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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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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인생질문 에세이

명쾌한 우스탓 설교

beautician 2021. 7. 19. 13:22

본의 아니게 은퇴

 

 

 

오늘 온라인예배 장면입니다.

저는 맨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입니다.

와이프는 앞줄 맨 왼쪽이고요.

 

물론 저게 오늘 모습일리 없습니다.

교회를 마지막으로 간게 1년 반 전의 일이니까요.

 

어제 밤에 이슬람 우스탓(사원 단위 지도자급 교사)의 설교를 들었는데 현재 정부가 내린 코로나 방역을 위한 잠점정 사원 폐쇄를 옹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원을 폐쇄하다니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정부가 종교를 탄압하는 모양새이니까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코로나는 이제 정부의 권위를 이슬람 위로 올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사원 폐쇄 명령을 내릴 정도의 힘을 실어준 것이죠

 

우스탓은 코로나 시대에 시장을 열면서 이슬람 사원을 닫는 게 말도 안된다는 무슬림들에게 이렇게 강변하더군요.

 

"그게 이상하다고요? 여러분들이 사원에 와서 기도하던 것은 집에서도 골방에 들어가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쌀이 떨어지면 골방에서 살 수 있나요? 그건 시자에 가야 살 수 있는 거에요. 그러니 시장을 열고 사원은 닫는 것이죠. 정부의 종교부에도 똑똑한 사람, 신심 깊은 사람들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충분히 생각해서 결정한 겁니다. 신의 뜻을 깊이 생각해 본 거라고요. 그래도 신의 뜻을 어기고 사원에 가시렵니까?"

 

목사님 중에선 저렇게 말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이슬람이 어떤 점에선 훨씬 더 명쾌하고 선명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성가대에 선 것도 1년 반 전

이젠 교회로 돌아가도 다시 저기 서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코로나가 성가대원 한 명을 은퇴시켰어요.

그것도 신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2021.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