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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다른 종, 다른 관점

beautician 2021. 5. 30. 13:42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이런 질문을 오랫동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신호를 기다리며 뭔가 벌어지면 그걸 내가 했던 기도, 내가 던졌던 질문에 맞춰 해석해 보려 했다.

그런 짓을 50년쯤 하다 보니 대략 대답이 들린 것 같다.

 

하나님은 특별히 우리들한테 원하는 게 없다.

 

좀 더 분명히 말하자면 하나님, 신, 또는 창조주, 우주의 섭리 등으로 불리우는 미지의 존재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그가 우리에게 뭔가 원하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바램과는 그 방향과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다.

 

사람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에게서 갈려나왔다고 해서 그 생각이나 용건이 같지 않은 건 종이 틀려서 그렇다.

사람과 고양이의 용건이 다르고 사람과 박테리아의 생각 다르다.

 

그러니 완전히 다른 종인 사람과 신은 그 생각의 차원이나 방향이 완전히 다를 것이 분명하다.

내가 신에게 뭔가 기도한다고 해서 그게 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질 리 없다. 마침 신이 원하는 바가 내 기도와 같은 방향이라면 합승은 가능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사람에겐 신의 표시가 있다.

사실 그게 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새겨놓은 표시일지도 모른다. 신이 새겨넣는 걸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게 신의 것이라고 무작정 주장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주장하는 건 믿음이라기보다는 막무가내일 것이다.

아무튼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나는 것. 신학적으로는 하나님의 호흡, 인간의 존재 가장 중심, 가장 기저에 깔린 그 인간의 고유 표시.

 

그 표시가 신에게 필요한 것인데 그 표시가 유효하게 검색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표시를 가진 존재가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 작동해야 하니 체(육신)라는 하드웨어를 준 것이고 그 하드웨어를 가동시키는 것이 혼이라 하겠다.  동양철학에서 얘기하는 영혼체백 사상 중 영, 혼, 체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다가 사람이 죽으면 영은 창조주, 신, 또는 우주의 섭리에게 돌아가거나 다른 존재에게 다시 부여되면서 내세사상이나 윤회사상과 결부되지만 사실상 내가 나 되도록 하는 나의 운영체계 '혼'은 내가 죽어 '체'가 소멸하면서 어디로 가는지 소멸되는지 인류가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된다.

 

혼과 영은 다시 말하지만 분리해야 한다. 영은 태초의 표시. 예를 들면 어떤 데이터 같은 것이어서 그 데이터를 부여한 신이 회수하는 것이고 그 데이터 보존을 위해 필요했던 '혼'은 신에겐 그리 관심가는 부분이 아닐 게 분명하다. 그러니 그 혼에 대한 온갖 내세관이 종교마다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라 본다. 

 

영혼체백의 마지막 백은 세상에 남기는 내 존재의 흔적. 하지만 반드시 없어지게 될 부분.

 

 

그래서 어쩌면 신을 우리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모습으로 형상화시킨다면 프로게이머 같은 것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들은 그의 컴퓨터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담은 메모리. 그의 관심은 내게 심어둔 메모리 뿐일 뿐 내 개인의 삶은 관심 밖의 문제다. 그러니 기도해도 응답이 올 리 없다. 그리고 그 메모리가 이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구식이 되어 버리면 일괄 폐기하는데 그러기 위해 전쟁을 허락하고 전염병이 창궐하게 해 메모리를 담은 유기체들을 멸살시키고 메모리를 회수하는 시스템. 

 

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말자.

 

 

 

2021. 5. 30.

 

하나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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