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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주요 관광지 재개방 전망과 우려

beautician 2021. 10. 19. 12:36

팬데믹의 긴 잠에서 깨어나 희망의 기지개 켜는 발리

 

2021년 10월 14일 외국인 관광객 입국허용을 앞두고 10월 9일 인도네시아 대표적 휴양지 발리의 뚜반(Tuban) 국제공항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보건 프로토콜 시연에서 관광객 역할을 하고 있다. (AFP/Sonny Tumbelaka)  

 

인도네시아 당국이 발리를 조용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재개방하면서 이와 관련한 보건 및 여행정책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다른 관광지에서도 적용가능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현지 주민들은 물론 최근 유입된 외지인 등 발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발리에 발을 들이면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다양한 전망과 추론을 내놓고 있다.

 

술 취한 외국인들이 노상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장면, 사람들로 가득 찬 장소들, 활기 넘치던 파티와 식당, 카페들, 코로나가 덮치기 전 매일 반복하던 일상이 그립습니다.” 23세의 이나(Ina)는 발리 재개방 뉴스를 듣고 과거 여행업 전성기 희비의 순간들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나는 20204월 발리가 공식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경을 금지할 때까지 스민약(Seminyak)에서 잘 나가던 포테이토 헤드 비치클럽의 홍보대사로 일했다.

 

클럽은 팬데믹 기간에도 직원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클럽 수입이 메말라 가면서 직원급여를 삭감해야 했고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발리 스민약 소재 포테이토 헤드 비치클럽의 저녁 무렵  

 

이나는 그 후 힘겨운 구직활동 끝에 다른 직장의 사업개발 및 행사담당 매니저로 재취업할 수 있었지만 그녀의 옛 동료들은 아직도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고 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상황이죠. 특히 포테이토 헤드 비치클럽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들에겐 더욱 그렇고요. 생계를 위해 다른 업종으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어떤 친구들은 술이나 음식을 팔기 시작했고 다른 회사에서 시간제 알바로 일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이나는 그렇게 옛 동료들의 근황을 전했다.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그러는 사이 몇몇 특권층 사람들이 진공상태가 되어버린 발리의 관광업과 호텔서비스산업의 빈 객실들을 최소한 일부나마, 채워 주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자카르타의 젊은 화이트칼라들을 비롯해 전국 대도시 사람들이 반쯤 텅텅 비고 엄청난 할인이 붙은 발리의 호텔과 빌라에서 원격 재택근무를 시작한 것이다. 교통정체도 겪지 않고 저녁식사 예약을 할 필요도 없이,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인스타그램 속 그림 같은 발리의 명소들을 그들이 홀로 누릴 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산디아가 우노 장관이 장려했던 WFB, 발리에서의 재택근무’(Work from Bali)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좋은 시절도 다 끝나가고 있다.

 

자카르타 소재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이렌(Irene)은 팬데믹 초창기부터 회사에서 원격 재택근무를 결정하자 곧바로 발리로 날아와 짱구(Canggu)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난 외지인 손님일 뿐이지만 이곳에 관광객들이 다시 몰려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묵는 빌라는 팬데믹 이전엔 하루 단위로 임대료를 계산했어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동안 누려왔던 큰 할인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겠죠. 모든 가격이 다시 오르게 될 거에요. 짱구같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 빌라들은 예전 같으면 원래 장기 임대가 안되는 곳이었어요.” 그녀는 한 시대가 그렇게 지나가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발리 원격 재택근무를 온 전문직 종사자들은 팬데믹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발리에 사는, 또는 외국인 입국금지 직전 입경한 외국인들과 자주 어울렸다. 미국에서 온 한 DJ 겸 요가강사는 국경이 닫히기 전 발리에 들어왔다가 눌러 앉아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야 다시 일을 시작해 그간 목말랐던 수입을 얻고 가족들 생계를 이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간 차량이 드문 한산한 거리, 텅 빈 해변, 할인가격 같은 것들이 많이 그리워질 겁니다.”

 

 

2021 년 10월 14일 발리 덴빠사르의 이 구스티 응우라 라이(I Gusti Ngurah Rai) 국제공항의 모습. 외국인에게 개방한 첫날이지만 공항은 여전히 텅텅 비어 있다. (JP/Ni Komang Erviani)

 

큰 기대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발리로서 이번 재개방은 경제적 곤궁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을 시사했고 그간 크게 호전된 코로나 감염관련 수치는 주민들에게 희망을 더해주고 있다.

 

팬데믹 이전엔 대략 6백만 명의 외국인들과 1천만 명의 내국인 관광객들이 매년 발리를 찾으면서 발리 전체 소득의 반 이상이 관광업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 입경금지 이후 발리의 GDP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은 발리의 코로나-19 지표들이 모두 크게 개선된 것에 고무되어 비슷한 결과가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발리 재개방을 결정한 가장 큰 요소로 발리의 높은 백신접종율을 꼽았다. 지난 15()까지 발리 주민 430만 명 중 80%가 백신접종을 완료했고 아직 1차 접종을 맞지 않은 사람은 1%에 불과하다. 전국 34개 주 중에서 발리의 백신접종율은 자카르타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발리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지난 7월 중순, 하루에 1,400명가량 발생하다가 지난 3주간 평균 100명 이하로 급감했다. 또한 발리는 한때 가장 높은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발생하던 지역이었으나 지난 14() 작년 4월 이래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가 코로나-19 신속대응팀의 시티 나디아 타르미지 대변인은 정부가 현재 발리를 코로나-19 위험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상 점유율 11%, 양성율 09% 등 모든 관련 지표들이 발리에서 코로나 대유행이 잘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험과 시련들

정부는 발리 외에도 리아우 제도의 바탐섬, 빈딴섬 등 유명한 관광지에도 특정 국가로부터의 여행객들이 국제선 직항로를 통해 입국하는 것을 허용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지난 주 초, 발리와 리아우 지역은 외국 직항로 개방 시범지역이며 이후 적절한 과정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발리에서의 G20 정상회의, 서부 누사떵가라(NTB) 만달리카(Mandalika)에서 열리는 모토GP 오토바이 경주대회(MotoGP race) 등 개최일정이 임박한 국제행사들을 원활히 열기 위한 사전포석의 의미도 갖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 입국허용이 발표되자 곧바로 인내와 조심성을 촉구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 감염학자 디키 부디만 박사는 그간 연휴 동안 인구 이동량이 증가하면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세로 돌아선 것처럼 관광지 개방결정이 연말 신규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 와얀 꼬스테르(I Wayan Koster) 발리 주지사는 이번 달 말경 호텔 예약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발리가 경제활동재개를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방문객들 공히 보건 프로토콜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10/15/hopeful-bali-stirs-from-pandemic-slumb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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