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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문해력 본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깊은 병을 앓는 인도네시아 도서산업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ARYS HILMAN NUGRAHA)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 회장
Mei 24, 2021
5월 21일(금) 리뿌블리카(Republika) 칼럼란 피르만 페나약사(Firman Venayaksa)의 기사 제목은 감상적이고 마음아프기까지 했다. 반뜬 주 세랑시 소재 술탄 아긍 띠르타야사 대학교(Universitas Sultan Ageng Tirtayasa) 교수인 그는 “적막에 가득 찬 문해력의 길”이란 글로 우리 민족이 처한 문해력 산업의 상태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피르만은 전국단위 조직인 시민 독서 광장 포럼(Forum Taman Bacaan Masyarakat)의 회장을 역임한, 문해력 분야의 잘 알려진 활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문해력 부문에 기여한 공을 높이 사 2019년 IKAPI 감사패를 수상했다.
우리가 말하는 문해력이란 영어의 ‘literacy’에서 온 말로 두 개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읽고 쓰는 능력이고 또 다른 하나는 특정 분야에서의 경쟁력 또는 지식을 뜻한다. 사실상 읽고 쓰는 능력보다 후자의 의미가 더 두드러지는데 요즘 매우 각광받는 부분은 디지털 문해력이다. 꼭 틀렸다 할 수는 없지만 디지털 문해력이라 말하면서 그것을 읽고 쓰기로 해석한다면 그 의미가 왜곡되는 위험을 피할 수 없다.
피르만은 정치 엘리트들에게 읽고 쓰는 문해력에 대한 그들의 얼마나 진심어린 관심을 기울이는지 묻고 있다. 그들은 도서관이나 독서공원, 출판산업을 위한 인센티브 등 많은 약속들을 내놓지만 선거가 끝나고 일단 당선되고 나면 그 모든 약속들을 간단히 잊혀지고 만다. 정책수립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들이 아니라 문해력 활동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시민들과 그들의 커뮤니티이며 거기에 정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 아니다.
2021년 5월 26일-30일 기간에 반뜬 주 세랑의 술탄 아긍 띠르타야사 대학교(Untirta) 캠펴스에서 열린 국가 도서의 날 축제(Festival Hari Buku Nasional – FHBN)는 문해력과 한 몸이나 다름없는 도서산업 에코시스템의 대대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확신과 함께 시작되었다. 출판사와 작가, 문맹퇴치 활동가, 기업 CSR, 지방정부, 도서관, 학교와 대학교들이 모두가 이 활동에 참여하여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깊은 병을 앓는 산업
읽고 쓰는 문해력을 떠받치는 기둥으로서의 도서산업의 세계는 여전히 상품을 생산하는 산업의 역할을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도서산업과 인쇄산업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는 도서산업이 내포하고 있는 창의적 과정이나 지적 재산권, 총명하게 반짝이는 민족적 이상 같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출판사업은 관광창조경제부 관할의 하부 부문인 ‘창조산업’ 서브섹터가 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출판’이란 이름 자체가 달리지 않은 한 ‘국’에 얹혀 가는 신세가 되었고 그나마도 다른 서브섹터들에 비해 경제적 가치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선도적이지도 우선적이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게 되었다.
따라서 도서산업이 문명국가를 지향하는 도덕적, 이상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잠시 옆으로 치워 두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독서문화를 가지고 국가와 민족을 발전의 관문을 향해 등떠밀어 간다는 확신도 내려 놓아야 한다. 피르만의 말처럼 도서산업은 적막한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책이 지식, 기술, 혁신, 비판적 추론 같은 것들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위해 필수불가결의 요소라는 확신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현재 출판산업은 팬데믹의 여파로 깊은 병을 앓게 되었다.
대다수의 출판사(58.2%)의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고 30~50% 매출감소를 겪은 출판사들도 29.6%에 이른다. 국가도 도서구입 규모를 줄였다. 2020년에 71.4%의 출판사들이 교육 관련 관청들과 지방 도서관으로부터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못했다.
IKAPI는 국가경제회복계획의 틀 안에서 정부에 다음과 같은 여러 단계의 지원을 제한 바 있다.
1단계: 구조
(1) 교육문화부나 정부의 다른 부처 또는 정부외 단체들을 통해 정부의 도서구매 활동 재개.
(2) LPSE를 통한 정부조달시스템에 출판사 참여 허용. 정부 기념품으로서 수입상품들을 국산도서로 대체.
(3) 공공도서관, 학교 및 시민독서공원 용도의 도서 조달.
(4) 은행대출조건 완화
(5) 도서출판을 위한 종이, 인쇄용 잉크 및 도서인쇄의 부가세 면제
(6) 작가 소득세 면제 방식의 세금 지원
(7) 재경부령 PMK No. 5/PMK.010/2020에 따라 책에 붙는 부가세 면제 논의
(8) 도서 불법복제와 온라인 시장을 통한 불법복제 도서 판매 근절
2단계: 회복
(1) 인쇄비와 작가 인세 지원 형태의 출판사 인센티브 지원
(2) 출판사의 도서 마케팅 프로그램 비용 무상지원
(3) 학교 대면학습 재개 전 출판 서브섹터 창의경제 종사자 들의 백신접종
3단계: 정상화
(1) 출판사의 도서판매와 문맹퇴치를 주목적으로 하는 중앙 및 지방에서의 도서전시회 조직 지원
(2) 해외 지적재산권(IP) 판매를 위한 루트개발을 위한 국제 도서전 조직 및 내국인 도서 에이전트 육성 지원
(3) 시장개발 및 불법복제 근절을 위해 IKAPI의 온라인 시장 인프라 개발 지원
(4) 불법복제 대응팀 구축과 불법복제범들과 싸우는 저작권 보유자들을 위한 확고한 지원
(5) 도서 불법복제 근절 노력 강화의 일환으로서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창조경제 법령의 시행령으로서 관련 정부규정 마련.
출처: IKAPI 홈페이지
https://www.ikapi.org/2021/05/24/literasi-tanpa-nomenklat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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