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놓으란 말은 때리는 데로 쳐맞으라거나 상대방 분이 풀릴 때까지 자신을 무조건 희생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른뺨 때린 자에게 왼뺨도 내놓으려면 다음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합니다. 

우선 오른뺨을 맞아보니 한 두 방 더 견딜만 하다는 판단이 서야 합니다. 

한 방 더 맞으면 죽을 것 같다고 판단된다면 절대 왼뺨을 내놓아서는 안될 일이죠. 선의로 상대를 대한다는 건 자살하란 뜻이 아니니까요. 

또 다른 조건은 상대방이 그렇게 내민 왼뺨을 아무 고민이나 갈등도 없이 여지없이 갈길 비정한 인간이 아니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반격을 하는 대신 왼뺨도 때리라고 내밀면 때린 이는 좋아라 다시 한번 주먹질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가책을 느끼거나 고민을 할 만한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나 유효한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오른뺨은 벌어진 상황에 따라 충동적으로 벌어진 행동이라 해도 왼뺨은 상대방의 인성을 떠보는 행위입니다. 무조건 맞으라는 뜻이 아니고요.

오른뺨 맞으면 왼뺨도 내밀라는 말은 다음 한 문장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왼뺨마저 때리는 상대방이라면 반드시 반 죽도록 작살을 내버리라는 문장 말입니다.

2019.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