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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영화산업 2017년 결산 본문
2017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결산
인도네시아 통신원 배동선
1. 들어가는 말
2017년 인도네시아에서 제작된 극영화는 116개로 집계된다. 인도네시아의 연도별 영화제작편수는 어찌된 일인지 자료가 종합되는 filmindonesia.or.id나 영상검열위원회(LSF) 또는 상영관 업체 중 하나인 시네플렉스21 등이 발표하는 숫자가 적게는 1~2편, 많게는 4~5편 정도 서로 오차를 보인다. 2016년 제작영화편수에 대해 어떤 자료에서는 118편, 또 다른 자료에는 124편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아마도 제작편수, 검열편수, 유통 및 배급편수 등 어느 것을 기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 것이라 판단되나 본 보고서는 영화산업 관련자료를 가장 자주 조회하게 되는 filmindonesia.or.id의 수치를 따르기로 한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사이트의 같은 페이지에 등장하는 분석자료들끼리도 서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약간 느슨한 수치적 감각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자국산업 보호의 일환으로 외국자본의 진입이 허용되지 않았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2016년 1월부터 제작, 배급, 홍보, 상영 전 부문이 해외자본에 개방되면서 전방위적으로 격변의 시기를 맞아 디지털 온라인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필두로 후크(HOOQ), 캐치플레이(Catchplay), 아이플릭스(iflix), 뷰(VIU) 등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사업자들이 대거 진출했고 2016년 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했다. 이들은 현지 텃세에 밀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는 국영통신업체 텔콤을 위시한 현지 이동통신업체/유료 TV 업체들의 하위 메뉴로 라인업되는 양상을 보였다. 디지털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과거 영화유통단계의 제2, 또는 제3번째 시장에 불과해 TV나 홈비디오 정도의 위상이었지만 최근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각종 영화페스티발을 좌지우지하고 자체적으로 활발히 영화를 제작하여 자신의 플랫폼에 영상 컨텐츠들을 잔뜩 장착해 놓고서 전세계적으로 전통적인 영화배급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 및 이동통신 사용자비율이 획기적으로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2년간(2016~2017) 영화 소비의 중심점을 기존 상영관 체인의 스튜디오에서 그 바깥쪽을 향해 어느 정도 이동시켰다고 할 것이다.
영화제작부문에 있어서도 CJ E&M이 두 번째로 투자한 <사탄의 주구>(Pengabdi Setan)가 2017년 로컬 영화 중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린 가운데 헐리우드 메이저인 폭스 인터내셔널이 제작비를 투자한 <위로사블랭 212>(Wiro Sableng 212)은 1년 간의 제작기간 끝에 2018년 8월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편 창조경제위원회 뜨리아완 무나프(Triawan Munaf) 위원장이 인도네시아의 적정 스크린 숫자가 9000~15,000개 수준이라 밝힌 후 기존의 시네플렉스 21, CGV 시네마스 외에도 리포그룹(Lippo Group)의 씨네막스(Cinemaxx), 아궁스다유 그룹(Agung Sedayu Group)의 플릭스(Flix)가 상영관 시장에 진입해 2016년말 1,200개 수준의 스크린 숫자를 꾸준히 늘려 2017년 말 독립영화관 체인들을 포함해 6개 체인, 총 263개 영화관에 1,412개의 스크린을 갖추었지만 본격적인 로컬영화의 르네상스를 가져오기엔 보다 획기적인 상영관 확충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의 외자유치와 상영관 확충 프로젝트를 대통령 직속기관인 창조경제위원회가 주관하고 있고 영화제작과 관련한 교육 및 기술 부분은 교육부의 영화진흥본부가 지원하고 있다.
2. 로컬 영화 제작 및 흥행
2017년 상영된 116개의 영화들은 연령대별, 장르별 부분에서 예년 구성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우선 장르별로는 드라마 47편, 호러 25편, 코미디 23편, 액션 9편, 전기 6편, 다큐멘터리 및 애니메이션 2편, 어드벤쳐 1편으로 구성된다.
2016의 총 118편은 드라마 장르가 72편으로 압도적이었고 호러(18편), 액션(16편), 코메디(13편) 등이었다. (Filmindonesia.or.id 그래프 상 수치가 본문 숫자와 일부 차이짐)
그래프 모양이 비슷해 구성비가 전년과 비슷함을 보여줌. 이상 그래프 2개의 출처:
2016년 로컬영화 관람객 3,450만 명에 비해 2017년은 이보다 23% 증가한 4,263만 명을 기록했다. 아래는 장르별 관객수와 2008년부터의 총관객수 추이의 그래프이다.
출처 : https://beritagar.id/artikel/laporan-khas/perfilman-indonesia-menuju-50-juta-penonton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상영편수 |
81 |
92 |
75 |
80 |
87 |
105 |
115 |
116 |
118 |
116 |
총관객(천만) |
34.4 |
28.6 |
16.8 |
16.2 |
18.9 |
15 |
16.3 |
16.2 |
34.5 |
42.6 |
국산영화비율 |
56% |
44% |
27% |
32% |
26% |
26% |
22% |
20% |
32% |
33.8% |
2008-2017년 인도네시아 국산영화 편수 및 관객수 추이 (근거-Filmindonesia.or.id)
상기 표의 국산영화비율은 전체 상영된 영화 편수 대비 인도네시아 영화 편수인데 이는 전적으로 당국이나 업계발표를 기준하나 2017년 국산영화비율은 발표된 바 없어 상기 2017년도 33.8%의 국산영화비율은 부득히 2017년 영상검열위원회의 검열통계를 기준했다.
2017년 총 검열영화 474편, 이중 로컬영화 160편. 전체의 33.8%
로컬영화 흥행순위는 다음과 같다.
2016년 인도네시아 영화 순위 |
관객 수(명) |
2017년 인도네시아 영화 순위 |
관객 수(명) |
<대장님, 귀뚜라미 나왔걸랑요 1부> Warkop DKI Reborn: Jangkrik Boss! part 1 |
6.858.616 |
<사탄의 주구> |
4.206.103 |
<사랑이 뭐길래 2부> |
3.665.509 |
<대장님, 귀뚜라미 나왔걸랑요 2> Warkop DKI Reborn: Jangkrik Boss Part 2 |
4.083.190 |
<멍청한 상사> |
3.052.657 |
<사랑의 조건 2> Ayat Ayat Cinta 2 |
2.840,159 |
<옆집 가게 좀 봐> |
2.642.957 |
<시액(屍液): 귀신이 보인다> |
2.736,157 |
<행아웃>Hangout |
2.620.644 |
<빙의인형>Jailangkung |
2,550,271 |
<루디 하비비>{rudy habibie} |
2.010.072 |
<신호가 안잡혀>Susah Sinyal |
2,172,512 |
<덥수룩한 코알라> |
1.863.541 |
<그립지 않은 천국 2> |
1,637,472 |
<코믹8: 카지노킹스 2부> |
1.835.644 |
<심령의 눈> Mata Batin |
1,282,557 |
<3만8천피트에서 사랑고백> |
1.574.576 |
<인형 2>The Doll 2 |
1,226,864 |
<런던 러브스토리> |
1.124.876 |
<스탈라의 사랑편지, 극장판> Surat Cinta Untuk Startla the Movie |
1,218,317 |
출처: Filmindonesia.co.id
2017년 총 관객수는 42,631,255명으로 당해년도 제작영화 116편의 평균 관객수는 367,000명이 된다 이는 2016년의 영화당 평균 관객수 191,000명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한편 2017년 제작된 영화들 중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호러영화의 약진이다. <사탄의 주구>를 비롯한 호러영화 5편이 백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지표는 10만 명 미만의 관객이 든 호러영화 숫자가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이들 24편의 호러영화가 전체 로컬 영화관객의 35%를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2018년 8월 현재 인도네시아 로컬영화 흥행 상위 10위 중에도 호러영화 5편이 포진하고 있다. <사탄의 주구> 대성공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영화계에 호러영화 전성시대가 다시 돌아온 셈이다.
호러 장르 영화 |
||||||
관객수 등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백만관객 이상 |
0 |
0 |
0 |
0 |
0 |
5 |
50만-100만 |
0 |
1 |
0 |
5 |
1 |
1 |
10만~50만 |
13 |
6 |
7 |
0 |
0 |
6 |
10만 미만 |
11 |
12 |
23 |
29 |
21 |
12 |
총 편수 |
24 |
19 |
30 |
34 |
22 |
24 |
총편수 비율 |
30% |
19% |
28% |
29% |
18% |
21% |
총관객 비율 |
20% |
17% |
18% |
12% |
3% |
35% |
출처: Filmindonesia.co.id
또 다른 특징은 유력한 6개 영화사들의 약진이다. 이들은 라삐필름(Rapi Films 1968년 설림), 소라야 인터사인(Soraya Intercine, 1982), 스타비젼(Starvision, 1995), MD 픽쳐스(MD Pictures, 2003), 팔콘필름(Falcon Film, 2010) 및 스크린플레이(Screenplay, 2015)다. 이들은 독자적으로, 또는 다른 영화사와 합작하여 총 31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34,940,082명의 관객을 모았다. 총 관객수의 80%를 이들이 감당한 것이다.
이들 중 MD 픽쳐는 280만 명의 관객이 든 <사랑의 조건 2>를 비롯해 총 10편의 영화를 제작하여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라삐필름이 CJ E&M과 합작제작한 <사탄의 주구>는 2017년 가장 크게 흥행한 로컬영화일 뿐 아니라 2017년 인도네시아 영화제(Festivla Film Indonesia-FFI)에서 7개 부문 수상을 휩쓸었다.
또 하나 놓치지 말 것은 <마를리나: 네 번째 살인자>(Marlina: si Pembunuh dalam Empat Babak)이다. 영화시장 개방과 함께 인도네시아 창조경제부와 ‘프랑스 필름 및 만화영화 국가센터’(CNC)가 2017년 3월말 영화제작 기술교환, 촬영지 확보, 제작공조 네트웍 구축 등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그 첫 결실로서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사 시네수리아(Cinesurya)가 CNC와 프랑스 재단으로부터 이 영화의 제작비 일부를 투자받았다. 어찌 보면 인도네시아가 국제합작을 통해 제작한 또 하나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울리 수리아(Mouly Surya) 감독의 이 영화는 2017년 칸느영화제의 Directors’ Fortnight 프로그램에서 상영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2017년 11월 16일 개봉되어 154,596명의 관객을 모았다. 백만 관객을 모은 영화들에 비할 바 못하지만 영화제 출품작들이 1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깬 의미를 갖는다. 인도네시아 영화계에서는 이것을 영화 관객들이 영화의 재미뿐 아니라 심미적 부분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2017년 인도네시아 6개 주요 영화제작사 관객분석
https://beritagar.id/artikel/laporan-khas/perfilman-indonesia-menuju-50-juta-penonton
흥행 부분 마지막으로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 관련 BIFAN Industry Gathering 2018에 게시된 2017년 인도네시아 박스오피스 흥행 10위를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수입영화의 흥행기록이 공식 공개되지 않는 인도네시아에서 이 표에 나타난 헐리우드 영화들의 흥행내용은 상기 출처에 기재된 두 웹사이트에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내용이므로 해외영화제 출품을 주관하고 지원하는 인도네시아 창조경제위원회가 직접 영화제 측에 내부자료를 제공한 것이라 사료되는데 수치가 맞다면 인도네시아 영화시장 규모, 특히 상영관 업체들의 수용능력, 마케팅 능력, 인도네시아 로컬영화의 경쟁력 등을 비교하며 감안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로컬 및 수입영화 통틀어 2017년 흥행 1위인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이 549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면 2016년과 2018년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 흥행 1위의 관객수가 6백만 명을 가뿐히 넘고 있어 인도네시아 로컬 상위급 영화들이 헐리우드 최고 흥행영화들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어깨를 겨룰 정도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인다.
한편 본문에서 <사탄의 주구>로 줄곧 번역해 온 라삐필름의 <Pengabdi Setan>이 한국에선 <사탄의 숭배자> 또는 <Satan’s Slave>로 번역되고 있는 것은 용납가능한 범위 내의 오차로 보이지만 맨 밑 <친타에게 무슨 일이 2>이란 영화제목은 <사랑의 조건2>(Ayat Ayat Cinta 2)에 대한 명백한 오역이다.
3. 상영관 산업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촌이 1986년 자카르타 시내에 첫 상영관을 낸 후 헐리우드 영화배급권을 독점하고 당시 성업 중이던 독립 상영관들 대부분을 흡수하거나 고사시키면서 만든 자체 상영관 체인이 시네플렉스 21(또는 시네마 21, 그룹 21이라고도 함)이다. 시네플렉스21은 전국 상영관산업과 배급사업을 장기간 독점하다가 2006년 블리츠메가플렉스(Blitzmegaplex– 현재는 CJ CGV가 대지분 인수해 CGV 시네마스로 개명)의 상영관시장 진입을 허용했다.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이 하야한 후에도 시네플렉스21는 자신의 아성을 튼튼히 지켜 2012년까지도 총 145개 영화관, 609개의 스크린 중 90%를 소유했다. 물론 나머지 대부분이 블리츠 것이었다. 그리고 2017년의 전국 스크린 숫자는 그때에 비해 2.5배 정도로 늘어났다.
그러나 2017년 말 시네플렉스21의 점유율은 66%까지 떨어졌다. 나머지는 CGV, 시네막스(Cinemaxx), 뉴스타 시네플렉스(New Star Cineplex), 플래티넘 시네플렉스(Platinum Cineplex) 및 무비맥스(Movimax)가 가지고 있다. 달랑 한 개의 영화관을 연 아궁스다유 그룹의 플릭스는 모그룹이 여러 몰과 건물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대형 체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아직 여기선 명함도 내밀지 못해 ‘독립영화관’으로 분류한다.
상영관 이름 |
영화관 수 |
스크린 수 |
영화관 당 평균 스크린 |
점유율 (스크린 기준) |
기타 |
시네플렉스 21 |
165 |
927 |
5.61개 |
65.6% |
압도적 업계 1위 |
CGV 시네마스 |
37 |
247 |
6.67개 |
17.5% |
2018년말까지 100개 스크린을 추가 설치 계획 |
시네막스 |
27 |
138 |
5.11개 |
9,8% |
자사소유 몰에 시네플렉스 임대연장 주지 않고 자사 영화관으로 대체하여 점유율 제고, 2024년까지 85개 도시에 2,000개의 스크린을 보유 계획 |
뉴스타 |
9 |
20 |
2.22개 |
1.4% |
지방도시 중심 |
플래티넘 |
7 |
28 |
4개 |
2% |
지방도시 중심 |
무비맥스 |
2 |
6 |
3개 |
0,04% |
지방도시 중심 |
기타 |
16 |
46 |
2.88개 |
3.3% |
독립영화관 |
Total |
263 |
1,412 |
|
|
|
출처근거: 1) filmindonesia.or.id, 2) http://news.metrotvnews.com/read/2018/02/19/833684/jumlah-layar-bioskop-indonesia-meningkat-pesat-dalam-lima-tahun-terakhir
인도네시아 전국엔 99개 도시와 416개의 군이 있지만 이중 고작 58개 도시와 21개 군에만 영화관이 있고 그중에서도 자바섬에만 전체의 70% 가량인 183개 영화관과 988개 스크린이 몰려 있다. 그나마 자카르타에만 54개 영화관이 있어 도심쏠림현상이 심하다.
한편 동부 자카르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카르타 전역에서 더 이상의 몰 신축이 사실상 금지된 상태이고 리포그룹와 아궁스다유 그룹 등 주요 몰의 소유주들이 자사 영화관 입주를 위해 기존 씨네플렉스 21과 CGV 시네마스의 영화관 임대계약 연장에 소극적이므로 상영관 장소확보 경쟁이 유래없이 치열해진 가운데 CGV 시네마스는 이제 자카르타 시내에서 1류 몰이 아닌 곳에도 공격적으로 상영관을 세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1백만 명 당 4.8개 스크린에 불과하여 한국의 1백만 명 당 50개, 중국의 30개에 크게 미치지 못하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도네시아의 적정 스크린 수가 9,000~15,000개 선이라는 창조경제위원회 견해도 있어 앞으로 인도네시아 상영관 시장은 7~12배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기존 몰을 다수 소유하고 또 건설중인 리포그룹의 씨네맥스와 아궁 스다유 그룹의 플릭스 상영관이 약진할 것은 분명한 일이며 영화산업 전부분이 외국자본에 개방된 지금, 롯데시네마 등 부동산과 몰을 낀 사업자들 또는 해외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상영관시장 진입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4. 디지털 온라인 시장
2016년 1월 인도네시아 영화시장개방과 동시에 넷플릭스를 비롯한 외국 VOD 서비스 업체들이 앞다투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지만 2016년 한 해 동안 콘텐츠 검열 문제를 표면에 내세워 인도네시아 최대 통신 사업자인 국영 텔콤의 모든 서비스로부터 배제되었던 넷플릭스가 2017년 4월 결국 텔콤의 인터넷 인디홈 서비스의 하위 메뉴로 편입하는 것이 확정되면서 결과적으로 온라인 영화서비스 업체들의 현지진출이란 기존의 현지 ISP 또는 이동통신들에게 복종적으로 숙이고 들어가 제휴하는 전형이 굳어졌다.
인도네시아 주요 이동통신사 별 VOD 서비스 제휴 현황
이동통신사 |
제휴 VOD |
Telkomsel (텔콤의 이동통신사) |
HOOQ, VIU, Catchplay, Iflix, Netflix, |
XL Axiata |
Tribe |
Indosat Ooredoo |
Iflix |
2016년 12월 미국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도 인도네시아에 입성하면서 똑 같은 일이 반복되어 텔콤 서비스에서 퇴출되었고 그 이후 아마존에 대한 인도네시아 매체에서 아무런 언급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마존과 텔콤이 아직까지도 서로 버티기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직접 어느 현지 플랫폼에도 속하지 않은 채 사용자들이 직접 해당 서비스에 가입해 비용을 신용카드를 통해 US 달러로 결재해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인도네시아인들이나 현지 거주자들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사용하려 할 경우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국영 텔콤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제재하는 이유는 현지 규정에 따라 동 업체의 폭력적 선정적 컨텐츠에 대한 검열을 받아야만 현지 파트너 제휴나 현지 사업소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계 200여 개국에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나, 여러 해외 디지털 영화서비스 업체들을 이미 하위 메뉴로 거느리고 있는 텔콤은 어쩌면 서로 별로 아쉬울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5. 한국영화 진출 및 소개, 합작 현황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주최로 매년 자카르타와 주요 지방도시의 CGV Cinemas 상영관들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축제(Korea Indonesia Film Festival-KIFF)가 2017년 9월 14일에서 17일까지 4일간 개최되었다.
왼쪽은 2017년 KIFF 포스터, 오른쪽은 2016년 포스터
2016년엔 <밀정>, <부산행>, <곡성>, <인천상륙작전> 등의 한국영화들과 <아이샤 우리 친구 하자>(Aisyah Biarkan Kami Bersaudara), <커피의 철학>(Filosofi Kopi), <토요일은 아빠와 함께>(Sabtu Bersama Bapak), <히잡 쓴 여행자 : 한국에서 불붙은 사랑>(Jilbab Traveler: Love Sparks in Korea), <3만8천피트에서 사랑고백>(I Love You from 38.000 feet) 등 대표적인 인도네시아 영화 5편이 출품되었는데 2017년에도 <군함도> <동주>, <하루> 등 한국영화 8편과 예술의 전당 콘텐츠들, 그리고 <부까안 들라빤>(Buka'an 8), <까르띠니>(Kartini), <수상한 그녀>(Sweet 20) 등 인도네시아 영화 3편이 출품되었다. 이 페스티벌은 2009년에 처음 시작해 2017년에 9회 차를 맞았다.
한편 CJ E&M은 2016년 현지제작투자한 메디컬 코메디 영화 <의사후보생의 멍청한 메모> (Catatan Dodol Calon Dokter, 래디컬 필름스, 이파 이스판샤 감독)가 10월 27일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개봉되었다가 흥행에 실패한 후, 2017년도에 현지 라삐필름과 합작해 <사탄의 주구>(Pengabdi Setan)를 제작했다. 조코 안와르(Joko Anawar)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CJ E&M이 200억 루피아(약 16억원)라는 로컬 공포영화로서는 공전의 제작비와 홍보비를 들여 1,556억 루피아(약 120억원)을 벌어들였다.
왼쪽부터 <사탄의 주구>, <수상한 그녀>, <위로사블렝 212> 포스터
인도네시아의 영화제작비는 대체로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추정이 불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티켓 수입이 제작비의 2배쯤 넘어야 손익분깃점에 닿은 것으로 보며 제작비 200억 루피아를 투입한 <사탄의 주구>는 보수적으로 봐도 유료관객 160만이 손익분깃점이라 추정되므로 420만 명 관객의 대히트는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호러 장르 제작을 크게 자극했다.
한편 104만 명의 관객이 들어 2017년 흥행 11위를 차지한 <수상한 그녀>(2017년, 스타비젼 제작, 오디 하라빤 감독)는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2014년, 예인플러스, 황동혁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인도네시아 영화시장은 한국 외에도 다양한 나라들과의 합작과 자본유치를 도모해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스(Fox International Productions)이 <위로 사블렝의 212 낙인 (Wiro Sableng 212)> 영화의 제작비 투자를 성사시켰다. 인도네시아 고대영웅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쉐일라 티모시(Sheila Tomothy) 감독이 연출하여 2017년 8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2018년 8월 말 전격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소나무 시네하우스(김경호 대표)가 2017년 한국 아이돌 엠블랙 출신 천둥과 현지 여배우 카이틀린 할더르만(Caitlin Halderman)을 주연으로 현지 촬영하여 2018년 1월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한 <발리의 영원한 휴일>(Forver Holiday in Bali, Ody C. Harahap 감독)이다. 로마의 휴일을 오마주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쇼박스의 투자를 받아 100억 루피아(약 8억원)을 투자해 60만 명 관객을 손익분기점으로 보았지만 그 10분의 1도 관객이 들지 않는 흥행참패를 맛보았다.가장 인도네시아다운 영화 3편을 추가로 제작하려던 당시 소나무 시네하우스는 계획은 이 영화의 폭망으로 불투명하게 되었다.
천둥 주연의 <발리의 영원한 휴일>(좌)와 <히잡 쓴 여행자 : 한국에서 불붙은 사랑>(우)
앞서 2016년 개봉되어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에도 출품된 <히잡 쓴 여행자 : 한국에서 불붙은 사랑>(감독 군뚜르 수하르얀또 Guntur Soeharjanto)는 한국 설악산 로케로 촬영되었지만 딱히 합작영화라 볼 수는 없다. 최근 인도네시아 영화는 한국, 미국, 유럽 등지의 이국적 배경에서 올로케로 촬영, 제작되는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런 작품으로 분류된다.
한편 예년과 같이 CJ CGV는 한국 천만관객 흥행영화들을 중심으로 수입상영하고 있지만 상영관 시장의 대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쟁사 시네플렉스 21이 여전히 CJ CGV가 수입하는 영화를 상영해주지 않고 있어 대부분 CGV 시네마스 차제 상영관에서만 스크린에 올리고 있으며 그나마 아무래도 인도네시아인들과의 감성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좀처럼 만족할 만한 숫자의 관객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2016년에 현지 개봉한 부산행이 3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은 것이 최고기록이다.
6. 나가는 말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제작시장은 2016년 해외자본에 대한 영화시장개방 이후 합작영화 <사탄의 주구>의 대성공, 로컬영화 관객수의 괄목할 만한 증가, 그에 못지 않은 상영관 추가 확충 등으로 일단 상당한 동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만관객 이상이 든 영화들이 2018년 8월 현재 이미 여러 편 나와 그런 분위기를 증명하고 있다.
순위 |
제목 |
관객수(명) |
순위 |
제목 |
관객수(명) |
1 |
<딜란 1990> (Dillan 1990) |
6,315,664 |
8 |
<아이플, 사랑해 2> (Eiffel..I am in love 2) |
1,008,392 |
2 |
<사액2: 마다> (Danur2: Maddah) |
2,572,133 |
9 |
<요위스 벤> (Yowis Ben) |
935,622 |
3 |
<둘아저씨, 극장판> (Si Doel, the Movie) |
1,712,829 |
10 |
<빙의> (Rasuk) |
900,019 |
4 |
<찬군데 결혼해> (#Teman tapi Menikah) |
1,655,829 |
11 |
<악마가 오기전에> (Sebelum iblus menjemput) |
856,671 |
5 |
<빙의인형2> (Jailangkung2) |
1,498,635 |
12 |
<표적> (Target) |
823,525 |
6 |
<사브리나> (Sabrina) |
1,337,510 |
13 |
<사젠> (Sajen) |
792,892 |
7 |
<꾼띨아낙> (Kuntilanak) |
1,236,000 |
14 |
<22분> (22 Menit) |
786,242 |
2018년 8월 현재 인도네시아 영화 흥행성적 (filmindonesia.or.id)
국제공동제작에 아직 반신반의하고 있는 제작자들과 투자자들은 2017년 <사탄의 주구> 흥행에 일단 고무되었지만 올해 곧 개봉되는 폭스사의 <위로사블렝 212>의 흥행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므로 이는 향후 인도네시아 영화 합작제작의 미래를 가르는 1차적인 기로가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에 부는 한류는 한때 잠시 주춤하다가 최근 BTS를 비롯한 보이밴드와 각종 TV 드라마들을 중심으로 다시 강하게 불고 있어 이미 함량 높은 퀄리티를 만들고 있는 한국영화가 차제에 인도네시아에서 좀 더 나은 박스오피스 흥행을 올리는 것은 조금 더 노력하고 연구하다 보면 어느날 문이 활짝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인을 좋아하고 한국문화에 열광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왜 유독 한국영화에 대해서만은 딱히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일까?
2014년에 들어선 조코 위도도 대통령 정권 하에서 창조경제위원화, 영화진흥본부 등이 발족해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2018년에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현 인니 정부가 전통적인 지독한 관료주의 속에서도 어쨌든 투자유치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 분명한 만큼 영화산업 투자도 영화시장개방 3년차를 맞아 획기적으로 늘어날 여지와 방법이 좀 더 연구될 것이다.
2019년 4월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현 대통령이 재선되어 2024년까지 임기를 담보하며 안정된 정국에서 영화산업에 대한 지원이 계속된다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당분간 보다 밝은 미래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이상)
참고자료
- Filmindonesia.co.id
- 각 상영관 사업자 홈페이지 (Cineplex 21, CGV Cinemas, Cinemaxx)
- 인도네시아 2017년 현재 영화관 및 스크린 숫자
- 인도네시아 영화 2017년 통계
https://beritagar.id/artikel/laporan-khas/perfilman-indonesia-menuju-50-juta-penonton
- 영상검열위원회 검열결과 통계 (2017.1월~2018. 3월)
Forever Holiday in Bali의 대한 소나무 시네하우스 김경호 대표 인터뷰
http://www.innekorean.or.id/hanin/bbs/board.php?bo_table=hanin_news&wr_id=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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