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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도 않는 귀신을 용케 잡은 사람들 본문
보이지도 않는 귀신을 용케 잡은 사람들
뚜율에 대해서는 그 성격과 행태, 관리방법 등에 대해 대단한 디테일들이 보고되는데 그만큼 뚜율은 인도네시아나 동남아 사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깊은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이거나 너무 자주 잡혀 구체적인 연구와 관찰이 이루어졌다는 뜻일 것입니다. 다음은 자카르타에서 뚜율 다섯마리가 잡혔다는 2010년 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입니다.
(전략)
현지주민들은 믿을지 말지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지난 4월 10일 중부 자카르타 멘뗑지역에서 돈을 훔치는 정령을 잡았다는 이야기에 그 일대가 한바탕 술렁였다.
이 일의 시작은 멘뗑 RW08 구역에서 돈과 패물들을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주민들은 누군가 뚜율을 키우고 있다고 의심했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조사는 급기야 지난 금요일 밤 이슬람선생인 바아스리씨를 필두로 한 일단의 주민들이 뚜율을 잡겠다고 나서기에 이르렀고 지난 토요일인 4월 10일 뚜율 다섯마리를 한꺼번에 포획했다. 알꾸란을 읽은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뚜율들은 유리병에 넣어져 해당 주택가 경비소에 보관되었는데 소문이 퍼져나가 다른 동네사람들도 무리를 지어 이 작고 새까만 정령을 가까이서 보겠다고 몰려들었다. 하지만 역시 육안으로는 뚜율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고 뚜율의 윤곽만 거뭇거뭇 비칠 뿐이었다.
경찰들까지 현장에 도착했다. 물론 뚜율을 체포하러 온 것은 아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고를 예방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이날 멘뗑에서 지역의 안녕을 저해한 혐의로 막 사로잡힌 이 뚜율을 누구나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안으로 이 뚜율을 볼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몇몇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간 그림으로 보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대머리에 팔은 발끝까지도 올 정도로 길고 완전히 발가벗고 있었다는 것이다. 멘뗑에서 뚜율 포확작전에 동참했던 끼아이 아흐맛 바두이에 따르면 이날 잡힌 뚜율들은 피부색이 짙은 밤색이나 검정색으로 매우 특이하며 키는 30-50센티 정도라고 했다.
멘뗑주민인 수디르만(31)은 문제의 뚜율이 저금통에서 돈을 훔치려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전, 자고 있을 때 뭔가 미끈덩한 몸이 손에 닿아 잠에서 깼는데 대머리 뚜율이 마구 달려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디르만은 그 뚜율들이 자기 돈을 훔친 그 뚜율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뚜율 다섯 마리는 유리병에 담겨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시 천으로 쌓인 채 현재 뿌르워꺼르또의 끼아이 바두이의 자택으로 옮겨진 상태다.
(출처 – 그나르깜미 워드프레스닷컴)
잡았다는 뚜율이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데 이 뚜율 포획사건 기사를 쓴 기자의 믿음이 참 대단합니다.
사실 사람들이 포획했다는 것은 비단 뚜율만이 아닙니다. 바비응예뻿은 수시로 잡히고 달걀도둑 즈랑꽁 귀신은 물론 뽀쫑까지 잡았다고 주장하며 이상한 물건이 들어 있는, 그러나 대개의 경우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빈 병을 들이미고 흔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당시의 영안이 뜨이지 않았기 때문이란 소리를 들을 뿐입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정말 정령이나 흑마술을 그토록 철썩같이 믿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짐짓 그런 척하며 우릴 놀리는 것일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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