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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도네시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편영화

beautician 2020. 8. 29. 11:29

단편영화 <띨릭>(Tilik)이 시골아줌마들의 가십으로 네티즌들을 사로잡다.

 

 

 

 

8월 중순부터 일주일 넘게 Ghibah’ (가십) emak-emak (동네아줌마들)이란 키워드가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아궁 와휴 쁘라스티요(Wahyu Agung Prasetyo) 감독의 단편영화 <띨릭>(Tilik-문병차 방문)이란 단편영화가 급속히 퍼졌기 때문이다.

 

족자 소재 영화제작사 라파짜나 필름(Ravacana Films)이 족자문화국(Dinas Kebudayaan Daerah Istimewa Yogyakarta)과 콜라보로 제작한 <띨릭>의 카메라는 트럭 짐칸에 타고서 몸이 아픈 동장 아줌마(bu Lurah)를 문병 가는 일단의 여인들을 뒤쫓는다.

 

애당초 사람이 타도록 설계되지 않은 불편한 트럭 짐칸에 대충 쳐놓은 두 가닥 밧줄을 단단히 잡고 선 아줌마들이 디안이라 이름의 젊은 여성에 대한 가십을 시작한다. 네티즌들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주인공 떼조(Tejo) 아줌마(시티 파우지아 Situ Fauziah )는 엄선한 단어들을 구사하며 디안이 전혀 도움 안되는 인물이며 일천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단지 예쁜 얼굴 하나만 내세운다는 험담에 열을 올린다. 디안이 몰에서 중년남자와 걸어가는 걸 봤다는 말도 나온다 자기 말이 먹히는 것을 느낀 떼조 아줌마는 인터넷에서 찾아낸 디안의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더욱 그들을 설득하는데 사진 속의 디안은 이른바 바람직하지 않은포즈를 취하고 있다.

 

 

극중 이성적이고 현명한 여성으로 묘사되는 유닝(Yu Ning – 브릴리아나 데시 Briliana Dessy )는 떼조 아줌마가 거짓 소문을 퍼뜨린다고 비난한다. 그러자 떼조 아줌마는 인터넷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 발명한 것이라서 정보가 절대 틀릴 리 없다고 강변한다.

 

그들의 일견 일상적인 대화는 병원에 도착할 때쯤 뜨거운 격론으로 비화된다.

 

이런 내용이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817일 유뷰브에 업로드된 이 영화는 불과 일주일만인 823일 조회수 860만 회를 돌파했다.

 

시청자 따리 와르디니는 이 영화가 전통적 문병 장면을 잘 재현했다고 극찬했다. 중부 자바 보요랄리(Boyolali)에 사는 따리는 병원에 입원한 사람을 문병객들이 이렇게 무리지어 방문하는 전통이 매우 친숙하다. 그의 삼촌이 트럭으로 건축자재를 실어나르는 일을 하는데 주말이면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문병가는 사람들이 세를 내 타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코 안와르 감독도 이 영화를 칭찬했다. “<띨릭>은 쾌활한 분위기로 영리하면서도 단순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연기력도 뛰어나고요.” 그는 이 영화를 본 후 트위터에 이렇게 기록했다. 영화제작자 어네스트 쁘라카사도 이 유쾌한 코미디 영화가 영상도 아름답고 연기도 뛰어날 뿐 아니라 음향까지 훌륭하다며 <띨릭>을 극찬했다.

 

 

821() 트리뷴 족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자 엘레나 로스메이사라(Elena Rosmeisara)는 이 영화가 2018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 제작되었다고 한다. (기억의 오류인 듯한데 대통령선거는 2014년과 2019년에 있었다-역주) 당시 가짜 뉴스들이 엄청나게 나돌았는데 영화제작팀은 사람들이 팩트체크에는 대체로 관심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말한다. 여러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상영한 후 엘레나는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유뷰브 업로드를 결정했다.

 

 

영화가 담은 메시지에 대해 엘레나는 영화가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참고자료가 되고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그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키는 기제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영화는 여성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공유하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한다. 한편 칭찬 일색인 반응 중엔 <띨릭>이 건전하지 않은 여성상을 비춰주었다는 비난이 있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평론가 힉맛 다르마완(Hikmat Darmawan)은 영화가 특정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을 찬양하다가 본래의 테마에 반하는 결말로 막을 내리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언론인 로리 아샤리(Rory Asyari)도 영화의 결말부분이 여성들에게 부정적인 낙인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탄식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2020822일자 (JESSICHA VALENTINA 기자)

https://www.thejakartapost.com/life/2020/08/22/short-film-tilik-grabs-netizens-attention-with-ghibah-emak-emak.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