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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자카르타 경제신문 스크랩] 에세이/뒷담화

beautician 2019. 4. 28. 12:10



에세이/뒷담화






인문창작클럽 연재

글 조현영

 

 

“단정할 순 없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거죠. 알려고도 하지 않구요. 자기가 내뱉은 말이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비수로 꽂히는지 따위는 관심 1도 없어요. 그냥 온통 자기상처 자기연민 덩어리죠. 아니다, 병적인 자기애가 맞겠네요. 아주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게 가능하겠어요? 한다 해도 그건 접대용이죠,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겉으로만 그런 척 하는거예요.

 

 

자기보다 더 힘있고 얻을 게 있다 생각되는 사람한테는 어떻게든 그 사람을 이용할 기회를 만들어요. 입에 발린 소리도 잘 하고 자기가 얼마나 잘난 사람인지 들이대는데에는 아주 도사예요. 막 별거 아닌데 칭찬하구 환심사는 소리 해가면서 허세도 쩔어요.

 

처음에는 얼마나 잘 하는데요. 자기가 되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게 만드는거죠. 그게 다 위선이라는 걸 알게 될 때는 이미 한번 당하고 난 다음이예요.

 

 

사람 사이에 계산이 정말 빨라요. 거기다 말빨까지 좋아서 거짓말을 해도 진짜 같이 하거든요. 자기가 하는 거짓말에 자기가 속을 정도로. 그러니까 죄책감 같은 게 있을리가 없죠. 혹시 그 인간이 미안하단 말을 해도 그거 다 개뻥이예요. 아직 이용가치가 있다 싶은 사람한테 하는 작전상 후퇴 같은 거예요. 절대 믿으면 안돼요.

 

그러다가 자기가 뭘 잘못한 게 들통나잖아요? 급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자기가 모두 당한 것 마냥 행세를 하더라구요..와, 이거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게 진짠 줄 알아요. 하긴 사기치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사람을 이용해 먹다가 이용가치가 떨어진다 싶거나 좀 불리해진다 싶으면 싹 돌아서요. 그냥 돌아서고 안 보면 그나마 다행인데, 어쩌다가 자기가 상대에게 밀렸다 싶으면 바로 복수 들어갑니다. 지고는 못 사는 타입. 자기가 세상 제일 잘 난 줄 아는 인간이 졌다고 생각해봐요. 미치는거죠. 교묘하게 뒤집어 씌우거나 이간질은 보통이고 대놓고 상처되는 말 막 던지거든요. 그거 안 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그런 인간들의 제일 큰 문제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고도 안하고, 알려주기라도 하면 후폭풍이 장난 아니죠. 한번씩 겪어본 주위 사람들은 다 아는데 자기만 몰라요, 자기 문제를. 어떤 심리상담자가 그러던데, 정작 이런 사람들은 상담치료 같은거 절대 안 받고 그 인간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되려 상담을 받는다구요. 자만심으로 뭉친 인간이 자기에게 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이 인간 진짜 피하고 살아야 되는데, 이런 유형의 인간들이 인구의 4%나 된다네요. 헐. 안 마주치기가 더 힘들 정도..어쨌거나 겉으로는 사람 좋아보이고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니 막상 겪어보지 않으면 저 인간 속을 알 방법이 없어 보이네요. 저런 인간이 나한테 접근한다는 건 내가 자기한테 도움될 만한 능력있는 사람이란 반증이기도 한데,..그 순간 내가 인정받는 것 같은 기분에 그만 엮이기 시작하면 인생 피곤해지는 거예요. 기분은 좀 드러워도 ‘그냥 나 별거 없는 사람이야’ 이 쪽으로 방향잡고 빠져야 해요. 그 인간 주변에서 당했던 사람들이 같이 ‘그 인간에게 더 이상 속지 말고, 서로 쉴드 쳐주고, 피해자 코스프레에 속지 말자’ 이런 협약(?)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네요. 아휴, 웬만하면 피하고 사는 게 좋아요.

 

 

상담자 말로는,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할 때는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포커페이스로 상대하라네요, 그래야 저 인간도 나를 파악할 수가 없다고, 감정이 안 드러나니까 지 맘대로 조종을 못 하는거죠. 워낙 남의 감정을 조정하는데 도가 튼 사람이니 빌미를 주지 말라는 거겠죠?

 

 

나한테 막 칭찬하고 띄워주는 말 해도 고맙단 말 같은거 하지 말고 ‘별 말씀을요.. 과찬이세요’ 뭐 이런 식으로 둘러대는 게 요령이랍니다. 그게 말은 쉬워도 막상 부딪히면 어렵잖아요. 만일 회사에서 만난 관계거나 일상에서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라면요, 정 안되면 가만있거나 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라도 피하는게 저런 인간에게 내가 상처받지 않을 방법이라고 하네요. ”

 

 

이 뒷담화에 누군가가 떠올랐다면 가능한 그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시길 권합니다.

 

그 사람이 소시오패스일 수도 있습니다. <끝>

http://www.dailyindonesia.co.kr/m/page/view.php?no=17651







 

  

** 글쓴이는 자카르타 현지교민신문 편집장이자 심리학을 전공한 재원입니다. 지난 2월 신문에 실린 이 에세이를 읽으면 그 모든 면에서 인상착의가 딱 들어맞는 사람이 한 명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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