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중간 테스트 – 귀신 이름 맞추기 본문
중간 테스트 – 귀신 이름 맞추기
수백 가지는 족히 될 인도네시아 귀신들은 중 이제 대표선수들은 물론 지방 귀신들도 대충은 둘러 보았으니 시험을 칩시다.
이 친구들의 이름을 맞춰보는 겁니다.
비록 일개 만화가가 그린 일러스트인데 재물주술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인도네시아의 무속에서 재물주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교민들의 귓전을 울리며 기도시간을 알리는 인근 이슬람 모스크의 아잔 노래소리처럼 인도네시아의 무속은 그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치부하기엔 현지 교민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습니다. 단지 그걸 잘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지금은 법으로 금지되고 경찰들이 강력히 단속하는 사안이지만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끄리스단검을 품고 다니는 운전기사들이 많았습니다. 그게 꼭 손님 접대하는 주인을 식당과 가라오케로 모신 후 밤늦게까지 귀가할 때 호신용으로 쓰거나 아니면 누굴 위협하기 위함이었을까요? 그보다는 금강불괴술 일무끄발의 부적은 아니었을까요? 현지납품업체들을 상대로 막무가내 갑질을 해대던 봉제공장 한국인 사장이라면 적어도 몇 번은 산뗏저주를 맞았거나 누군가 돌려막기 재물주술의 하나인 쥬알무수 주술로 그의 생명을 몇 번쯤 팔아먹지 않았을까요?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사장님과 직원들의 사랑과 질시를 한 몸에 받는 여직원의 머리결에 꽂힌 핀이나 사용하는 화장분에 두꾼의 뻴렛(pelet)주술이 걸려 있는 건 아닐까요? 회사나 공장에 뭔가 바람직하지 못한 사건과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면 사내 어딘가에 두꾼의 저주술패케지가 슬며시 파뭍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매주 금요일 정오마다 심신을 정켤케 하고 머스짓을 가득 채워 숄랏줌앗 기도회에 임하는 현지 무슬림들을 보면 설마 그럴까 싶지만 토착무속이 깊이 뿌리 내린 인도네시아에서 두꾼과 주술의 비법들은 현지인들에게 마치 몰래 숨겨놓은 비상금 지갑, 또는 ‘플랜 B’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S. 위 중간테스트의 정답은 이렇습니다.
'인니 민속과 주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다니는 얼굴, 굴러다니는 머리통 (0) | 2019.10.11 |
---|---|
집단빙의을 겪은 코이카 봉사단원 수기 (0) | 2019.07.06 |
보이지도 않는 귀신을 용케 잡은 사람들 (0) | 2019.07.04 |
귀신들의 합종연횡 (0) | 2019.07.02 |
죽지 않는 사형수 (0) | 2019.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