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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인도네시아의 한인사회 위협하는 코로나 사태

beautician 2020. 8. 31. 11:50

 

 

 

3월 2일 인도네시아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도 현지 한인사회는 우수한 방역활동을 펼치는 본국에 힘입어 오랫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불상사는 있었다. 2월 어느 날, 그러니까 아시아나 항공기가 하노이에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하던 날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스마랑의 한 한국인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자가진단하고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사후 검사한 결과 코로나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인도네시아가 스스로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자화자찬하며, 열대지방이라서, 알라신께서 보호하사 안전한 것이란 컬트마저 생겨나려던 때, 그러나 한국에선 신천지 사태가 터져 한국인들에게 스티그마가 붙었던 시절, 한국인이 코로나에 걸리는 건 대역죄인이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정작 한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7월의 일이었고 그것도 깔리만탄과 술라웨시 등 한인 밀집지역과는 전혀 동떨어진 곳에서 벌어졌다. 그래서 PSBB 전환기에 들어서며, 비록 하루 신규확진자들이 2천 명 선을 넘나드는 확산세에 있으면서 방역규제를 하나씩 풀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한인들의 경각심도 어느 정도 무뎌졌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교회를 중심으로....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조소한 대면예배 재개를 추구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내가 다니는 늘푸른교회의 온라인예배 화상에 가끔 비춰주는 교회 내부 장면엔 꽤 많은 이들이 자리를 잡고 참석해 예배를 하고 있었다. 

 

사실 난 이 대목이 좀 우습다고 본다. 온라인예배에서 왜 객석(회중석)을 비췄을까? 이렇게 사람들 나오기 시작했으니 온라인 스크린 너머에 있는 당신들도 이제 교회로 나오라는 뜻이겠지. 물론 늘푸른교회는 그런 저급한 목사들의 교회가 아니니 차치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이 코로나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면예배를 주장하고 대통령이 만류해도 듣지 않으려 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의 감동때문이 아니라 다 돈의 유혹 때문이다. 대면 예배를 해야 헌금으로 큰 돈이 모이는데 온라인예배를 하면 온라인으로 헌금을 송금하는 이들은 한 줌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도들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라도 교회로 끌어들여 헌금을 내도록 만들려는 것이지.

 

아무튼 그러다가 8월 말이 되면서 드디어 한인 밀집지역에서 한국인 코로나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끄망 지역의 아파트, 에센스 아파트 등 주로 대기업 주재원들, 나름 성공한 한인사업가들이 사는 남부 아파트의 호화 아파트에서 8월 30일까지 벌서 4번 확진자가 나왔다. 그들이 다닌 식당과 수퍼, 그리고 만난 사람들을 감안하면 당분한 한인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은 그 확진자들을 비난하려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전광훈이나 주옥순 같은 이들 말고는 코로나에 일부러 걸리려고 하거나 퍼뜨리려 하는 사람은 절대 없으니 이번 한인 확진자들의 상황은 교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응원해 줘야 할 일이지 일방적으로 피하고 경원하면서 비난해야 할 부분이 아니다. 더욱이 8월 28일과 29일 인도네시아 신규확진자는 일일 3천 명이 넘어서면서 분명한 폭발세를 보이고 있다. 자발적으로 동선을 밝히는 확진자, 그들이 다녀간 걸 자발적으로 공지하며 방역과 영업중단을 발표하는 한인업소들과 달리 현지인들 사회에선 이미 코로나가 더욱 창궐하고 있다. 이미 누적확진자 17만 명을 넘은 인도네시아의 폭발적 코로나 증가가 결국 한인사회에도 비집고 들어와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보는 게 더욱 타당하다.

 

2020년 8월 30일 인도네시아 코로나 현황

 

하지만 문제는 한인들의 행동반경이 매우 한정적이어서 외출과 회동을 자제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교민사회에서 무섭게 확산될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고 한국인들 동선이 겹치지 않는 곳을 찾아 다니는 것 역시 현명한 일은 아니다. 사실은 인도네시아인들의 동선이 더욱 위험하니 말이다. 외출과 접촉을 삼가는 것만이 정답이다.

 

그러나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매일의 양식을 구하기 위해선 그럴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는 정말 인간을 점점 더 궁지로 몰아넣는다.

 

누군가를 찾아뵙고 직접 인사드리는 것이 결례가 되어버린 세상이 오리라곤 예전에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다.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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