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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잘린 신부님 유령 본문
저룩뿌룻 공동묘지의 신부 유령(Hantu Jeruk Purut)
목 잘린 신부의 유령이 등장하는 괴담 ‘저룩뿌룻 공동묘지의 유령(Hantu Jeruk Purut)’은 자카르타에서 떠도는 유명한 도시괴담들 중 하나입니다. 동명의 영화가 2006년 11월 29일에 개봉한 바 있고 2017년에도 리메이크 되었죠. 하지만 그다지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1986년 저룩뿌룻 공동묘지의 관리인은 머리가 없는 한 천주교 신부가 무덤들 사이를 지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신부는 자기 머리를 손에 들고 있었고 개 한 마리가 그 뒤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신부의 유령을 보았던 관리인 사쁘리 사뿌트라는 아직도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며 그곳 공동묘지의 꾼쩬(kuncen)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가 전한 ‘목잘린 신부의 유령’은 급속히 퍼져나가 유명한 도시괴담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그 신부가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것이라 농담처럼 말합니다. 저룩뿌룻 공동묘지엔 모두 이슬람 묘역뿐이고 기독교인 묘역은 인근 따나꾸시르 공동묘지(TPU Tanah Kusir)에 가야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신부 유령을 보려면 반드시 목요일 밤에 홀수로 인원을 맞춰 묘지에 와야 한다는 규칙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클럽에서 돌아오는 길에 저룩뿌룻 공동묘지에 들어서는 세 명의 청소년 알핀, 아담, 이차를 조명합니다. 홀수로 숫자를 맞춘 겁니다. 그렇게 묘지를 일곱 번 돌면 신부 유령을 볼 수 있다는 소문에 세 청소년은 그대로 따라해 보지만 신부유령은 나타나지 않고 대신 물건들이 그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여 모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서 메인 스토리가 시작되죠. 꼬야 바가요 감독은 영화를 통해 신부가 목이 잘린 사연과 신부를 사랑했던 라스미(Lasmi)의 원혼에 대한 이야기가를 펼쳐 갑니다.
사실 어느 공동묘지 치고 괴담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자카르타 시내에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작은 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제법 넓은 묘지들이 주택가 한 가운데에서 나오는 경우가 심심치 않습니다. 거기서 꾼띨아낙이나 뽀쫑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사람들 중에서는 자신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아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동묘지의 괴담들을 그저 그러려니 치부하면서도 저룻뿌룻 공동묘지의 신부 유령이 각광받는 이유는 그 기괴한 미스매치에서 오는 분위기 떄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카르타 한복판에 등장하는 서양신부의 귀신. 그것도 이슬람 묘역에. 그 뒤를 따라다닌다는 검은 개. 단지 아쉬운 것은 그 배경이 안쫄다리의 시티 아리아 유령의 이야기처럼 충분히 개연성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나는 자카르타를 운전하며 지나치는 카사블랑카의 묘지나 간혹 들르게 되는 쁘라사스티 묘지공원 같은 곳에서 ‘평화로움’을 느끼곤 하는데 전혀 다른 느낌을 갖는 사람들도 사실은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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