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매일 쓰는 에세이 본문
일치월장과 세바시 인생질문
몇 개월 전에 '인도네시아 이야기 글/토론'이란 밴드에 초청받아 들어갔는데 거기서 매일 글을 쓰는 일치월장이란 방장에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매일 일정량의 글을 일정 함량 내지 수준을 맞춰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걸 해내는 사람이 인도네시아에 있었습니다. 글도 부드럽고 내용도 따뜻하고...... 모범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세바시 인생질문 100일 글쓰기를 시작하려 할 때 한 번 해볼 엄두가 생겼습니다. 매일 뭔가 쓰고 번역을 하지만 에세이를 매일 쓴 적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난 5월 25일 100편을 마무리 지으면서 한편으로 속시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감개무량함을 느꼈습니다. 목표한 바를 초심대로 끝마치고 나면 꽤 괜찮은 기분이 듭니다. 우리가 삶은 산다는 것은 매번 어떤 사안 또는 어떤 시대의 마감을 짓고 챕터를 덮으며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건데 100편 에세이를 마치며 한 챕터를 성공적으로 덮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떄문입니다.
그러고 나니 다시 일치월장이란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이분은 생산공장에 다니면서 일찍 출근해 근무 시작 전까지 글 한 편을 뚝딱 써올리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꽤 괜찮고 때로는 교훈적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원빈같은 조각미남이라고 하는데 실제 사진을 보진 못했지만 그것도 거의 수긍이 갈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왕 100일간 한 건데 조금 더 해보기로 스스로 마음먹어 봅니다.
매일 글쓰기 말입니다.
물론 매일 인도네시아 기사번역을 하고 영진위나 출판진흥원 보고서도 쓰고 언론매체에 기사도 보내지만 그것 말고 에세이를 계속 써볼까 해요. 앞서 언급한 다른 것들도 비록 자료나 팩트를 기반으로 한다해서 '창작'의 요소가 없다 할 수 없는 것이고 에세이 역시 대개는 경험과 개인의 가치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 어쩌면 100% 창작이라 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창의지수라는 게 있어 숫자로 따진다면 에세이 쪽에 좀 더 많은 창의력이 소비될 것 같습니다.
그런 에세이의 장점은 글을 쓰기 전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번역이나 기사, 보고서는 자료를 기반하는 것이니 읽고 분석하여 글로 재구성하는 게 기본 프로세스인데 에세이는 거기에 깊은 우물 속에서 매번 애써 건져내야 하는 뭔가가 하나 더 포함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듯 합니다. 그게 관념, 후회, 열정, 분노 같은 것일 수도 있고 감수성, 세계관, 가치관 같은 생각과 감정의 틀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매일 뭔가 하나씩 써 봅시다.
명쾌님도 같이 하실라우?
2021.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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