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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2020년 출판시장 정리

beautician 2021. 3. 6. 10:51

인도네시아 2020년 출판시장 정리 

 

 

2020년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을 단 몇 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온라인으로 옮겨간 도서시장의 헤게모니’, 그리고 ‘온라인 서점과 디지털 도서의 약진’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현지 도서산업이 코로나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 현실에서 온라인으로 떠밀려 간 셈이다.

 

어느 산업이나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2020년의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전개상황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2020년 초, 코로나 청정국을 자부하던 인도네시아는 3월 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는데 초창기에 방역정책을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견으로 충돌하면서 혼란을 키웠다. 4월 초에 자카르타부터 발령된 강력한 대규모 사회적제약조치(PSBB)가 3개월 후인 6월 초 그 아래 단계인 대규모 사회적제약조치 전환기(PSBB Transisi)로 완화되었다가 다시 3개월 후인 9월 초 이전의 PSBB로 전격 후퇴한 것은 일일 전국 신규 확진자가 4,000명 선이 무너져 사실상 방역실패 상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림 1. 인도네시아 코로나 신규 확진자 발생추이 (2021년 2월 19일자)>[1]

 

 

그 후에도 방역수위는 등락을 거듭했고 일일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 하루 만 명 선을 넘으면서 지난 1월 26일 누적 확진자가 결국 백만 명을 넘어섰다. 별다른 반전 계기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실상 백신만이 유일한 게임 체인저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1월 13일부터 중국 시노백 백신접종을 시작했고 전국민의 70%인 1억 8,150만 명에게 2022년 3월까지 접종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 19 출판업계 직격

한국처럼 번화가 길가에 즐비한 매장들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들어선 몰(mall)들을 중심으로 쇼핑과 여가생활이 이루어지는 인도네시아에서 3월 하순부터 강력한 방역조치가 내려지면서 몰들이 문을 닫자 여기 입점한 그라메디아(Gramedia), 페리플러스(Periplus), 키노쿠니야(Kinokuniya), 북스앤비욘드(Books & Beyond – 전 타임스 북스토어) 등 전국규모 서점체인들은 물론 재래시장 중고서적 가게들까지 모두 문을 닫았다. 4월 10일 공식 발령된 PSBB 조치는 원래 2주로 기간을 정했지만 연장을 거듭하여 3개월 후인 6월 15일이 되어서야 몰과 서점들이 비로소 영업재개 허가를 얻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지 않은 가운데 감염병을 두려워한 고객들이 서점으로 돌아오지 않아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2020년 70~80%에 달하는 괴멸적인 매출 하락를 겪었다.

 

이 시기에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출판사의 58.2%가 50 % 이상 매출이 감소했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출판사의 절반이 급격한 생산성 감소를 경험했다. 또한 전체 출판사의 60.2% 만이 앞으로 3 개월 동안만 직원 급여를 지급할 여력이 있다고 답했고 최대 1 년간 버틸 수 있다고 답한 곳은 5% 뿐이었다.[2]

 

유력 출판사들은 온라인 판매시스템 구축과 관리에 더욱 매진하면서 쇼피(Shopee), 토코페디아(Tokopedia), 블리블리(Blibli) 등 유명 인터넷 쇼핑몰들과 온라인 도서할인판매행사를 여러 차례 마련했다. 이 외에도 그라메디아는 PSBB 기간 중 문을 닫은 서점에 직원들을 출근시켜 전화판매 주문배달 서비스를 시도했고 미잔그룹은 재택근무하던 편집인들을 대거 도서 프로모션에 투입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했다.

 

대형 출판사들도 연간 출판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분명한 매출이 보장되는 유명 작가 작품들을 우선 출판하고 그렇지 못한 작품들의 출간은 대체로 무기한 보류하거나 취소했다. 또한 캐시플로우 확보를 위해 코로나 사태 이전엔 소규모로 운영하던 출판 전 선주문 방식인 프리오더(pre-order)를 보다 광범위하게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라메디아의 경우 지난 4월 싯다르타 무케르지 (Siddharta Mukherjee)의 저서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Kanker: Biografi Sebuah Penyakit) 번역본 출간 당시 선주문한 구매자들에겐 15% 가격할인과 함께 마스크를 무료 지급하고 1쇄본에 선주문자들의 이름을 인쇄해 주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도서행사들

인도네시아에서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 마지막 도서 행사는 2월 26일~3월 1일 기간에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슬라믹 북페어(IBF)와 최초 코로나 확진자 발생 직후인 3월 6일~16일 기간 자카르타의 위성도시 BSD에서 열린 빅 배드 울프 북바자(Big Bad Wolf book bazaar)였다.

 

이후 거의 모든 도서행사들이 온라인에서 개최되거나 내년을 기약하며 연기되었다. 당장 빅 배드 울프 북바자 4월 이후 행사도 미잔 온라인서점과 토코페디아 온라인쇼핑몰을 연계하여 비대면으로 진행되었고 그간 아시안게임 경기장들이 있는 자카르타 중심가의 글로라 붕까르노 콤플렉스(Gelora Bung Karno Komplek)에서 늘 열리던 자카르타 북페어도 2020년 30회차를 맞아 6월 29일~7월 2일 기간 온라인에서 열렸다. 2014년부터 매년 발리에서 열리던 우붓 작가-독자 페스티벌(The Ubud Writers & Readers Festival-UWRF)도 10월 29일~11월 1일 기간 비대면으로 개최되었다

 

가장 큰 현지 도서행사인 인도네시아 국제도서박람회(Indonesia International Book Fair - IIBF)도 작년에 40회를 맞아 9월 28일~10월 7일 기간 역시 비대면으로 열렸다. 코로나 상륙 후 반년 넘게 지난 시점이어서 150개의 3D 버츄얼 부스가 준비되고 75건의 북토크 웨비나와 워크샵, IKAPI 시상식, 국내외 작가들과의 만남, 3만 개의 타이틀의 책 1백만 권이 동원되는 등 비교적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졌다.

 

<그림 2. 인도네시아 국제 북페어(IIBF) 2020 포스터>

 

 

개별 출판사들도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과 손잡고 도서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서 홍보를 위한 다수의 웨비나, 작가와의 온라인 미팅, 홍보 유튜브 활동을 확대했다. 한국과 일본 콘텐츠 번역물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하루출판사(Penerbit Haru)도 8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두 달 간 아시아 도서 페스티벌(Festival Buku Asia)를 온라인에서 열어 도서 프로모션과 한-일 작가들과의 온라인 미팅을 가졌다. 2019년 현지 출간된 번역본이 2020년 내내 베스트셀러에 오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백세희 작가도 10월 4일 자기 세션을 열어 줌미팅을 통해 독자들을 만났다.

 

오프라인 서점들의 운명

코로나 사태로 많은 출판사들과 서점들이 존폐의 기로에 섰는데 그중 2001년 처음 문을 연 악사라 서점의 플래그쉽 스토어이자 오랫동안 자유로운 기풍의 문화 심지인 끄망(Kemang) 지역 명소였던 끄망점이 지난해 12월 폐업한 것은 한 시대의 마감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림 3. 악사라 끄망점>

 

악사라는 miner8.com이 2017년 인도네시아 10대 서점(그라메디아-구눙 아궁(Gunung Agng)-페리플러스(PeriPlus)-악사라(Aksara)-부꾸페디아(Bukupedia)-카리즈마(Karisma)-타임스 북스토어(이후 북스&비욘드로 브랜드명 변경)-부꾸끼타(BukuKita)-에를랑가(Erlangga)-유레카북하우스(Eureka Bookhouse) 중 네 번째로 꼽을 만큼 주류 서점에 속했다.

 

아직 ‘라이프스타일’이 마케팅 용어가 되기 전부터 악사라 끄망점은 진보적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이 되어 당시 젊은이들에게 문화적, 창의적 취향 형성에 적잖게 기여했다. 악사라는 나중엔 책 외에도 티셔츠나 복고풍 수집용 상품들도 판매하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키노사우르스(Kinosaurus) 소형극장과 가나라 아트 스페이스(Ganara Art Space) 등을 확장한 공간에 세입자로 들이며 여러 커뮤니티들의 통합과 교류를 주선했다. 창작 커뮤니티들이 워크샵이나 회합을 갖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주류 도서 범주를 벗어난 수입서적 틈새 수요에도 부응했다.

 

끄망점의 성공에 힘입어 악사라 서점은 확장을 거듭해 2003년부터 2008년 사이 자카르타 시내 최고급 몰 여러 곳에 지점을 열고 명성과 영향력을 키워갔으나 오프라인 현장에 중점을 둔 낭만적인 영업스타일은 이후 시작된 도서시장의 온라인 지향성을 기민하게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몰에 입점했던 지점들은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했고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찾아와 온라인 영업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반이 흔들렸다. 그간의 강점을 전혀 살릴 수 없었던 악사라는 결국 작년 12월 말을 기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고배를 마셨다.

 

서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현지 최대 서점체인인 그라메디아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10월 서부 자카르타 최고급 몰 중 하나인 따만앙그렉몰(Mall Taman Anggrek) 지점의 임대연장을 하지 않고 철수했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누구나 앞다퉈 입점하고 싶어할 가장 목 좋은 중요한 지점을 과감히 폐쇄한 것은 철저히 감량하지 않으면 안되는 비상상황과 온라인 플랫폼에 더 큰 비중을 두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이라 읽힌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월, miner8.com이 10대 서점 중 다섯 번째로 꼽은 온라인 서점 부꾸페디아가 3월말 폐업을 예고하고 실제로 문을 닫았다. 이는 수년 간 온라인 도서시장의 경쟁이 이미 치열했음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이후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엄청난 약진을 보일 것을 예견했다면 그 결정이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 2020년 1월 당시 꼼빠시아나닷컴(kompasiana.com)가 꼽은 전국 7대 온라인 서점 순위에서 부꾸페디아는 그라메디아-디퍼블리시(Deepublish)-부꾸끼타(Bukukita)-뿌까부꾸(Bukabuku)-그롭마트(Grobmart)-미잔스토어(Mizastore)로 이어지는 순위의 맨 마지막을 달리고 있었다.

 

 

디지털 도서의 약진

콘텐츠 제작자들의 신문 크래프터스((Crafters)의 1월 23일 기사는 이제 태동기를 벗어나 눈에 띄게 활동하기 시작한 e-북 전문출판사라며 그라메디아의 디지털 부문인 그라메디아나 (Gramediana)를 비롯해, 디퍼블리시(Deepublish), 큐바짜(Qbaca), 까리야버추얼(Karya Virtual), 와양포스(Wayangforice) 등 다섯 곳을 소개했다.

 

그리고 곧이어 닥친 코로나 사태로 e-북은 물론 오디오북 등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디지털 도서들이 약진할 여지가 크게 열렸다. 하지만 동시에 PDF 파일 형태의 해적판들이 별다른 제약없이 유통되어 코로나 사태 초창기 인도네시아 출판협회의 설문조사에서도 출판사들의 25%가 자기 출판도서가 무상 PDF로 배포되는 저작권 침해사례를 겪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2020년 연말이 다가오면서 디지털 도서에 대한 인도네시아 출판산업의 방향성이 여러 각도에서 감지되었다. 그중 하나는 ISBN(국제표준도서번호)를 관리하는 국가도서원(Perpustakaan Nasional- Perpusnas)에 2020년 1월부터 11월 16일까지 112,263개 타이틀, 121, 393개의 도서 및 e-북 출판용 ISBN 신청이 이루어져 2019년 동기간에 비해 6,5% 증가한 것이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대형 출판사들조차 즉각적인 매출이 기대되지 않는 콘텐츠의 출판을 극도로 자제하던 상황에서 ISBN 신청이 예년보다 8천 건가량 늘어난 것은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의 e-북 출간이 팬데믹 기간 동안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무하마드 샤리프 반도(Muhammad Syarif Bando) 국가도서원장은 그 원인을 추가적인 e-북 전문출판사의 출현 때문이 아니라 기존 출판사들이 시류에 따라 적극적으로 디지털 형식의 도서 콘텐츠를 출판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2020-2025년 기간의 신임회장을 선출하던 11월 28일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전체회의에서 마흐뿌디 선거관리위원장은 도서산업이 디지털 기술과 경쟁할 뿐 아니라 실존하는 디지털 출판사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기성 출판사들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신기술 친화적인 세대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Arys Hilman Nugraha)는 그보다 3주 전 인터넷매체 까바르24(Kabar24)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서점을 방문하지 않는 책을 구매하는 새로운 고객층이 형성되고 도서산업의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말하며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체화할 수 있는 출판사들만이 이 시대를 살아남을 것이라 전망했다.[3]

 

이런 인식을 가진 신임 출판협회장이 앞으로 5년간 이끌어갈 인도네시아의 출판산업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도서산업에 이미 한 발 깊숙이 디딘 상태에서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개연성이 크다.

 

<그림 4. 아리스 힐만 누그라하 IKAPI 신임회장>

 

 

한국 콘텐츠 진출과 한계

2020년 한 해 동안 인도네시아 서점가에서 한국을 대표한 도서를 꼽으라면 그라메디아 GPU에서 출간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Kim Jiyoung Lahir Tahun 1982)>와 하루출판사 출간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복이는 먹고 싶어(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BOKKI)>를 든다. 각각 2019년 10월과 2019년 5월에 출간된 두 책은 레드벨벳의 아이린과 BTS의 RM이 추천에 한류 팬들의 적지 않은 호응을 받았다.

 

현지에서 1만 부 이상 팔린 <82년생 김지영>은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이 꼼빠스-그라메디아 그룹과 함께 8월 19일~9월 25일 기간 동안 저자 조남주 작가가 직접 최종심사에 참여하는 독후감대회를 개최해 10월 27일 시상식을 진행했고 백세희 작가의 경우 앞서 기술한 하루 출판사의 아시아 도서 페스티벌 온라인 팬미팅을 10월 4일 진행한 것 외에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속편의 번역본을 현지에서 후속 출간했다.

 

그외에도 유홍균 작가의 <자존감 수업(How to Respect Myself), 신원평 작가의 <아몬드(Almond)>, 정문정 작가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Tak Mungkin Membuat Semua Orang Senang)>,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Hidup Apa Adaya)>,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I’ll Go to You When The Weather Is Nice)> 등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현지 출판사들은 한국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검색하고 에이전트의 추천을 받기도 하지만 인도네시아에도 K-Pop과 K-드라마의 두터운 팬 층이 형성되면서 그들이 읽었거나 추천한 도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을 무시할 수 없다. 심지어 온라인서점 그롭마트(Grobmart.com) 홈페이지에는 ‘한국 아이돌 추천도서 코너’도 있다.

 

<그림5. 그롭마트 홈페이지 캡쳐>

따라서 당연히 콘텐츠 자체의 힘이 있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우선 선전해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유명 K-Pop 가수의 독서목록에 오르거나, 또는 두 조건 모두를 충족시켜야 해당 한국 콘텐츠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의도치 않은 한계가 그어진 측면도 있다.

 

2021년 전망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2월 22일 소폭개각을 단행했다. 코로나사태 초기부터 무능을 드러낸 보건부 장관, 너무나 명백한 비리혐의로 부패척결위원회(KPK)에 전격 체포된 사회부 장관과 해수부 장관 경질로 촉발된 이 개각으로 여섯 명의 장관이 경질되었다.

 

이 개각에서 지난 2019년 대선 당시 성공한 젊은 사업가이자 개혁적인 이미지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그린드라당 부통령 후보 산디아가 우노(Sandiaga Uno)가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출판을 포함한 16개 문화부문 정책결정기관이었던 대통령 직속 창조경제부(Bekraf)를 관광청이 흡수통합한 부처다.

 

한편 인도네시아 출판사들의 해외 북페어 참가를 지원해 온 국가도서위원회(Komite Buku Nasional-KBN)을 휘하에 둔 교육문화부 나디엠 나카림 (Nadiem Makarim) 장관은 유임되었다. 그는 원래 우버(Uber)를 본딴 온라인 오토바이 택시 회사 고젝(Gojek)을 불과 몇 년 사이 인도네시아에서 손꼽히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업가 출신으로 2019년 10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2기 임기 시작과 함께 전격 교육문화부 장관으로 발탁된 바 있다.

 

그래서 이제 인도네시아 출판산업을 앞뒤에서 밀고 당기는 두 개 부처 장관들이 모두 젊은 기업가 출신으로 채워진 상태다. 신임 IKAPI 회장을 필두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미래를 향해 방향을 잡고 달려갈 것으로 보이는 인도네시아 출판산업을 위해서는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하겠다.

 

<그림6.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위)과 나디엠 마카림 교육문화부 장관(아래)>

60% 대의 시노백 백신 항체발생율과 그 항체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15개월의 기간을 두고 1억 8000만 명 이상에게 백신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언제 집단면역에 다다를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사이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rk기 어려울 만큼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은 온라인 세계 속에 펼쳐질 미래를 향해 훨씬 더 멀리 가버릴 수도 있을 것이란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최소한 2021년에도 온라인으로 옮겨간 도서시장의 헤게모니’, ‘온라인 서점과 디지털 도서의 약진’이란 키워드는 여전히 유효할 것 같다. (끝)

 


[1] 출처: 인도네시아 방역당국 홈페이지 https://covid19.go.id/peta-sebaran

[2] 출처: 인도네시아 출판협회 홈페이지  https://www.ikapi.org/riset/

[3] 출처: 까바르 24 https://kabar24.bisnis.com/read/20201110/79/1315755/penerbit-buku-berjuang-melawan-anjlok-siap-bangkit-usai-pandemi-covid-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