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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ROTC 창설 60주년

beautician 2021. 6. 1. 11:52

 

2021년 6월 1일은 대한민국 ROTC가 창설된지 60주년 되는 날입니다.

그러니까 올해 입단한 친구들이 60기란 얘기죠.

요즘 인도네시아에 50기수대 친구들이 취업해서 들어오던데 그럴 그 친구들이 벌써 30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1기 선배들은 모두 최소 80대에 들어섰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세월 빨라요.

 

다들 그런 건 아니지만 내가 ROTC를 시작할 당시 직업군인이 되겠다는 동기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60명 중 10명 정도가 군에 남았고 그 중 한 명이 소장 계급까지 오른 후 작년에 전역했습니다. 사실 장기복무를 택한 동기들 중 자신이 어떤 식으로 군복을 벗게 될지 나름 희망찬 기대를 했을지언정, 현실적으로 짐작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먼 미래의 일을 예지하는 걸 가장 못해요. 아니 사실 미래예지라는 게 인간의 삶에 있어 필요한 기능이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현실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지 미래를 구상하고 계획하는 것만으로 그 미래에 들어갈 자격을 얻는 건 아니니까요.

 

솔직히 ROTC는 내 인생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젊은 시절 가졌던 ROTC 생활과 뒤이은 군생활의 경험은 내 가치관과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끼쳤고 인도네시아에서 온 이후에도 ROTC 지회는 내가 참석하는 유일한 동문회입니다.

 

물론 자랑스러운 선후배들이 있는 만큼 동문이 아니었으면 싶을 정도로 민폐를 끼치고 물의를 빚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후배에게 지적받거난 욕먹는 것은 크게 자존심 상해 하면서 저놈은 ROTC를 모독하는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어요.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그 조직을 모독하는 사람은 그 조직의 소속원 신분으로 다른 이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물의를 빚은 사람이지, 그걸 지적한 사람이 아닙니다. 선배는 무조건 옳고 후배가 무조건 틀린 건 아니에요. 태극기부댑니까?

 

하지만 깃수가 올라가고 나이가 들고 머리가 굳으면 무조건 자긴 절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꼰대가 되어 버리는 사람이 나오고 맙니다. 그러니 자신이 조직과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오명을 덮어쓰게 하면서도 그건 너희들이 다 감내해야 하는 일이고 그게 후배들의 책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인간들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면 그걸 반성하긴 커녕 ROTC를 모독한다며 다른 동문들이 자기 편에 서 달라고 호도하고 독려하곤 하죠.

 

모든 게 미숙하던 ROTC 초급장교 시절을 기억해야 합니다.

머리에 무궁화나 별을 몇 개씩이나 달았던 고위 장교시절, 고급 임원시절 말고, 소대원들과 부대끼며 지내던 소대장 시절을 생각해야 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아야 당시의 겸손함과, 당시의 빛나던 젊음이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겁니다.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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