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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인생질문 에세이

꼰대의 완성은 중독의 결과

beautician 2021. 3. 22. 13:14

라~때는 말이지

 

 

중독이란 어떤 일을 한 번 시작하거나 빠져들고 나면 그 해악을 느끼든 그렇지 않든 중단할 수 없거나 멈추거나 헤어나오기 힘든 상태, 또는 그렇게 만든 상대를 지칭하는 말이죠. 그리고 그 어감 자체가 그 결과 벌어지고야 말 부정적인 파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술중독, 일중독, 마약중독, 섹스중독, 일산화탄소 중독....

 

물론 최근에 많은 단어들이 세태의 변화와 함께 의미가 일부 변하면서 중독이란 말에도 긍정적인 색깔이 살짝 덧입혀지기도 했습니다. 중독성 있는 미소, 중독성 있는 콘텐츠 등.

 

어쨋든 뭔가에 중독된 상황에선 자신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그러니 중독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도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교회에 다니는 것은 중독 아닐까요? 

맨날  대판 부부싸움을 벌여 눈에 멍이 사라질 날 없이 사는 부부들이 이혼하지 않고 계속 한 집에 사는 것도 중독 아닐까요?

지옥같이 되어 버린 직장에 오늘도 꾸역꾸역 출근하는 것, 일진들이 지배하는  학교와 조직에 가혹한 왕따와 괴롭힘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등교하는 것....그런 건 중독 아닐까요?

 

술을 끊고 담배를 끊는 것 못지 않게 그런 것을 과감히 끊는 사람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불행한 파국이 예상되는 길목에서 과감히 돌아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고단한 삶을 어떻게든 지탱해 가는 것도 중독 아닐까요?

 

내가 달콤한 커피 중독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놓지 못하는 것들, 꼭 해야만 하는 것들, 용납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죠. 하지만 그런 것들을 중독이라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분명한 중독은 내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을 거라 생각하는 성향입니다. 끊기 정말 힘듭니다. 말하자면 확증편향 중독인데 아마도 이 세상의 모든 꼰대들이 이 길을 걸었을 것 같습니다.

 

확증편향에 중독된 꼰대보다는 중독성 있는 꼰대가 되고 싶은데 말입니다.

 

 

 

 

 

 

 

2021.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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