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성찬식의 참 뜻 본문
성찬식의 참 뜻
다시 한 번 성찬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수가 잡히시기 직전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나누며 빵과 포도주를 취할 때 자신의 피와 살을 기념하라 했던 사건이 성찬식의 모체이고 이 저녁식사를 '성만찬' 이라 부릅니다. '만찬'이라 하면 뭔가 특별히 준비된 거한 저녁식사를 지칭할 듯하지만 당시 성만찬은 저녁식사와 다름 없었을 것입니다.
그 성만찬사건이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이 체택하고 있는 성찬식이란 세레모니가 된 것은 과연 예수님의 그날 밤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것일까요?
침례받은 등록교인들에 한해 예배시간의 한 순서를 떼어 특별히 준비한 빵을 쥐똥만큼씩 떼어 긴 줄을 선 교인들에게 나누어주고 한모금도 안될 작은 컵에 포도쥬스 담아 홀짝거리는 것이 예수가 뜻하신 성만찬의 의의를 제대로 기리는 것일까요?
아내가 성경공부하러 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종교와 신에 대해 남들과 똑같이 찍어낸 듯한 이해를 갖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입니다. 성경공부라는 것은 중세의 교부철학과 스콜라철학시대를 거치면서 치명적 질문들에 대해 기독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교리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교회란 그 어느 종교보다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해 주류와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마녀사냥하고 학살했던 사람들의 집단입니다. 그러니 성경공부란 그런 과정을 통해 벼려진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고 그 교리는 다른 각도의 생각과 제안에 배타적일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갖죠. 그런 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스스로 성서를.읽고 묵상하여 그들이 모르는 신의 다른 측면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사실은 장려하고 칭찬해야 할 일인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결국 교리란 것이 개개인이 신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이라 하는 이들을 동일한 색깔로 덧칠하여 생각을 제한하려는 통치기제란 의미입니다.
성만찬에 대해서도 기독교 사상과 철학은 이를 도식화하고 단순화하여 성찬식이란 '형식'을 탄생시켰고 그 성스럽고 묵직한 행사 속에 예수가 의도했던 당초의 취지는 대부분 사라져 버린 건지도 모릅니다.
예수의 뜻은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를 하면서도 자신을 기억하고 기념하라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성찬식이란 행사를 통해 쥐똥만한 빵을 떼어주거나 전병같은 성체를 만들어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식사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음식을 허락한 신의 사랑에 감사하면서 밥 한 톨에서도 예수의 세포를 기념하고 된장찌게 국물 한 스푼에서고 예수가 흘린 땀과 피를 기억하도록 대화하고 소통하란 뜻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기독교의 교리는 그런 성스러운 듯 보이는 행사와 분위기를 통해 인간 개인이 신에게 가는 길을 더욱 멀고 어렵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교회에서 성찬식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끝)
'일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십견은 무죄 (0) | 2020.01.13 |
---|---|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 (0) | 2019.12.29 |
그 상태에서 어서 이탈하세요 (0) | 2019.12.23 |
예술의 가치, 기술의 등급 (0) | 2019.11.19 |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0) | 2019.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