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몰염치의 시대 본문
지난 며칠간 매스컴을 달궜던 국정감사, 특히 윤석렬의 땡깡은 대략 다음 두 단어로 요약된다.
유아독존
기고만장
그리고 정치인들의 행태는 상당부분 '몰염치'로 수렴한다.
자기도 지키지 못하는 도덕적 잣대를 남에게 들이밀려는 것, 근거없는 혐의를 남의 목에 걸면서 자신은 치외법권의 방패 뒤에서 희희낙락하는 것.
하지만 그 몰염치의 현장은 원래 난장판인 국회보다 똥물 시퍼런 언론에서 더욱 드러난다.
천하의 삼성 이건희가 죽었다.
어떤 이는 애도하고 어떤 이는 이를 갈지만, 염치있는 이라면 아무리 울분을 참을 수 없다 해도 남의 상가집에 가서 조의를 표하진 못할 망정 난장을 죽이진 않아야 한다. 최소한 고인에 대한 불편한 사실들도 하루 이틀 정도 장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줘야 맞다. 하지만 이건희 사망보도 하루 후 모든 언론을 뒤덮은 것은 상속세 문제였다.
돈 얘기를 하지 못해 입이 너무나도 근질거렸던 모양이다.
아무리 죽을 죄를 지었더라도, 죽은 이가 땅에 묻힐 때까지 그 잠시의 시간도 기다려주지 못하고 상속을 얘기하는가? 언론은 모두 구하라의 생모 코스프레를 하는 것인가?
하긴 누구 탓을 할 것도 없다.
그런 생각은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니까.
단지 사람에겐 '염치'라는 게 있어 말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가릴 뿐이며 언론은 그런 걸 가리지 않을 뿐이다.
그런 걸 한 두번 본 게 아니다.
박원순 시장이 변을 당했을 때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난장을 지른 이들의 면면을 기억하자. 그리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유불리를 논했던 것을 기억하자.
저런 염치없는 것들을 기억하자.
물론 기자들은 변명할 것이다. 자기들은 몰염치한 게 아니라 '프로페셔널'한 것일 뿐이라고.
그리 말하는 이들은 프로페셔널이란 게 사람냄새 나지 않는 무색무취한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ㅄ들일 뿐이다.
그러니 상을 당한 이들 등에 대고 당신들 상속세가 10조야, 10조! 이러고 떠드는 것이지.
몰염치해야 프로가 되는 게 아니다.
2020. 10. 26.
'일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놀이패 (0) | 2020.11.29 |
---|---|
진실한 인간을 욕하지 마라 (0) | 2020.10.31 |
'왜구소설' 코너를 비판할 자격 (0) | 2020.10.25 |
자살골 넣은 선수의 변명 (0) | 2020.10.23 |
몰라TV의 자가당착 (0) | 2020.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