을 해야 했습니다. 냐이인딴은 늘 큰소리로 그녀를 혼내곤 했고 다른 세 자매들은 그녀를 경멸하며 무례하게 대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아 하루에 겨우 한끼를 챙겨먹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한편 젱갈라 왕국에서는 빤지 아스마라방운 왕자가 치열한 전투 끝에 마침내 적군을 격퇴합니다. 그러나 도성으로 개선한 그는 왕궁이 공격받을 때 피신한 아내의 행방이 묘현하게 되었다는 알고 깊은 실의에 빠졌습니다. 그는 무술은 물론 깊은 도술을 닦아 전장에서 우위를 떨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의 마음을 사거나 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데에도 능했지만 정작 자신의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죄책감과 자괴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왕국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국경의 안전이 확보되자 왕자는 궁전의 일을 신하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아내를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그는 그 사이 부하들을 시켜 아내가 피신하면서 남긴 흔적들을 쫓아 사방으로 조사를 보낸 상태였습니다. 어느 날 오후 그가 정사를 마치고 왕궁 안의 호젓한 정자에 나와 있을 때 부하 한 명이 돌아왔습니다.

 

“왕자비의 행방을 찾았소? 어서 말해 보시오!” 빤지 아스마라방운 왕자는 부하를 다그쳤습니다.

“주군! 제가 이웃나라 시골에서 왕자비를 쏙 빼어 닮은 여인을 보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정말 왕자비가 맞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그곳 사는 돈 많은 과부의 하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동부자바를 왼쪽 밑에서 오른쪽 위로 흐르는 벙아완 솔로 강(빨간 색)  

 

그 보고를 듣고 왕자는 마음이 급해져 자신이 직접 가서 확인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음 날 여러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곧바로 왕궁을 출발한 왕자는 라몽안(Lamongan) 소재 벙아완 솔로 강(Sungai Bengawan Solo) 가까이 위치한 다다빤 마을로 향했습니다. 그 마을에서 강을 건너면 그 맞은편이 끌레팅 꾸닝이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거기서 빤지 아스마라방운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미 전쟁이 끝나고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아내는 자신의 생사를 알지 못하니 이미 더 이상 예전의 왕자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생각이 미쳤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방법을 바꾸어 자신은 왕자비가 될 여인을 찾아온 안데안데루뭇(Ande Ande Lumut)이란 이름의 왕자로 위장하고 그 마을의 복 란다(Mbok Randa)라는 늙은 과부의 집 별채를 빌려 짐을 풀었습니다. 그리고는 부하들을 시켜 왕자비 간택행사를 그곳에서 연다는 공지를 그 지역 곳곳에 공고하도록 시켰습니다. 왕자비 간택행사에 대한 소문은 강 건너 끌레팅 꾸닝이 사는 마을에도 들려왔습니다.  

 

냐이인탄의 세 딸들은 그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그들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치장을 하고 잘생긴 왕자의 눈에 들고 싶었습니다. “멋진 일이야! 우린 중 한 명은 분명히 왕자비가 되어 나중에 왕후가 되고 여왕이 될 거야! 엄마가 자랑스러워할 거야!” 끌레팅 아방은 흥분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간택일이 되자 끌레팅 아방, 이조, 비루는 화려한 화장을 하고 가장 좋은 옷에 가장 멋진 장신구들을 둘렀습니다.

“어머나! 언니들, 너무 예뻐요!” 그 모습을 본 끌레팅 꾸닝이 다가와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어머, 끌레팅 꾸닝아! 너도 간택행사가 나가보고 싶은 거니?” 끌레팅 아방이 비웃으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 그럴 리가! 넌 옷도 없잖아? 지금 입고 있는 그 옷이라도 입고 행사장에 가보고 싶은 거니?” 끌레팅 이조는 대놓고 그렇게 조롱했습니다.

“맞아! 너한테 간택이라니, 말도 안돼. 넌 집에서 밀린 집안 일이나 하고 있어. 자, 이 옷들을 강에 가져가서 깨끗하게 빨아 와!” 끌레팅 비루도 끌레팅 꾸닝을 무시하며 벗어놓은 옷들을 그녀에게 던졌습니다.

 

끌레팅 꾸닝은 그런 조롱을 꾹 참고 언니들의 옷을 모아 강으로 갔습니다. 그녀는 애당초 간택행사에 아무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젱갈라 왕국에 전쟁이 난 후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한 남편, 빤지 아스마라방운 왕자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녀는 지금도 남편이 전쟁에서 죽거나 다치지 않았을까 늘 노심초사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빨래를 하고 있을 때 학 한 마리가 강변으로 날아와 그녀 가까이에 앉았습니다. 놀랍게도 그 학은 사람의 말을 할 수 있었고 발엔 채찍을 쥐고 있었습니다.

 

“여보세요. 아가씨. 드다빤 마을에서 벌어지는 간택행사에 가 보세요! 거기 가면 빤지 아스마라방운 왕자님을 만날 수 있을 거이요. 이 채찍을 가지고 가세요.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때 이 채찍을 쓸 일이 생길 거에요.” 학은 끌레팅 꾸닝 가까이의 바위 위에 채찍을 내려놓았습니다.

깜짝 놀란 끌레팅 꾸닝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학은 하늘로 날아올라 금방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상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다다빤 마을로 출발할 준비를 했습니다.

 

 

한편 냐이인탄과 세 딸은 이미 벙아완 솔로 강변에 도착해 있었지만 폭이 넓은 강을 건널 배가 한 척도 보이지 않아 어쩔 줄 몰랐습니다.

“엄마, 이 강을 어떻게 건너죠?” 끌레팅 이조가 초조해하며 어머니 냐이인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게요, 엄마. 우릴 건너줄 배가 한 척도 안보여요.” 끌레팅 비루도 툴툴거럈습니다.

“앗, 다들 저걸 보세요. 저게 뭐죠?” 그때 끌레팅 아방이 놀라며 그들이 있는 강변으로 다가오는 물체를 가리켰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거대한 게라는 것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 게가 막 뭍으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냐이인탄과 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 게의 이름은 유유깡깡(Yuyu Kangkang)으로 안데안데루뭇이 강을 건너 간택행사에 오려는 사람들을 시험하기 위해 거기 풀어놓은 것이었습니다.

 

“큰 게야! 우리를 도와 강을 건너줄 수 있니?” 끌레팅 아방이 게에게 물었습니다.

그 말에 유유깡깡은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하하하! 물론이지. 내가 당신들을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조건 하나를 반드시 지켜야만 해!”

그러자 끌렌팅 이조가 나섰습니다. “큰 게야. 그 조건이란 게 뭔데?  강을 건너 준다면 그게 어떤 조건이든 다 들어줄게!”

“그건 강을 건너기 전 먼저 나한테 입을 맞춰야 한다는 거야. 그럼 너희들에게 물방울 하나 튀지 않고 이 강을 건너게 해 줄게.” 유유깡깡은 이렇게 말하며 씩 웃었습니다. 물론 인간들은 게가 웃는지 우는지 모습만 봐서는 분간하지 못합니다.

 

결국 끌레팅 아방과 두 동생들은 그 조건을 받아들여 유유깡깡에게 입을 맞췄습니다. 그러자 만족한 유유깡깡은 그들을 등에 태우고 강을 건너 주었죠.

 

그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끌레팅 꾸닝도 강변에 도착했고 유유깡깡은 그녀에게도 강을 건너 주는 대가로 같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끌레팅 꾸닝은 입을 맞춰 달라는 그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을 배신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강을 건너야 했던 끌레팅 꾸닝은 유유깡깡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강을 건너게 해달라고 끈질기게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유유깡깡은 같은 조건을 고집하며 끌레팅 꾸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마침내 끌레팅 꾸닝도 인내심이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유유깡깡이 뭐라 하든 이젠 아랑곳하지 않고 뜬금없이 채찍을 꺼내 벙아완 솔로 강의 수면을 때렸습니다. 그러자 강물이 줄며 수위가 내려가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안데안데루뭇이 가지고 있던 신령한 힘을 담은 채찍이인 것을 알아본 유유깡깡은 겁을 먹고 끌레팅 꾸닝을 등에 태워 강을 건너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다다빤 마을까지 곧장 데려다 주었습니다.

 

안데안데루뭇 아트 모음  

 

 간택행사가 열리는 과부 복 란다의 집에 도착한 그녀는 거기 모여든 많은 사람들 중 수양어머니와 세 누나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큰 게를 타고 온 끌레팅 꾸닝을 보고 기절초풍을 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얘기를 하기도 전에 간택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끌레팅 아방과 동생들도 자기들 순서가 되자 안데안데루뭇 왕자 앞에서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유려한 자태를 뽐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안데안데루뭇에게 간택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냐이인탄이 안데안데루뭇 앞에 나서 오늘 온 사람들 중 가장 아름다운 세 명의 자기 딸 중 한 명을 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말에 왕자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습니다.

“그대의 말처럼 그대의 세 딸은 정말 아름답군. 하지만 난 그들 중 누구도 간택하지 않겠네.” 왕자는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그렇게 말했습니다.

 

“여봐라! 저기 노란(꾸닝) 옷을 입은 처녀를 여기 데려오거라!” 안데안데는 인파의 가장 뒤에 앉아있던 처녀를 가리켰습니다. 안데안데루뭇이 가리킨 여인은 바로 끌레팅 꾸닝이었죠. 그녀가 병사들에게 이끌려 앞으로 나오자 왕자는 앉아 있던 화려한 옥좌에서 일어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난 이 여인을 내 비로 삼겠다 .”

 

“난 이 여인을 내 비로 삼겠다.”

그 말에 거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냐이인탄과 그녀의 세 딸은 그중 가장 크게 놀란 사람들이었습니다.

“왕자님! 어째서 아름다운 내 딸들보다 이런 삐쩍 마른 여인을 선택하시는 겁니까? 냐이 인탄을 억울해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자 안데안데루뭇은 여전히 미소를 띈 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보게, 냐이인탄! 자네도 알지 않은가? 왜 내가 당신 딸들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내가 유유깡깡이 먼저 맛본 여인들을 선택할 거라 생각했나? 내가 이 여인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낸 문제에서 이 여인만 통과했기 때문이라네. 오진 이 여인만이 유유깡깡과 입을 맞추지 않았단 말일세.”

그제서야 냐이인탄은 자기 딸들이 사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간택에 떨어지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편 끌레팅 꾸닝 역시 놀라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녀는 남편 빤지 아스마라방운을 만나려고 이곳에 온 것이지 다른 왕자의 왕자비로 간택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안데안데루뭇은 자신이 사실은 빤지 아스마라방운이란 것을 밝히며 변장을 풀었고 끌레팅 꾸닝은 비로소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찾기 위해 남편이 벌인 일이란 것을 알고 기쁜 마음으로 왕자의 품에 뛰어들어 안겼습니다.

 

빤지 아스마라방운 왕자는 그녀가 비록 남루한 모습을 하고 있어 한눈에 알 수 없었지만 학을 통해 전달한 자신의 채찍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데위 스까르타지 공주란 것을 알아보았던 것입니다. 왕자가 채찍 손잡이에 손을 대자 채찍에 담긴 신령한 힘이 반응하면서 끌레팅 꾸닝의 남루한 복장이 왕자비의 화려한 복식으로 바뀌며 그녀가 숨겨왔던 아름다움이 모두 드러났습니다. 왕자는 사랑하는 왕자비를 다시 찾게 되어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그는 간택행사를 위해 장소를 빌려주며 도움을 준 복 란다를 젱갈라 왕국의 궁전으로 데려가 함께 살게 했고 한편 냐이인탄과 그녀의 세 딸은 그들의 마을에서 평생 실망과 부끄러움 속에서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업고 살아야 했습니다.

 

참조:

https://histori.id/legenda-ande-ande-lum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