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진짜 나'와 '가짜 나' 본문
해리성 인격장애
긍정적인 자신을 '진짜 나'로, 부정적인 부분을 '가짜 나'로 나누는 건 사실 매우 건강하지 못한 발상입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성공적이든 실망스러운 실패투성이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스스로의 실체로 인정해야만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자신만이 유일한 피해자이고 세상 모든 이들이 자길 시기하는 가해자들이라 생각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주변에 크고작은 물의를 빚으면서도 오직 자신만이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서라도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신의의 화신이라 믿는 동안엔 절대 세상과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왜곡된 세계관이 현실과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세상 뿐 아니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우린 그게 필요합니다.
난 과거 찌질하기 그지 없었던 나도, 파산의 구덩이에서조차 맨땅에 헤딩을 거듭하던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놀아나던 치기어린 성격도, 밑도끝도 없이 치고들어오는 상대방을 반드시 받아쳐 줘야 직성이 풀리는 못된 성질도, 마감날마다 살짝 놓치고 마는 정신줄 조차 나의 진솔한 한 부분으로 받아들입니다
자아의 한 부분이 만족스럽지 않다 하여 가짜 취급하는 건 너무 슬픈 일일 것 같습니다. 남들과는 얼마든지 손절할 수 있지만 자아와의 손절은 안되거든요.
2021.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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