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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몰염치의 시대

beautician 2020. 10. 26. 22:15

 

지난 며칠간 매스컴을 달궜던 국정감사, 특히 윤석렬의 땡깡은 대략 다음 두 단어로 요약된다.

 

유아독존

기고만장

 

그리고 정치인들의 행태는 상당부분 '몰염치'로 수렴한다.

자기도 지키지 못하는 도덕적 잣대를 남에게 들이밀려는 것, 근거없는 혐의를 남의 목에 걸면서 자신은 치외법권의 방패 뒤에서 희희낙락하는 것.

 

하지만 그 몰염치의 현장은 원래 난장판인 국회보다 똥물 시퍼런 언론에서 더욱 드러난다.

천하의 삼성 이건희가 죽었다.

어떤 이는 애도하고 어떤 이는 이를 갈지만, 염치있는 이라면 아무리 울분을 참을 수 없다 해도 남의 상가집에 가서 조의를 표하진 못할 망정 난장을 죽이진 않아야 한다. 최소한 고인에 대한 불편한 사실들도 하루 이틀 정도 장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줘야 맞다.  하지만 이건희 사망보도 하루 후 모든 언론을 뒤덮은 것은 상속세 문제였다. 

 

돈 얘기를 하지 못해 입이 너무나도 근질거렸던 모양이다.

 

 

아무리 죽을 죄를 지었더라도, 죽은 이가 땅에 묻힐 때까지 그 잠시의 시간도 기다려주지 못하고 상속을 얘기하는가? 언론은 모두 구하라의 생모 코스프레를 하는 것인가?

 

하긴 누구 탓을 할 것도 없다.

그런 생각은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니까.

단지 사람에겐 '염치'라는 게 있어 말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가릴 뿐이며 언론은 그런 걸 가리지 않을 뿐이다.

 

그런 걸 한 두번 본 게 아니다.

박원순 시장이 변을 당했을 때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난장을 지른 이들의 면면을 기억하자. 그리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유불리를 논했던 것을 기억하자.

 

 

저런 염치없는 것들을 기억하자.

 

물론 기자들은 변명할 것이다. 자기들은 몰염치한 게 아니라 '프로페셔널'한 것일 뿐이라고.

그리 말하는 이들은 프로페셔널이란 게 사람냄새 나지 않는 무색무취한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ㅄ들일 뿐이다.

 

그러니 상을 당한 이들 등에 대고 당신들 상속세가 10조야, 10조! 이러고 떠드는 것이지.

 

몰염치해야 프로가 되는 게 아니다.

 

 

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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