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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인생질문 에세이

승천 = 더 이상 포착 불가능

beautician 2021. 11. 29. 11:32

선지자의 승천과 하늘의 보좌

 

 

성서에서 말하는 하늘이란 사뭇 중의적 성격을 띕니다. 하늘에 징조가 나타나거나 하늘에 허다한 천군천사가 나타난다는 표현에서의 하늘은 분명 저 위에 있는, 구름이 떠다니는 저 하늘을 말하는 것이죠.

 

하지만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라든가 하늘의 보좌라는 표현에서의 하늘은 그 하늘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저 구름 속에 숨어 있다거나 번쩍이는 왕좌가 인공위성 궤도를 떠다니며 지구를 돌고 있다는 뜻이 분명 아닙니다. '하늘나라'라는 표현은 저 창공 어딘가에 존재하는 신정국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저 땅속 깊숙한 어딘가에 하데스가 다스린다는 죽음과 형벌의 나라 '지옥 '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가져온 것이 '하늘'이라는 표현일 뿐입니다. 그러니 '하늘나라'라는 표현의 진짜 의미는 '이 세상에는 없는 신이 다스리는 나라'라는 의미에 가까울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사는 곳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장소를 칭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승천에 대한 개념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성서에서는 비단 예수뿐 아니라 에녹과 엘리야도 '승천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에녹의 경우는 '하나님이 그와 동행하사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 하였더라'라고 합니다. 선지자 엘리야의 경우는 심지어 하늘에서 병거가 내려와 그를 실어 갔다고 말합니다. 예수는 '승천' 하셨다거나 '하늘에 오르사'라고 표현하고 있죠. 하늘이 다른 차원의 세계가 아니라 저 위의 저 하늘이라면 그렇게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대기권을 통과한 후 안드로메다나 카시오페이아 별자리 같은 곳을 향한 것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의 아스가르드와 9개의 세계는 이 예수님 승천사건을 문자 그대로 숙고하며 고심한 사람이 마침내 찾아낸 나름대로의 결론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차원 '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아무튼 '승천 '이란 결과적으로 '다른 차원으로 이동해간 사건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며 결국 '예수님의 승천 '이란 '예수님의 사라짐', 즉 그의 그의 실종을 말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죠.

 

그러니 병거에 실려간 엘리야는 UFO에게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약서나 전문서적을 읽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서를 잘못 이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분명한 용어정리가 필요합니다.

 

하늘과 승천, 그리고 '하늘나라' 라 일컬어지는 천국은 일단 이상의 개념을 토대로 생각해야할 것입니다.


승천 = 실종 = 더 이상 포착 불가능 = 다른 차원의 세계로 진입

 

결국 신이란 이 세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와 달리 차원과 차원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존재이고 천사도 신의 차원에서 찾아오는 사자라면 비슷한 능력을 가졌겠지만, 저 선지자들은 저렇게 가서 돌아오지 않으니 단지 한 방향으로만 진행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크게 존경하거나 부러워할 것도 없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들도 죽음이란 사건을 통해 몸을 이 땅에 남기고 우리를 구성하던 어떤 부분, 혹은 영 또는 혼이라 부르는 것이 다른 차원으로 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승천’은 그리 놀란 만한 사건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승천한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면 그게 바로 놀랄 만한 사건이 되는 거겠죠.

 



2021. 11. 25

(2018. 7. 1. 원본의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