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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성소주자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

beautician 2020. 12. 25. 13:55

 

 

2017년 12월 EBS 까칠남녀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한 일로 일부 기독교 교회들이 나서 비난하고 방송중지를 요청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들은 왜 그토록 성소주사들, 특히 게이들과 트랜스젠더들을 그토록 혐오하는 걸까요?

 

기독교인들의 편협함은 언제나 도를 넘어 있지만 그래도 성소수자들을 모두 체포해 사살하라고 하지 않는 것만도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까요? 레즈비언이나 게이로 대표되는, 육체의 성과 실제 성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성소수자들을 반대한다는 것은 남자를 반대한다거나 흑인을 반대한다는 식의, 엄연히 존재하며 존재할 수밖에 없는 대상을 멸절시키거나 투명인간처럼 대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일종의 병증이나 일시적인 변덕으로 인식하니 자기들이 반대하면 고쳐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남자를 반대하거나 흑인을 반대한다고 해서 그게 고쳐질 수 없듯이 성소수자들의 성정체성 역시 누가 반대한다고 고쳐질 문제가 아닙니다. 수많은 (최소한 수백명은 될) 게이들을 겪어보면서 새삼 확인하게 된 일입니다.

 

여기서 일단 한 마디 짚고 가야만 할 듯 합니다.

사회 구성원의 일부가 지극히 혐오하거나 싫어하지만 자긴 그 반대의 입장이 옳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개진할 때 먼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통진당을 좋아해서 이런 말 하는 게 아냐. 나도 통진당 졸라 싫어해. 그렇지만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내가 공산당 얼마나 혐오하는지 알아? 김일성 개새끼 부르라면 백번이라도 부를 수 있어. 하지만 이번 북한물자지원은 인도적 측면에서....'

'나라고 그 새끼 좋아하는 줄 알아? 나도 그 새끼가 어디 가서 빨리 뒈졌으면 좋겠어. 그래도 이번만은 그놈이 그래도 말이 되는 얘기를 했다고 생각해....'

 

이런 식으로 자기 검열을 하고 먼저 쉴드를 치고 들어가는 거죠. 김어준 욕하는 사람들 많지만 최소한 김어준은 이런 쉴드를 치진 않았요. 이동형이 할 말 하는 사람이라 하지만 위의 통진당 관련 얘기는 이동형이 했던 말입니다. 헌재 판결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기가 얼마나 통진당을 싫어하고 이석기를 미워하는지 침을 튀겨가며 말하면서 자기 쉴드를 먼저 쳤던 거에요. 그 목적은 뻔합니다. 자기 욕하지 마라, 오해하지 말란 얘기인 거죠. 어떤 한 부분을 동조한다고 해서 날 한 통속으로 보지 말라는 겁니다. 참 비겁한 행동이라 봅니다.


그러니 '나도 게이 무지 싫어하는데' 라든가 '비록 난 게이가 아니지만 말이지' 하는 말을 필두로 이 글을 풀어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 글로 인해 내가 게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든, 내가 게이 아니냐고 물어보든 그건 아무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런 전제로 자기 쉴드를 치지 않으면 뭔가 입바른 소리를 못해서야 어디 세상 복잡해서 살아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